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응급실 폭행 사건으로 의료인 폭행방지법 개선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진행 중인 가운데, 또 다시 의료인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경북 구미다.

지난 31일 새벽 4시 구미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술에 취한 20대 남성 A씨가 전공의(인턴 1년차) 김모씨를 혈액 샘플을 담은 철제 트레이로 가격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 전공의는 정수리 부분을 맞아 동맥이 파열됐고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 피해 전공의가 주취자 폭행으로 많은 피를 흘린 현장 사진/ 사진제공= 대한의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가해자는 사건 전부터 응급센터의 바닥에 침을 뱉고 웃통을 벗는 등 난동을 부렸으며, 전공의는 가해자에게 바이탈 체크와 처치를 하다가 차트 작성을 위해 간호사 스테이션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였다.

그때 갑자기 가해자가 전공의의 뒤로 다가와 철제 트레이로 정수리 부위를 내리치면서 전공의는 무방비한 상태에서 그대로 폭행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 가해자가 폭행 당시에 쓴 철제 트레이/ 사진제공= 대한의사협회

현재 해당 피해 전공의는 심한 출혈과 뇌진탕에 의한 어지럼증을 호소해 구미차병원 신경외과에 입원한 상태이며,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가해자는 폭력행사를 한 뒤 병원 로비 쪽으로 가 배회하던 중 또 다른 입원환자를 공격하려 했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제지로 연행됐다.

구미차병원 최승필 응급의학과장은 “경찰 출동이 10초만 늦었어도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경찰도 가해자로부터 위협을 느껴 테이저건을 겨냥하면서 수갑을 채웠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피해 전공의의 출혈이 심해 치료에 집중하고 있으며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형사처벌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동안 의료단체는 ‘주취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문제제기하며 강력 처벌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이번 가해자 역시 ‘주취자’로 밝혀지자 의료단체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31일 오전에 전주지역 응급실 주취자 폭행사건으로 3개 단체 공동성명을 낸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또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며 “의료기관 폭력 근절을 위해 의료계가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보건의료인들이 아무리 외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우리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정부의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폭행 사건으로 이 병원 응급실은 1시간 가까이 마비됐으며, 10여명의 환자 진료가 늦어지는 2차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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