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한국의약통신DB

당뇨병과 치매
-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신경외과 조광욱 교수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30년경에는 전체 인구의 약 1/4(24.3%)이 고령자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외래진료 환자의 상당수가 70세 이상의 고령자이고, 심지어 80~90세 이상의 초고령 환자도 있다. 이러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고혈압과 당뇨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 또한 고령자에서 흔하게 관찰된다.

물론 이러한 만성질환도 요즘은 내과진료를 통해 잘 조절되고 관리를 받을 수 있지만, 치료가 장기화되면서 뇌혈관질환 합병증이 동반되는데, 특히 치매와 뇌졸중은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노후에 가장 두려운 병으로 지목되고 있다. 보여드린 문진 비디오클립과 같이 대개는 경도인지기능장애나 기억력 감소 증상으로 내원을 하여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 이 시간에는 이러한 환자들을 어떻게 치료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즉, 혈당강하제나 항고혈압제 처방을 받기 위해 내원한 환자가 기억력 장애나 인지기능장애를 호소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이러한 환자들이 말기로 진행되어 침상에 누워 지내면서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게 될 때까지 그 경과를 살펴볼 것이다.

실제로 인지기능저하를 호소하는 외래환자에게 뇌 MRI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상소견이 관찰되어 신경외과에 진료를 의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과연 어떤 환자들에게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다.

간혹 두통을 동반한 이상증상으로 내원하여 검사를 실시한 결과 뇌종양이 확인되어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억을 비롯한 인지기능 감소가 점점 악화된다고 하여 검사를 시행한 결과 머리에 물이 차는 뇌수조증이 확인되어, 카테터를 통해 배액을 시행한 결과 증상이 호전된 경우도 있다.

이처럼 치료가 가능한 치매도 많기 때문에 신경학적 질환이 있거나 문제가 있으면, 조기 발견 및 치료를 위해 바로 신경과에 협진을 구하는 것이 좋다. 일각에서는 치매를 당뇨병의 최종 합병증 중에 하나 혹은 제3형 당뇨병이라고도 한다.

이에 따라 당뇨병과 치매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임을 의심하는 논문들도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다. 즉, 당뇨병과 BBB(brain-blood barrier) 사이의 관계, 뇌세포 손상에서 당뇨병의 역할에 관한 논문들을 볼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MCI)
비디오클립의 환자는 치매는 아니고 독립적인 일상생활 수행이 가능한 경도인지장애로, 주관적인 느낌상 치매인 것 같고, 실제로 아주 정밀한 검사를 해야 치매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환자의 80% 정도가 수 년 내에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되지만, 병이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신경과나 신경외과는 찾지 않고 기저질환 치료를 위해 주로 내과만 찾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따라서 내과에서 이러한 치매 전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을 잘 선별해서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이 감소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증상이 급격히 악화되기 직전의 상태를 MCI(mild cognitive impairment)라고 하는데, 바로 이때 중재를 하면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혈관성 치매에서는 이 상태를 VCI(vascular cognitive impairment)라고 한다.

따라서 바로 이 상태를 잘 포착하여 병의 진행을 막거나 늦춰서 자연사할 때까지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치매 치료의 목표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치매 초기단계부터 약물치료를 하면 예후에 큰 차이가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최근 치매 치료의 주요 경향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보실 비디오클립의 환자는 요리를 하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어떤 재료를 꺼내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 다시 냉장고 문을 닫고, 또 다시 열어보는 행동을 반복하여 보호자와 함께 내원하였다. 이 정도의 상태라면 보다 정밀한 검사를 하고 적극적인 중재를 해야 한다.

치매의 병태생리
치매는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반드시 기억력장애가 포함되어야 하며, 그 외 언어, 시공간, 계산, 도구사용 능력에 문제가 있으며, 그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어야 치매이다. 한 번의 에피소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에 제약이 있고, 그로 인해 우울증이 동반되면서 점점 일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게 되는 악의 고리가 형성되면서 결국 침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가 치매이다.

치매의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가장 흔한 유형이 알츠하이머성 치매, 최근에 증가하는 혈관성 치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혼합된 복합성 치매가 전체 치매의 80%를 차지한다. 그 외 파킨슨병에 동반되는 루이소체 치매나 외상과 같은 에피소드를 동반하는 전두측두엽 치매는 드문 편이다.

