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에 도움 줘 차가워진 위장 상태 완화
몸이 냉해져 오는 만성적 위장병과 생리통에 효과

안중산이란 약이 있습니다. 安中散 즉 속을 편하게 해주겠다는 뜻이죠. 계지, 모려, 사인, 고량강, 현호색, 회향, 감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효능·효과에는 야윈형으로 복부근육이 이완하는 경향이 있고, 위통 또는 복통이 있거나 때때로 속쓰림, 트림, 식욕감퇴(식욕부진), 구역 등을 수반하는 신경성 위염, 만성 위염, 위무력 에 도움이 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1. 양허(陽虛)

이렇게 적혀 있는 안중산을 보면 어떤 환자가 상상이 되시나요? 어떤 체질의 환자에게 적합한 약일까요?

안중산증의 환자는 체력이 약하고, 허약하고, 마른 체형이며, 몸이 찬 사람이라고 합니다.

물론 속이 냉하기 때문에 따뜻한 것을 마시길 좋아하고, 단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속이 차고 기운이 부족하며 마른 사람들을 양허라고 합니다. 양허한 사람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한 번 알아볼까요?

양허는 일반적으로 기허가 진행된 상태를 말합니다. 양허라는 표현이 가지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체온의 저하
2) 성 에너지의 감퇴

상한론 이후 양허에 관한 이야기들은 주로 체온의 저하를 다룹니다. 따라서 한증(寒症)과 관련된 증상들에 대한 언급이 주류를 이룹니다.

한증의 특징은 외부 온도가 떨어지는 환경을 접하면 빈번하게 발생을 한다는 점과, 주된 증상 가운데 하나가 통증이라는 점입니다.

전자의 예가 체온이 저하되는 오경설(五更泄), 신설 등입니다(새벽에 설사를 하는 것을 말하지요).

명청대에는 양을 좌신 우명문설에 의거해서 명문의 문제로 귀속을 하였고, 이는 체온과 더불어 성적(性的)인 에너지와 관련된 논의로 확대가 됩니다.

따라서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체온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는 약재들과, 성호르몬 등에 관여하여 작용하는 약들로 구분되기 시작합니다.

전자는 호초, 필발, 고량강, 소회향 등의 온리제(溫裏劑) 계통이고, 후자는 녹용, 파극천, 음양곽, 선모, 쇄양 등 장양제(裝陽劑) 계통의 약이 됩니다.

보신양(補腎陽)을 대표하는 부자(附子)는 사실 이 둘을 모두 아우르는 약재였는데 세분화되어 정교하게 활용이 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2. 임상 한의사를 위한 기본 한약처방 강의

그렇다면 이렇게 차가워진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은 어떤게 있을까요?

한증은 한사가 침입하거나 양기가 쇠약해져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주 증상은 추위를 싫어하고 따뜻한 것을 좋아하며, 장부의 기능이 쇠퇴하는 것입니다.

한증은 또 질병의 발생 부위에 따라 표한증(表寒증)과 이한증(裏寒증)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표한증은 대부분 한사가 기표에 침입해 일어나기 때문에 신온발한(辛溫發汗: 매운 약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서 땀으로 제거하는,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의 방법으로 치료해야 하며, 이한증은 대개 양기가 쇠퇴하거나 한사가 장부까지 깊이 침입해 일어나기 때문에 온법(溫法)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1) 온리산한법(溫裏散寒法)

온법은 성질이 온열한 약물을 이용해 이한증을 개선하는 방법입니다.

이한(裏寒)은 내한이라고도 하는데, 한사가 장부의 경락에 침입하거나 양기가 쇠약해져 장부를 온후하지 못해 발생합니다.

그 가운데 한사가 장부와 경락에 침입해 야기되는 것을 이실한증(裏實寒證)이라고 하는데, 한사의 특성이 응고와 수축이기 때문에 대개 혈액이 어체(뭉치고 순환되지 않는 상태)되어 각종 냉통(차가워져서 발생하는 통증)이 발생합니다.

한사가 위에 침입하면 만지지 못할 정도의 위완냉통(胃脘冷痛)이 발생하는데, 따뜻하게 하면 통증이 경감됩니다.

