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면허 VS 명예훼손 발언"..환자단체-의사 충돌

의사 3인 구속 사건 두고 온도차 확인...의협 "민사소송 불사" 법정 공방 예고 김이슬 기자l승인2018.11.07 19: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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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에 있어 환자는 절대적인 약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특권을 상징하는 환자를 선별하는 진료거부권 도입과 관실 의료사고에 대해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특례법 제정을 요구하는 의협의 도를 넘는 비상식적인 주장에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
- 환자단체 기자회견 중 -

“의사면허가 살인면허라니? 특권면허라니? 지금 이 시간에도 응급실, 진료실에서 환자를 위해 온 정성으로 진료와 수술에 임하는 의사들에게 비수를 꽂으려 하십니까?”
-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기자회견 중 - 

최근 8세 어린이 사망사건으로 3인의 의사가 구속되면서 의료단체가 진료거부권 도입과 의료사고 형사처벌면제특례법 제정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환자단체들의 거세 반대에 부딪혔다.

이 과정에서 환자단체는 의사면허를 ‘살인면허·특권면허’로 표현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7일 용산 임시회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예고하고 나서 법정공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사진= 김이슬 기자

환자단체 “의협 요구 도를 넘는 행동”
의협의 기자회견에 앞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7일) 오전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진료거부권 도입과 형사처벌면제특례법을 주장하는 의사들을 향해 쓴 소리를 냈다.

환자단체는 “우리나라에서는 의료법상 의료인의 의료행위를 절대적으로 보호하기 때문에 그에 비례해 책임 또한 막중하다.”며 “그 책임이란 환자의 진료 받을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의료인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진료를 거부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환자단체에 따르면 이미 전문성·정보 비대칭성이라는 의료행위의 특수성으로 인해 형사고소·소송에 있어 입증책임 등에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 때문에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특례법 제정을 요구하는 것은 도를 넘은 행동이라는 것.

그러면서 유독 의사만 업무상과실로 환자를 상해하거나 사망하게 한 경우 형사처벌을 특별히 면제해달라는 주장에는 그에 합당한 명분과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의사의 고의가 아닌 실수로 환자가 상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에도 의사의 충분한 설명 및 사과·유감 등으로 애도의 표시, 적정한 피해보상이 신속하게 이루어졌다면 의사를 용서하고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실제 이날 자리를 함께한 의료사고로 인해 12년간 세미 코마상태에 빠진 손영준씨의 부친 손상현씨의 증언은 현장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손상현 씨는 “의사들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한 과정에서 불가항력적인 사태가 발생했다고 사실을 말한다면 유가족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의료 과정을 은폐하고 거짓말을 유발하고 잘못을 감추기 위해서 유가족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의사들과 법정에서 싸우면 이길 수가 없다. 그렇다고 수술실 장면을 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결과물로 판단해서 법적대응을 하면 십중팔구 패소할 수밖에 없다.”며 “피해를 당한 유가족은 물질적, 정신적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제발 진실을 밝히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시정하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기종 환자단쳬 대표는 “의협은 의사 3명 금고형 법정구속 사건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환자를 선별하는 진료거부권의 도입이나 형사처벌면제특례법 제정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환자와 의사간의 소통을 강화하고, 신뢰를 높이고 신속한 피해보상 환경을 만드는 것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 사진= 김이슬 기자

의협 “명예훼손 대규모 민사소송 진행할 것”
환자단체의 기자회견 종료 후 의협은 최악의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하며 대규모 민사소송을 예고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의사면허가 살인면허, 특권면허라는 환자단체의 망언은 명예훼손이다. 환자단체의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한다.”며 “환자단체의 태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13만 의사 회원의 명예를 위해 손해배상 소송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살인면허라고 생각한다면 대한민국 의사들에게 진료 받으러 오지 말라.”면서 “우리 의사들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진료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외국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으시면 된다.”며 다소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고의나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의료행위 등을 제외하고는 형사상 처벌을 면제하는 의료분쟁처리특례법 제정과 진료거부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대집 회장은 “현재의 의료제도는 의사의 희생과 헌신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의사에게 의료과실에 따른 법정구속이라는 더 큰 희생을 강요하고 있어, 우리 의사들은 더 이상의 희생은 거부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의사는 의료 전문가로서 최선의 진료를 위해 노력하는 국민의 한 사람이다.”면서 “순간의 실수로 형사처벌의 위험 속에서 진료해야한다면 누가 의사로서 진료실을 지키겠는가.”라며 토로했다.

아울러 최대집 회장은 환자단체에게 의협과 같은 목적으로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분쟁처리특례법의 제정으로 인한 혜택은 의사 환자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며, 의사만의 특혜가 아닌 환자와 의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의협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동 법 제정을 위해 매진할 예정”이라며 “이를 방해하거나 음해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천명했다.

이어 “환자단체연합회는 의협에 대한 명예훼손적 행위들을 즉각 중단하고, 환자의 건강과 의사의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 마련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이슬 기자  medi@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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