유럽과 북미와 같은 서구권에 비해 일본과 중국과 같은 아시아인에서는 혈관성 치매가 알츠하이머성 치매만큼 많다. 혈관성 치매는 뇌로 공급되는 혈액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츠하이머병과는 다른 병태생리를 가지고 있어 처음에는 atherosclerotic brain degeneration이라고 하였다. 반드시 뇌손상을 동반하며, 이때 뇌손상은 ICH(intracranial hemorrhage) 혹은 뇌경색이나 뇌출혈, 외상이나 뇌종양 등 모든 형태의 손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손상을 입은 부위의 뇌기능이 감소하여 치매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간혹 기억력은 정상인 경우도 있다.

이에 비해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고령, 유전적 인자, 아밀로이드(amyloid) 단백질, 타우(tau) 단백질, 프리 라디칼이 원인으로 작용하여 뉴런을 손상시킴으로써 발생하는데, 이러한 위험요인 중 어떤 것도 현재로서는 조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은 치료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인자를 조기에 관리하여 질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이다.

특히 유전적 요인으로 apo E 유전자형(E3/E4)을 보인하고 있는 환자가 경도인지장애라면 적극적으로 약물치료와 같은 중재를 해야 한다. 뇌는 수많은 뉴런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뉴런의 연결부위 시냅스를 통해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 중 acetylcholine(Ach)이 치매와 관련이 있다.

뉴런이 손상되면 정상적인 돌기가 없어지면서 원추형 fibril tangle을 형성하고, 단백질 덩어리 senile plaque로 형성되는데, 병태생리학적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이러한 점이 혈관성 치매와 다르다. 정상 뇌에서 시냅스의 돌기 부분에는 미세소관이 있어 Ach이 전달되는데, 이 미세소관을 이어주는 철사와 같은 역할을 타우 단백질이 한다.

따라서 정상적으로 체내에는 타우 단백질이 존재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타우 단백질이 떨어져나가면서 미세소관이 손상되면 돌기가 없어지면서 원추형의 신경이 되는데 이를 fibril tangle이라 하고, 떨어져 나간 타우 단백질이 뭉쳐진 것을 senile plaque이라 한다.

따라서 이들 fibril tangle이나 senile plaque의 형성은 뉴런 손상을 시사하며, 이렇게 뉴런을 손상시키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다. 이에 비해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으로 손상을 입은 부위의 뇌가 기능을 하지 못해서 발생한다. 혈관성 치매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갑자기 발생하며, 동요성(fluctuating) 혹은 단계적 경과를 보이며, CT/MRI에서 뇌졸중이 확인되며, 신경학적 징후와 증상을 동반한다.

혈관성 치매와 당뇨병
혈관성 치매의 국내 유병률은 얼마나 될까? 뇌졸중 발생 후 3개월 이내에 혈관성 치매나 VCI가 동반될 위험이 거의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구 고령화로 인해 이러한 환자들이 최근 들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일단 뇌졸중으로 인한 인지기능 손상은 발생하면 이차적인 발병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특히 당뇨병을 수반한 고령 환자에서의 인지기능 감소와 치매에서는 인슐린 저항성과 고인슐린혈증, 제3형 당뇨병으로도 알려진 뇌 인슐린 저항성, 저혈당 에피소드의 관리가 중요하다. 뇌세포는 포도당과 산소의 이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발생하는 산소부족이나 저혈당증은 뇌세포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뇌세포에서 인슐린은 뇌세포가 포도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채널을 개방하는 역할을 하는데, 인슐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뇌세포로 유입되는 포도당의 양이 부족해지면서 주변 뉴런과 시냅스가 손상되며, 이 과정이 계속되면 치매로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고 뇌세포의 원활한 포도당 이용에 도움을 주면 치매로의 진행을 중단시킬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이를 교정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또한 당뇨병 환자에서는 치매 발병 위험이 47% 그리고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39% 증가하며, 이 환자들에서는 고혈당증보다는 저혈당증이 치매를 초래하는 직접적인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저혈당증의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우울증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식사와 복약 순응도가 불량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저혈당증으로 인해 신경세포가 손상되며, 이 과정이 반복되면 치매로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고령의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저혈당증 에피소드는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JAMA. 2009;301(15):1565-1572). 독거노인에게 저혈당증 에피소드가 발생하고, 발견이 늦어 시간이 많이 경과해서 병원에 온 경우, 저혈당증성 혼수로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 뇌 전체에 동반된 허혈성 변화는 혈압이나 산소포화도는 정상이기 때문에 저혈당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저혈당증과 치매 사이에는 염증이나 내피세포 기능장애, 비정상적인 혈소판 기능이 매개할 수 있으며, 특히 저혈당증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뇌 부위가 주로 기억력이나 인지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위이기 때문에 치매로 발전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에게 동반된 치매가 알츠하이머성 치매인지 혈관성 치매인지, 치매의 유형을 정확하게 식별하기가 어려우며, 진단을 내려야 한다면 복합성 치매라 할 수 있다.

