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김이슬 기자

권장된 환경 및 절차에 따라 환자에게 조제품질이 보증된 안전한 주사조제약이 투여되는 한국판 첫 ‘주사제 무균조제 가이드라인’이 완성됐다.

그동안 병원약사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주사제 안전사용 가이드라인’과 질병관리본부의 ‘의료관련감염 표준예방지침’을 기본으로 하고 외국의 무균조제에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추가하여 병원 자체 지침을 만들어 주사제 무균조제 업무를 수행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이대목동병원에서 주사제 감염으로 인해 신생아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주사제 무균조제’에 대해 보건의료계뿐만 아니라 범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아졌고, 정부 차원에서도 전국 의료기관에 적용할 수 있는 주사제 무균조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인식됐다.

이에 한국병원약사회는 5일 서울대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주사제 무균조제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조윤숙 한국병원약사회 표준화이사(서울대병원), 나양숙 질향상이사(서울아산병원), 강진숙 홍보이사(서울성모병원), 서울대병원 약제부 조윤희 소아조제과장, 서울대병원 김성환 암진료조제파트장, 삼육대 약대 김혜린 교수, 삼성서울병원 정선영 특수약제팀장, 안혜림 암센터조제UM(서울성모병원), 고종희 특수조제파트장(세브란스병원) 등이 참석했다.

조윤숙 위원장은 “복지부 주관 TF가 발족하면서 병원약사회 대표로 회의에 참석했다. 당시 복지부는 병원약사회에 ‘주사제 무균조제 가이드라인’이 있는지 물었다.”며 “무균주사조제 가이드라인이 있는지 병원약사회에 물어왔고, 병원약사회에서도 해당 지침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던 찰나였기 때문에 지난 11월 가이드라인을 발간해 복지부와 관련 단체에 배부했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병원약사회 상임이사회를 통해 1차, 2차 검수과정을 거쳐 정리했으며 이후 상급종합병원 전체 약제부서장과 종합병원 일부 부서장에게 전달해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일본과 미국의 무균조제에 관련된 가이드라인 등을 최대한 반영하면서도 국내의 현실에 맞게 조율한 점이 특징이다.

조윤희 과장은 “일본과 미국, 핀란드를 방문한 결과 나라마다 해당 국가의 실정 및 병원약사 업무 형태를 가이드라인에 반영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가이드라인에도 국내 사정을 최대한 반영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병원에서 참고하고 있는 미국약전(USP797)을 국내 실정에 맞게 변형해 제작했다. 고민이 많았으나 다행히 병원약사 전체 의견이 잘 모아진 결과물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파트장 역시 “일본 방문 시, 시설 및 설비 측면에서 우리보다 상황이 좋지는 않았지만 주사제 무균조제를 할 때 최소한의 인식이 있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또 정책적으로 지원이 되면 병원에서 시설과 인력을 갖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미국 수준에 가깝게 가이드라인을 강화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참석자들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고 했다. 특히 ‘투자설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

안혜림 암센터조제UM은 “가이드라인 특성상 소프트웨어만 담고 있는 게 아니라 하드웨어, 시설적인 면 많기 때문에 각각 병원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 많다.”며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소프트웨어적인 측면도 가이드라인을 지킬 수 있도록 서포트 할지가 숙제.”라고 밝혔다.

나양숙 질향상이사는 “무균 조제는 감염 관련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계속 돈을 집어넣어야 하는 환경이다. 현재 무균주사 조제료는 항암제의 경우 4,500원이고, TPN은 5,000원을 약간 상회한다.”고 말했다. 

나 이사는 “그 한 건을 조제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실상 그보다 훨씬 더 많다. 가운, 마스크, 장갑 등 한 번 쓰고 버리는 보호장비만 해도 한 사람당 하루 1만 5천 원가량 든다.”며 “그러나 약사 한 명이 주사제 한 건을 조제해서 받는 돈은 4천 5백 원 수준으로, 조제 재료까지 합산해 계산하면 원가도 안 나온다. 내년에는 이를 한 번 분석해볼 계획”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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