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술자리 많은 중년 남성에 발병↑
사고 대처 능력 저조한 노년층…겨울철 골절사고로 이어져
고관절은 상체와 하체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하체를 골반골에 연결시켜 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관절이다. 고관절은 커다란 근육과 힘줄에 둘러싸인 안정적인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큰 충격이나 무게가 가해지면 통증이 생기게 된다. 겨울철에는 예상치 못한 과음이 고관절을 상하게 할 수도 있고, 낙상 후 골절로 생기는 문제도 주의해야 한다. 별 이유 없이 엉덩이와 사타구니가 아프고 양반 다리가 힘들다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 정형외과 검사를 받도록 하자.
연말 술자리…과음 잦은 남성, 고관절 괴사 위험
엉덩이 관절이 썩어 들어가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엉덩이 인공관절 수술 원인 질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유병율이 적지 않은 질환이다.
대퇴골두는 태생적으로 혈액 순환이 취약한 부위로 대퇴골두의 크기에 비해 연결된 혈관이 가늘고 그 숫자도 적어 혈액순환 장애가 일어날 소지가 많다.
뼈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산소와 영양공급이 충분해야 하며, 이 역할을 하는 것은 혈액인데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뼈가 푸석푸석해지면서 결국 썩어 들어가게 된다. 정확하게 규명된 원인은 없으나, 고관절의 골절 및 탈구 등으로 인한 외상, 스테로이드 남용, 잠수병, 알코올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되는 음주는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증가시켜 혈액이 쉽게 응고되게 하여 미세 혈관들을 막아 괴사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중년층 남성의 경우에는 술자리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그만큼 발병확률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퇴골두에 괴사가 나타나면 오래 걸었을 때 사타구니 안쪽이 뻐근하거나 엉덩이가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양반다리를 했을 때 허벅지 안쪽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도 특징이다. 무엇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초기 단계에 환자 본인이 증상을 자각하지 못해 위험하다.
갑자기 통증이 시작되어 병원을 찾았는데, 통증을 느끼는 단계에서 이미 3~4기로 병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보통 둔부 및 사타구니의 무거운 느낌이나 뻐근함, 또는 병변이 있는 무릎의 동통, 요통이나 좌골 신경통과 유사한 증상 등의 불명확한 증상에 대한 진찰 중 우연히 대퇴골두무혈성 괴사가 발견되기도 한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과음을 피하고 스테로이드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약물치료 후에는 고관절 이상 여부에 대해 정기적인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음주는 일주일 3회 이하, 한번 섭취 시 소주 1병 이하로 줄이고, 고관절 부위 골절상 경험 후에는 1년 동안 두 달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보행시 불편함을 느끼거나 가랑이와 엉덩이 부분 통증이 이유 없이 1~2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는다.
뼈 약한 노년, 엉덩방아 조심
겨울철에는 빙판길에서 미끄러지거나, 실내 욕실 등에서 낙상으로 고관절 골절이 일어나기 쉽다. 고관절 골절 하면 뼈가 완전히 부러져 나간 경우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뼈가 부러지기는 했지만 약간 어긋나 있기만 한 경우나 금이 간 정도로 이해하면 쉬운 상태의 골절도 있다. 노령층은 골다공증이 진행된 경우가 많고 근력이 약해졌을 뿐 아니라 평형감각을 비롯한 사고 대처 능력이 떨어져 겨울철 골절사고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노인들에게 흔한 고관절 골절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많다. 주로 골밀도가 낮아 50세 이상 여성들이 골다공증 유병률이 높기 때문이다. 일단 고관절 골절을 입게 되면 엄청난 통증과 함께 움직일 수 없고, 넓적다리 안쪽으로 출혈이 있기 때문에 사타구니와 넓적다리가 붓게 된다. 따라서 되도록 움직이지 않은 상태로 빨리 병원으로 옮겨 골절 여부를 확인해서 치료받아야 한다. 골다공증이 진행된 고령층 골절은 뼈를 튼튼히 고정 해주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나사못으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거나, 골 이식술 등을 실시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골다공증 예방…겨울철 골절 예방에 탁월
겨울철 골절 예방을 위해서는 미리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다공증은 증상이 없고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여성이라면 폐경기 이후 정기적으로 가까운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골다공증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 수술이 어렵고 골절 재발률이 높기 때문이다.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은 빙판길에 미끄러질 위험이 있으므로 외출은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보온에 신경 써서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지 않도록 한다. 겨울철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장갑을 끼고 두 손을 내놓고 걸으며, 지팡이와 미끄럼방지 신발을 챙겨 보폭을 좁게 걷는다.
또한 65세 이상의 노령층이라면 겉으로 드러나는 부상이 아니더라도 넘어지거나 낙상을 당한 후 반드시 검진을 통해 증상 악화를 막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