메트포민은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경구 혈당강하제로서, 래트의 해마(hippocampal dentate gyrus)에서 세포 증식 및 신경아세포 분화를 감소시켜 신경손상 감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GLP-1 유사체도 신경세포 소실을 최소화 하여 알츠하이머병 모델에서 인지기능 감소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PP-4 억제제는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 단백질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sodium–glucose transporter-2의 강력한 이중 억제제로 작용하는 dapagliflozin은 acetylcholinesterase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져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표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혈당강하제는 혈당을 감소시키는 역할과 함께 뇌세포 손상을 억제하거나 예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 가이드라인에서는 75세 이상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엄격한 혈당조절은 권하지 않으며, 환자의 인지기능 상태를 포함한 건강에 따라 목표혈당을 다르게 권고하고 있다.

혈관성 치매의 임상 경과와 치료
뇌졸중이 한번 발생하면 이후 재발할 위험이 매우 높다. 이렇게 뇌졸중이 반복하여 발생하는 다경색 치매는 혈관성 치매의 대표적인 예로, 점진적으로 인지기능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소견을 보인다. 물론 단 한번의 뇌졸중으로 중요부위가 손상되어 발생하는 단일경색 치매도 있다.

문제는 피질하 혈관성 치매(subcortical vascular dementia)이다. 뇌 심부의 소혈관 질환에 의해 매우 서서히 진행되는 치매로, 뇌졸중을 동반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며, 환자는 본인에게 이러한 뇌손상이 있었는지 조차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단계에서는 뇌실주위 극히 일부만 손상된 소견을 보이지만 말기에 이르면 뇌실주위가 모두 손상되어 영상검사에서 정상적인 뇌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 [그림] 피질하 혈관성 치매의 진행에 따른 뇌 영상소견

약물치료는 되도록이면 조기에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증에서 중등증의 알츠하이머병과 복합성 치매에 사용이 허가된 약물로는 donepezil, rivastigmine, galantamine, memantine이 있다. 이 4가지 중 memantine만 NMDA-receptor antagonist이고 나머지 세 약물은 cholinesterase 억제제이다.

문제는 AchE이 뇌를 비롯하여 위장관계와 근육에도 분포하기 때문에 위장관 장애(오심, 구토, 설사 등)나 근육경련, 어지럼증과 같은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에는 반드시 cholinesterase 억제제를 사용해야 하지만, 경도의 인지기능장애에는 acetyl-L-carnitine, choline alfoscerate, nicergoline, oxiracetame과 같은 신경보호제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AchE의 전구체인 choline alfoscerate는 BBB 통과율이 45%로 뇌부위에 고농도로 분포하는 장점을 가진 약물로, choline은 ACh을 공급하여 신경전달체계 조절하고, alfoscerate는 세포막 인지질의 전구체로 손상된 세포막 복구 작용을 한다.

또한 MMSE(mini mental state examination)와 같은 신경과적 검사 없이도 처방할 수 있고, 삭감의 우려가 없으며, 우울증에도 도움을 준다. 실제 사용경험으로, 이전에 acetyl-L-carnitine에는 반응하지 않다가 choline alfoscerate 사용으로 인지기능 개선을 보이는 환자들이 있다. 위약 효과일 수도 있어 choline alfoscerate 대신 소화제를 주거나 잠시 처방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약효를 살펴보았는데, 확실히 choline alfoscerate에만 반응하는 환자들이 있는 것을 보면, 이 약이 치료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조기 치료가 장기적인 예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특히 경도 인지기능장애 환자에게는 한번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뇌신경 손상이 많이 진행된 이후에는 약효가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어떤 약물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치매는 아니지만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환자, 경도의 인지기능장애를 호소하는 환자에게는 choline alfoscerate와 같은 신경보호제를 조기에 적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ASCOMALVA 연구에서도 cholinesterase 억제제인 donepezil 단독요법에 비해 donepezil과 choline alfoscerate의 병용요법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인지기능 저하를 호소하는 외래환자가 있다면, 그리고 이 환자에게 신경학적인 명백한 이상이 있다면 바로 신경과로 진료를 의뢰하고, 명백하게 이상이 없고 경도 인지 장애 정도의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영상 검사나 다른 인지기능검사 없이 뇌 대사기능 개선제 choline alfoscerate 처방을 고려해볼 수 있다.

