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화사고 발생을 줄이고 대체조제의 활성화로 약제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국제일반명(International Nonproprietary Name, 이하 INN)의 제도적 도입과 시스템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7일 ‘국제일반명 정책의 세계적인 추세와 한국에의 시사점’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사진=유은제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명수 위원장과 의약품정책연구소(소장 김대원)이 개최한 ‘국제일반명 정책의 세계적인 추세와 한국에의 시사점’ 시포지엄이 7일 국회 도서관에서 개최됐다.

심포지엄에서는 INN 제도와 해외사례를 통해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INN은 WHO에서 1950년 추진되어 1953년 리스트를 업데이트하며 현재 약 9500여개의 INN 리스트를 공표했다.

▲ 의약품정책연구소 김대원 소장/ 사진=한국의약통신 DB

김대원 소장은 “INN은 보건의료인 뿐만 아니라 제네릭 의약품의 개발과 유통, 처방, 조제, 복용에 있어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정보의 전달을 명확하게 하고 용이하게 함으로써 메디케이션 에러를 줄이고 소비자 권익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INN의 제도 정착을 통해 의약 서비스와 의약품 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빅데이터의 활용을 한층 더 향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기틀을 다지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INN의 정착에 직능의 유불리를 떠나 모든 관련 단체의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대한약사회는 FIP 서울총회에서 약사의 의약품 선택권에 관한 FIP 선언문 개정을 제안했으며, 금년 개최된 2018 FIP 글래스고 총회에서 개정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며 “동일성분조제와 국제일반명 처방이 세계적인 추세임과 동시에 환자 중심에서 지향해야 할 매우 중요한 정책 과제임을 확인하는 유의미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심포지엄이 국제일반명 제도 장착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이를 통해 더욱 안전한 의약품 처방, 조제 글로벌 의약서비스의 강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WHO INN 리더 Raffaella Balocco Mattavelli 박사는 ‘국제일반명(INN)의 정책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 Raffaella Balocco Mattavelli 박사/ 사진=유은제 기자

Balocco 박사는 “약의 브랜드명은 다양하지만 성분은 하나다. 제네릭 이름도 다양하지만, 성분은 하나다. 이게 안타까운 예”라며 “INN은 효능, 성분 등이 포함되어 있는 명칭이며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NN 명칭은 다른 이름과 중복되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담을 수 있어야 하며, 예로 에볼라 치료제는 galidesivir, C형간염 치료제는 sofosbuvir 등이 있다.

Balocco 박사는 “INN 처방은 의사의 업무를 가중시킨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data hub를 마련해 세계 전역에 필요한 그룹들의 정보를 찾아 볼 수 있다.”며 “의사와 약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치과의사까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INN은 의사와 약사가 소통하기에 적합한 언어”라며, “이를 통한 의약의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장석구 FIP 정책위원/ 사진=유은제 기자

장석구 FIP정책위원은 ‘주요 외국 국제일반명 도입 현황’을 주제로 환자안전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INN 처방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은 제네릭 의약품 사용량이 높기 때문에 제품명 처방은 처방과 조제시 혼란을 주고 환자안전사고의 발생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대체조제 시 약사가 의사에게 알리는 과정 때문에 활성화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장 위원은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네릭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INN 제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주제 발표는 ‘스페인의 국제일반명 정책 도입 과정, 원칙 그리고 변화’라는 주제로 Juan Pedro Vaquero Prada 약사가 발표했다.

▲ Juan Pedro Vaquero Prada 약사/ 사진=유은제 기자

Pedro 약사는 스페인의 INN 도입에 대해 “스페인은 copy 의약품이 많았는데 이것을 만드는데 2년 정도가 걸렸다. 구성과 물질이 같은데 많은 제품들이 있다.”며 “중요한 것은 같은 그룹 내에서 가격차이가 컸다. 최대가와 최저가가 40유로 차이 나는 것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역 약국에서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조제하고 약제 재고관리가 미흡했으며 대체조제 비율이 낮았다.”며 “응급상황에서만 대체 조제 하는 경우가 생겨 약제비 지출 억제에 능동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으며, 약국의 기여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Pedro 약사에 의하면 당시 제약행사들은 제네릭 생산 시설이 부족하고 다국적 브랜드 제약사들의 약국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약사 단체와 전문가협회와의 연계도 부족했다.

의사들은 제약사로부터 오리지널 의약품 처방율이 높은 반면 제네릭 의약품 처방율은 매우 낮고 국제 일반명에 따른 처방은 거의 전무했다. 또한, 제네릭 의약품 대체조제를 꺼려하고 약제비 지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약제비 절감을 위해 규제 정책을 도입했지만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국제일반명과 전자처방을 하게 됐다.”며 “안달루시아 정부는 2001년 약사단체와 지역보건청의 의사들, 환자들이 참여해 INN 사용의 합의를 끌어냈다.”고 전해다.

Pedro 약사에 의하면 2001년 9월 INN그룹을 만들어 국제일반명 처방과 조제의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고 지속적인 대체의약품은 제외해 그 목록은 6개월마다 업데이트 했다. 또하 INN처방이 의무는 아니고 자발적 처방인데 INN과 브랜드명 처방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INN 도입하면서 1차의료기관과 의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줬다. 환자의 케어 증진보다 의사들에게 주는 경제적 인센티브였다.”며 “이를 통해 약국의 많은 발전이 이뤄졌다. 환자의 정보와 통계 집계가 가능해지고 장기 복용 환자는 매번 병원을 가지 않고 약국에서 조제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01년 9월부터 INN 처방이 0%에 가까웠는데 안달루시아 최근 집계를 보면 2018년 93.38%에 진입했다.

Pedro 약사는 “국제일반명 처방과 같은 구조적 규제 방안에 대해 약사의 안정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짐으로써 약제비 지출 억제라는 호의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 중앙대 약대 서동철 교수/ 사진=유은제 기자

중앙대 약대 서동철 교수는 ‘한국에서의 국제일반명 정책 도입 필요성과 고려사항’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서 교수는 “INN의 가장 큰 목적은 제네릭 의약품을 통해 의료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제네릭 의약품의 생산이 많다. 특히 브랜드화된 제네릭 의약품이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외국은 INN을 통해 제네릭 처방에 대한 교육과 인센티브를 병행하고 있는 반면 국내는 시스템 요소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은 처방의 80~90%가 제네릭 의약품이고 약사의 조제가 자율적인 반면 국내는 오리지널과 제네릭 약가의 차이가 없어 동기유발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INN 도입은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인센티브와 전자처방 도입 등 제네릭 조제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이명수 위원장은 "혼돈되지 않으면서 아무런 제약 없이 사용가능한 명칭임에도 우리나라 보건의료분야에서 아직까지 사용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제도화를 마련에 힘 쏟겠다.”고 말했다.

▲ 행사에 참석한 이들이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의약통신 DB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명수 보건복지위원장, 윤종필 의원, 조찬휘 대한약사회장, 한국병원약사회 이은숙 회장, 한국의약품희귀의약품센터 윤영미 센터장, 김대업 예비후보 최광훈 예비후보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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