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반응 초기인 기울(氣鬱)에 사용하는 약
노인 우울증 효과, 인구 고령화에 응용 가능한 분야 多

감기약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향소산, 가벼운 느낌의 갈근탕 정도로 이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향소산은 감기와 체기가 동시에 수반되었을 때 사용하는 약으로, 그 의미를 잘 이해하면 감기 외의 증상에도 사용 가능한 좋은 처방입니다.
향소산은 향부자 소엽 창출 진피 감초 생강 총백으로 이루어진 약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처방과 닮았습니다.
창출 진피 후박 감초 생강 대추로 구성된 평위산이 향소산과 유사합니다.
(평위산은 위장약입니다)

평위산에서 후박과 대추를 빼고 향부자와 소엽, 그리고 파를 추가한 약이 향소산인 것이죠. 물론 약국제제로 나온 향소산에는 창출과 총이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큰 의미에서의 차이는 없기 때문에 그대로 설명하겠습니다.

향부자와 소엽이 향소산의 성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향소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베이스는 평위산인 것이죠.

향부자는 기울을 치료하는 제1방이라고 합니다. 기울은 스트레스로 인해 교감신경이 흥분된 상태와도 같은데, 스트레스의 초기 반응을 진정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약재로 향부자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청감의감〉의 김영훈 선생은 향부자를 루틴하게 여성환자에게 가미해서 별명이 ‘김향부’였다고 합니다.
소엽은 호흡기의 상태를 좋게 하고 가벼운 발한으로 순환을 개선하는 약재로 생각합니다.

이 같은 표현은 한의학서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정도의 뜻을 갖게 됩니다.
따라서 향소산은 스트레스 반응의 초기인 기울(氣鬱: 마음이 울적하여 가슴이 답답해지는 병)에 사용하는 약이라고 기억하면 좋습니다.

1. 향부자
향부자는 소간이기(疏肝理氣 )및 활혈조경(活血調經)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향부자는 장관 평활근에 대해 papaberine와 유사한 억제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에서 사용되는 향부자, 인도의 황금사과, 고수풀 및 베티버가 동량으로 배합된 처방이 염증성 대장염에 대조약물로 사용된 프레드니솔론과 유사할 정도의 활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또 향부자 추출물을 비만 랫드에 장기간 투여한 결과 현저한 체중증가 억제 효능을 가지고 있고 소염 및 진통작용을 가지며 향부자의 성분 중 sesquiterpene 계열의 화합물 중 isocurcumenol 이 benzodiazepine 수용체에  대해 agonist로 작용하면서 GABA 신경계의 활성을 조절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2. 소엽
소엽은 해표산한(解表散寒), 행기관중(行氣寬中), 해어해독(解漁蟹毒)의 효과가 있습니다.
소엽은 기관지 천식에 현저한 효과가 있고 소엽은 예전부터 해산물 중독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최근 이러한 효능이 소엽의 항염증 및 항알러지 효능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Flavonoid 화합물인 luteolin은 TNF-α 생성 억제활성을 가지며 소엽의 성분이 항알러지 작용을 가지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소엽에서 분리한 폴리사카라이드는 면역 증가작용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소엽의 성분인 rosmarinic acid 및 apigenin 이 항우울 작용을 가진다고 알려있습니다. 소엽 및 소자의 에센셜 오일은 만성스트레스로 유도된 우울증 마우스 모델에서 해마에서의 뇌유래 신경성장 인자(BDNF)의 발현 감소를 개선시킵니다. 소자 성분인 luteolin 및 apigenin은 모노아민 수송체의 기능적인 활성화를 시켜서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의 증가를 유도하여 신경심리학적 질환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따라서 평위산의 조습건비(燥濕建脾:습을 말리고 비의 기능을 건강하게 함) 화중제만(和中除滿중초가 답답하고 꽉 차있는 느낌을 제거) 효능에다가 소엽과 향부자의 기울과 해표산한 작용이 더해져 만들어진 약이 향소산인 것입니다.

향소산은 향부자가 하기해울(下氣解鬱)을 도와 인체의 자율신경계를 순조롭게 운행하도록 하고, 소엽은 해표산한을 해서 피부혈관을 자극하여 발한을 촉진하고 조기(調氣)시키는 작용을 하고, 진피는 비위의 기능을 정상화하며, 창출은 소화관 내의 노폐물을 흡수하여 비위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생강은 위장의 운동을 촉진하고 구토를 억제합니다. 총백은 소엽을 도와 땀이 나도록 합니다.

추운데 노출되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열발생을 증가시키고, 열손실을 막기 위해 피부가 수축하게 됩니다. 이것은 체온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 인체가 선택한 현명한 방법으로 생존에 필수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경우 피부의 수축으로 인한 열의 울체가 체내 압력을 높이게 되고 압력의 증가는 통증의 발생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감기에 걸리면 열과 두통 신체통이 발생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추운 곳에 노출된 것과 같이, 피부혈관은 수축되고, 근육으로는 피가 쏠려 에너지 생산을 촉진하게 됩니다.

교감신경이 항진된 사람을 상상해 보세요. 이 경우도 추운데 노출된 사람이 한기를 느끼며 몸이 아픈 것과 같은 상태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육이 긴장되어 어깨통증이 발생하고 기육 속의 혈관이 위축되기 때문에 심장에서 말초까지 혈관을 보내는 데 부하가 걸려 가슴이 답답해지고 심하면 흉통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은 소화기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소화불량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죠.

이외에도 향소산은 ‘스트레스로 인한 사회기피 행동과 신경염증에 대한 향소산의 효과’ 와 같은 논문도 있을 정도로 우울증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고, 소화기 증상과 동시에 찾아오는 노인의 우울증에도 효과가 있는 약이라고 합니다.
인구고령화 시대에 향소산은 잘 연구하면 응용할 곳이 많은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향소산에 감기약이 섞인 제품만 출시되고 있지만 약사님들이 관심을 갖고 꾸준히 사용하게 되면 약국에서 쉽게 보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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