부작용으로 두통이나 위장관 장애가 동반될 수 있지만 그 빈도는 높지 않으며, 효과는 3개월 정도 사용해보고 평가하며, 3개월 후에도 계속해서 악화된 소견을 보이는 환자는 조기발견 및 치료를 위해 지체 없이 정밀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Discussion>

▲ 좌장: 가톨릭의대 김성래 교수/ 사진= 한국의약통신DB

좌장: 가톨릭의대 김성래
패널: 건국대병원 송기호, 상계백병원 원종철, 한양대구리병원 이창범, 강동경희병원 정인경, 일산백병원 노정현

좌장(김성래): 강연 내용과 관련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시기 바란다.
이창범: 고용량 비타민과 같은 기질이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연자(조광욱): 은행잎 추출물 및 비타민 C와 E같은 항산화제가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인지기능 효과를 나타낸다고 하는데, 모두 입증에는 실패했다. 타우 단백질이나 베타 아밀로이드를 포식하는 면역 치료도 시도되었으나 모두 실패하였으며, 효과가 입증된 약물로는 cholinesterase 억제제가 유일하다.
송기호: 제3형 당뇨병으로 설명하는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하여, 뇌에서 포도당은 인슐린에 상관없이 사용되는 것 아닌가?
연자(조광욱): Nature 논문에 기재된 그림을 보면, 그렇지 않다.
이창범: 제가 학생일 때에는 생화학적으로 뇌나 심장과 같은 주요 신체기관은 인슐린에 의존적이지 않다고 배웠는데, 이제는 완전히 반대로 설명하고 있어 혼란스럽다.
좌장(김성래): 제3형 당뇨병을 뇌에서의 인슐린 저항성으로 설명하니 더욱 그렇다.
송기호: 강연에서 설명하신 Nature 논문에 기재된 그림을 보면, 인슐린에 의해 포도당이 뇌세포로 유입되는 것은 아니었다. 인슐린 경로가 작용한다는 설명이지 인슐린이 포도당을 뇌로 전달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 따라서 인슐린 신호전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연자(조광욱): 논문을 자세히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포도당이 이용되지 못함으로 인해 생성된 부산물이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것 같다.
송기호: 만약 포도당이 증가한다면 PI3K-Akt가 포도당 수송체를 세포막 쪽으로 이동시켜야 하는데, 그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에 다른 경로가 작용하는 것 같다.
정인경: 실제로 세포 자체의 당대사는 기존에 배웠던 지식과 일치하는데, 신경발생 (neurogenesis)에서는 인슐린 수용체 신호전달 기전이 매개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연자(조광욱): 그렇다면 저혈당성 혼수상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원종철: 저혈당증에 장기간 노출되어 뇌 전반에 걸쳐 허혈성 변화가 동반된 것을 저혈당성 혼수라고 하는데, 이전에는 이를 저혈당성 뇌병증(hypoglycemic encephalopathy)이라고 하였다. ‘-pathy’가 시사하는 국소병변이 없기 때문에 이제 이 용어를 더 이상 쓰지 않고 있다.
이창범: 저혈당성 혼수 환자의 뇌 영상은 뇌졸중으로 산소가 공급되지 않았던 환자의 뇌 영상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연자(조광욱): 그래서 저혈당성 혼수 환자는 회복도 더디고 어렵다.
정인경: 저혈당증은 신속하게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알고 있지만 신속하게 치료하더라도 저혈당증이 반복되면 20대 젊은 환자에서도 말이 어눌해지거나 기억력이 감소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마에 급성기 손상 소견이 있는지 정밀하게 살펴보기 위해 fMRI 검사를 실시했는데, 이에 관한 논문들에서 관찰되는 전형적인 손상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다.
연자(조광욱): fMRI의 경우 민감도가 떨어져서 그럴 수 있다.
정인경: 강연에서 고령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에 관한 프랑스 가이드라인을 설명해주셨는데, 우리나라도 이미 2010년부터 진료지침으로 나이, 합병증 상태, 당뇨병 유병 기간 등에 따라 목표혈당을 다르게 권고하고 있다. 특히 노인에 대해서는 별도로 인지기능이나 남은 여명에 따라 느슨한 혈당조절을 권하고 있다.
연자(조광욱): 그렇다면 인지장애 평가도 하는가?
정인경: 검사를 통해 평가를 하는 것은 아니고 인지장애 정도에 따라 개별 치료를 권하는 것이다.
노정현: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65세 이상이면 매년 MMSE나 MOCA 검사를 통해 스크리닝을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지만, 그 동안은 여건이 되지 않아서 못했다. 이제부터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매년 합병증 검사 때 함께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한 검사는 전문간호사가 하기 때문에 내과에서 검사를 진행하지 않고 신경과에서 검사를 받고 오도록 지시를 내릴 수도 있다.
