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직접 설계해 위생적이고 실용성 있는 공간 관리
약사 사명으로 심야약국 개국…올바른 약의 정보 원하는 환자 많아

▲ 환자를 복약상담 하고 있는 이주영 약사/ 사진=유은제 기자

편의점약에 따른 약물 오남용과 부작용으로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약사회는 공공심야약국을 도입해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도화되지 않은 공공심야약국은 약사가 자발적으로 운영해야 하며, 과도한 업무와 방범의 위험 등 어려움이 많아 전국에 공공심야약국이 몇 개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1인 공공심야약국을 운영하기 위해 나선 이주영 약사가 있다. 15년간 다른 곳에서 약국을 운영했던 이 약사는 올해 7월 다시 약국을 개국하면서 1인 공공심야약국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 약사는 “약사라는 직업은 공익성이 포함된 직업이기 때문에 약사로서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공공심야약국으로 개국하게 됐다.”고 말했다.

직접 인테리어 설계해 비용 절감

▲ 사진=유은제 기자

365 바른약국을 들어서면 환하고 깨끗한 약국의 분위기가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9평의 약국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넓어 보인다.

이주영 약사는 “이전에는 체인약국도 운영했지만 심야약국은 조제약국과는 다르기 때문에 특성에 맞게 구성했다.”며 “직접 설계도를 만들고 진열장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 자료 제공=이주영 약사

약국 전체 컨셉은 하얀색과 파란색으로 통일성 있게 꾸며져 있다. 인테리어 비용이 많이 나갔을 것 같다는 기자의 물음에 그는 시트지를 활용하면 디자인의 효과도 누리고 깔끔함도 누릴 수 있다 설명했다. 개국 시 인테리어 비용을 여기서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진열장에는 건기식 제품들을 최소한의 수량들만 올려놔 깔끔함을 유지했다. 또 밑에는 수납장으로 만들어 제품을 보관해도 보이지 않도록 짜 맞추었다.

약을 복용할 수 있는 공간도 그냥 놓치지 않았다.

이 약사는 “약국이 제일 중요한 것은 깨끗한 환경”이라며 “약을 복용하시고 가시는 분들께 위생적인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약 드시는 공간도 진열장을 짜 맞추었다.”고 말했다.

약을 복용하는 공간에는 다양한 사이즈의 컵이 배치되어 물을 여러 번 떠서 먹지 않아도 된다. 또한, 환자가 매무새도 다시 한번 고칠 수 있도록 거울도 있다. 쓰레기통 입구는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맞췄다.

이외에 약국에서 나오는 쓰레기들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쓰레기통을 안쪽에 만들어 놓았고 일부러 장으로 맞춰 분리하기 쉽고 깔끔하게 버릴 수 있도록 했다.

▲ 사진=유은제 기자

음료는 냉장고 안에 들여놨다. 1인 약국이기 때문에 바쁠 경우 약사가 직접 꺼내주기 힘든 상황과 여름철에는 시원한 음료를 찾는 손님이 많아 진열대 옆에 쉽게 꺼낼 수 있도록 했다.

이미 동네 주민들은 자신이 원하는 음료는 알아서 꺼내 계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 됐다.

U pharm POS 모니터를 카운터에 올려놓은 것도 365 바른약국의 특징이다.

그는 “이렇게 카운터에 올려놓으면 환자분들도 정가를 알 수 있어 약국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다.”며 “1인 약국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매출관리가 편리해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지덤부터 마데카솔까지 다양한 반창고 종류들과 소독약들이다.

이 약사는 “밤중에 찰과상으로 다친 분들이 많이 방문하셔 다양하게 구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의약분업 전 다치거나 아프면 병원보다 약국에 가서 “이렇게 다쳤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물으며 약국에서 치료를 받던 기자의 어린시절이 생각났다.

▲ 사진=유은제 기자

약사의 사명감으로 심야약국으로 개국
사실 근무약사의 경험이 없었다면 이 약사는 공공심야약국을 개국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5년 전 학업을 이유로 약국을 그만둔 그는 근무약사로 일을 하게 됐다.

밤에 근무를 하면서 몸은 힘들었지만 병원이 문을 닫은 시간은 이 약사에게 의약분업 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 됐다.

그는 “수년간 약국을 운영했지만 약사로서 보람된 삶은 근무약사로 일을 하면서 다시 깨닫게 됐다.”며 “주민들의 건강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개국을 하게 되면서 공익성을 포함하고 있는 약사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약준모에 연락을 해 약준모 후원으로 공공심야약국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 약을 팔고 있기 하지만 검색을 통해 365 바른약국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환자는 주로 설사, 장염, 알러지, 찰과상, 화상과 해열제를 찾는 환자들이다. 단순히 약만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약과 올바른 처치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환자들도 많다.

이 약사는 “방문하신 분들은 단순히 약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환자의 상태에 맞도록 증상별, 체중별로 적정량을 복용할 수 있도록 하고 약의 복용법 외에  복용하고 있는 다른 약과의 상호작용 및 음식 등 주의할 점등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약사의 일”이라고 말했다.

약사의 사명감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항상 좋은 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심야약국이다 보니 그 위험에 대한 노출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는 “늦은 시각이다 보니 술에 취한 분들이 많이 오시고 간혹 돌발행동을 하시는 경우가 있어 아이들이 옆에서 같이 공부도 할 겸 함께 약국을 지켜준다.”며 “심야약국이 아니더라도 상당수 약국이 위험에 노출이 되는 경우가 많아 치안문제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종종 약국 문 앞 ‘공공심야약국, 365일 매일 밤 12시까지’라는 문구를 보고 환자분들은 “늦게까지 하니 너무 좋다. 나라에서 하는거죠?”라고 묻는다고 한다. 또 정부가 아닌 약사들의 후원으로 운영된다 하면 다들 놀란다고 한다.

사실 심야시간에 유동인구가 적고 내방객 수가 낮 시간에 비해 확연히 떨어지기 때문에 경제적, 체력적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밤 12시까지 약국을 운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사명감만으로 누군가에게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인 것이다.

이 약사는 “공공심야약국 활성화를 위해 경제적 지원이 뒷받침 될 수 있는 장기적이고 확실한 공공시스템 마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약사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지는 반쪽 공공심야약국이 아닌 국가가 국민들을 위해 공공심야약국 시스템을 만들어 준다면 진정한 공공심야약국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결과는 장기적으로 국민건강증진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의 목표는 약사로서 하는 행위들을 책임감 갖고 계속적으로 이어 나가길 바란다. 이주영 약사는 “환자를 상담하고 약을 주는 행위는 공익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하는 일”이라며 “약사로서 보람있게 환자를 대하면서 최선을 다해 살고 싶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