이런 이실한증을 치료하는 원칙은 온(溫)으로 온열한 약물로 침입한 한사를 제거함으로써 장부의 기능과 기혈의 운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는 방법입니다.

온위산한법(溫胃散寒法)은 한사가 위에 침입한 병증에 적용하는 온법입니다. 한사가 침입한 병증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는 한사의 침입이 이 병증의 외부요인인 동시에 주요 병인이라는 것이며, 또 하나는 위토(胃土)의 허약이 병증의 내부 요인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사가 위에 침입한 병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온위산한하는 약물을 쓰는 동시에 화위보허(和胃補虛: 위의 허약을 개선하는 치료법)하는 약물도 함께 써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만 외부에서 침입한 한사를 제거하고 위의 기능부족을 동시에 개선함으로써, 더 이상 한사가 침입할 기회를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탕윈 한의학을 말하다

앞에서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이해하자면, 이한증은 기본적으로 체력이 약하고 대사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발생하며, 외부환경의 차가움이 그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묘사가 되어 있습니다.

3. 안중산의 성분

안중산은 계지, 모려, 사인, 고량강, 현호색, 회향, 감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현호색
양귀비과에 속하는 연호색의 덩이줄기로 콥티신(0.03% 이상) 및 베르베린(0.02% 이상)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진경 진통작용을 가지고 있고 근이완 작용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2) 고량강
생강과의 고량강의 뿌리줄기를 말하며, 양강(良薑)이라고도 합니다. 온중지통(溫中止痛) 효능이 있습니다.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혈류를 개선하는 작용이 있다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사인
생강과에 속한 다년생 초본인 양춘사와 녹각사의 잘 익은 열매 또는 씨의 덩어리로 축사라고도 합니다. 온중화위(溫中和胃) 소화관의 운동력을 증가시키고 역시 속을 데워주고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해주는 작용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4) 회향
산형과에 속하는 회향이 잘 익은 열매로 소회향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위를 따뜻하게 해주고 소화관의 분비 및 연동운동을 촉진하는 작용을 합니다. 가스를 배출하고 진통 진경작용을 합니다.

5) 모려
굴의 껍질로 calcium carbanate로 제산기능을 돕습니다.

이렇게 보니 안중산은 진경진통에 도움이 되는 약과 제산, 그리고 위의 혈류를 개선시켜 위가 찬 상태를 개선하는 약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형적으로 기운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이 증상을 관찰 할 수 있는데, 차가운 맥주 등으로 위가 냉해져서 복통이 있고 신물이 나오며 공복시에 배가 아프다고 한다면 사용할 수 있는 약입니다.

물론 이런 외형을 가진 사람에게 우선 권할 것은 사심탕류의 위장약이고, 또 안중산을 썼더니 증상이 악화된다면 사심탕류의 약을 써야 한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사심탕류는 위장의 열을 내리는 약입니다. 또한 자궁이 냉해서 오는 생리통에도 효과적이니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안중산은 나이가 들고 혈색이 없으며 위장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이 만성적으로 위장병을 앓고 있을 때 사용하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안중산 자체에 위장의 기능 자체를 올려주거나 기운이 나도록 해주는 약이 관찰되지는 않으니, 약국에서는 이런 사람들에게 기운이 나는 약을 추천해 주면서 안중산을 권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단 맛이 나는 음식을 선호한다는 것은 위장기능 자체가 약해서 음식물 섭취를 잘 못하는데서 발생하는 증상이라고도 볼 수 있으니, 위장의 차가움을 개선해주는 약과 위장기능 자체를 개선해주는 약을 같이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테니 말이죠.

수험생들이 복통이 심할 때는 사역산과 병행해도 좋고 복통을 강하게 잡아주기 위해선 작약감초탕과 병행해도 좋습니다.

이렇게 안중산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안중산 잘 이해하면, 체력이 약한 사람의 위장기능 개선을 비롯한 여러 증상에 응용이 가능한 약으로 보입니다.

정확하게만 이해하면 약사의 능력을 한 층 올려줄 수 있는 처방이니 많은 약사님들이 관심을 갖고 사용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