연자(조광욱): 스크리닝 용도로 MMSE를 사용할 수 있지만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검사 내용 중 간단한 덧셈 뺄셈과 그림 그리기 등이 있는데, 문제는 현재 80대 노인의 경우 6∙25 전쟁을 겪으면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신 분들이 많아 글을 읽지 못하거나 간단한 사칙연산을 못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들은 인지기능에 상관없이 결과가 매우 불량하게 나오기 때문에 보다 정밀한 검사를 위해 신경과로 진료의뢰를 하시는 것이 좋다. 또한 MMSE 검사에서는 정상인데 환자가 주관적으로 인지기능장애를 호소하는 경우에는 신경보호제를 사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노정현: MMSE 상으로는 이상이 없는데도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한 환자군이 있다고 하셨는데, 이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은가?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 이외에 다른 판단 근거가 있는가?
연자(조광욱): MMSE가 반드시 필요치는 않고 MCI는 주관적인 호소만으로도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노정현: 약물치료로 인지기능개선과 같은 호전이 있다면 삶의 질 개선과 같은 장점이 분명히 있을 것 같다. 다만 기억력 장애가 다소 있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이때부터 약물치료를 통한 중재를 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치매 진행을 억제하거나 지연시킨다는 것을 입증한 데이터가 있는가?
연자(조광욱): 일단 MCI는 환자 본인 또는 주변 사람들의 인지기능장애 호소를 근거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이렇게 하여 MCI 진단을 받았더라도, 환자들은 모두 대중교통수단으로 내원해서 접수하고 진찰받고 수납 후 약국에서 처방 받은 약을 구매하는 일까지 도움 없이 할 수 있다.
이런 환자들은 MMSE나 MOCA로는 진단이 어렵다. MMSE에서 정상보다 1.5 SD 정도 점수가 낮으면 MCI로 진단하며, 2.0 SD 정도 점수가 낮으면 치매로 진단할 수 있다. 검사 결과를 가지고 우리나라 평균 표준편차(SD) 대비 진단을 내리기 때문에 과연 검사 결과가 MCI와 같은 이상증상을 시사하는지 아니면 일반적인 노령화 증상인지 정확하게 구별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 단계에서 약물치료를 하면 바로 호전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람도 있고, 일시 중단을 해야 약효를 체감할 수 있는 환자들도 있기 때문에 적어도 3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한 후 약효를 평가하는 것이 좋다.
위약효과로 약효를 보이는 환자의 경우 full-dose를 사용하지 않고 저용량을 처방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연 이러한 치료도 치매의 발병을 늦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만 donepezil 단독요법에 비해 donepezil과 choline alfoscerate의 병용요법 시 치매 발병이 지연되었음을 입증한 ASCOMALVA 연구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위약 효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창범: 골다공증 검사처럼 연령대별로 점수 해석에 차이가 있는가?
연자(조광욱): 연령대별, 교육수준별로 한국형 표가 있기 때문에 이 표에 맞춰서 평가하면 된다.
정인경: 일정 점수 이상이면 신경과로 전원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창범: 논의 주제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데, 혹시 알츠하이머병에서 아밀로이드가 잘 침착 되는 부위가 따로 있는가?
연자(조광욱): 아밀로이드 베타와 단백질은 이미 뇌 속에 존재하며,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부산물이기 때문에 이들 물질이 검출되는 곳은 뇌 신경세포가 손상되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에 특정적인 병태생리는 아니며, 외상으로 출혈이 발생한 사람을 사후부검 해보면 다른 부위보다 외상을 입었던 부위에 이들 물질이 많이 축적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강연에서도 설명 드렸지만, 타우 단백질은 미세소관을 지지해주는 철사라고 볼 수 있으며, 노화 때문인지 프리 라디칼 때문인지 그 이유는 모르지만 미세소관을 지지해주는 철사가 풀리고, 대식작용에 의해 떨어져 나온 아밀로이드 베타가 완전히 청소되지 못하면 플라크가 형성되기 때문에 어느 부위에 특별히 잘 침착 되는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면역치료를 통해 이러한 플라크를 없앨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였으나,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해서 결과는 좋지 않았다.
좌장(김성래): 열띤 토론에 참여해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이만 마치겠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