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효능 제품들 다양하게 진열해 고객의 선택 폭 넓혀
동물의약품부터 화장품까지 직접 선별하고 상담에 충실

▲ 조혜숙 인천시 남동구 청솔온누리약국 대표약사/ 사진=유은제 기자

인천 남동구 큰 도로가, 주변에 병원이라곤 길 건너편에 정형외과 한 곳 뿐이지만 청솔온누리약국 조혜숙 약사는 31년째 이 자리에서 동네건강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조 약사는 “약국을 단순히 약을 파는 곳이 아니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과 주민들과의 유대감으로 지금까지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프판매 가능한 진열대 구성
조혜숙 약사는 처방 조제에 의존하기 보다는 일반의약품과 건기식 제품에 신경을 쓰고 있다.

건너편 정형외과는 7년 전에 들어섰으며, 이전까지는 하루 처방전이 10건 정도여서 약국 운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일반의약품과 건기식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조 약사는 “의약분업이 시작될 때 처방 조제를 많이 하겠다고 준비를 했지만 막상 운영하다보니 문전약국이 아니면 처방전을 받기가 어려웠다.”며 “단골손님과 일반약, 건기식, 한약 등을 판매하며 내실을 다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약국에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는 제품들도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는 것도 청솔온누리약국의 특징이다. 밴드와 소독약, 건기식까지 같은 제품군끼리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조 약사는 “매장의 구조에 신경 쓰고 카테고리를 다양화해 진열하여 방문하는 분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약국의 공간이 넓은 만큼 셀프판매가 가능하고 고객의 동선이 이어질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제품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진열했다.

조 약사는 “요즘은 스스로 제품을 찾고 비교해 구매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처음 손님이 들어왔을 때 보이는 곳에 시기별로 제품을 바꿔가며 진열하고 있다.”며 “약국의 대기의자에서도 쉽게 다른 제품들이 눈에 띌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약국의 규모가 크기도 하지만 같은 제품군들의 구성과 폭이 무척 다양하다. 같은 오메가3도 여러 종류가 있어 비교하고 자신에게 맞는 약을 구매할 수 있다.

조 약사는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구매하는 분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을 중시했다.”며 “편의점 시장이 커지는 이유가 24시간 영업도 있지만 생활용품부터 음식까지 다양한 상품들을 팔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충족하듯이, 약국을 방문하시는 분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진열했다.”고 설명했다.

진열대를 살펴보면 눈 영양제와 식염수 등 눈에 대한 제품들이 같이 있어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약국 입구부터 카운터까지 동물의약품과 화장품, 푸룬까지 배치해 처방전을 가져온 환자라도 제품들을 노출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직접 만든 POP도 인상적이다. 꼭 제품명이 아니라 훌쩍훌쩍 코감기, 뱃살은 싫어요 등의 문구로 약의 효능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또한, 용량과 섭취 개월 수, 가격 등이 기재되어 있다.

조혜숙 약사는  “제품을 확실하게 인식시키기 위해 POP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제품의 특징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중심을 뒀다.”며 “각 기능에 해당하는 제품을 환자가 직접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요즘 약국에서 보이지 않는 한약장도 조제실에 함께 마련되어 있다. 약국에서 점점 없어져가는 한약제제를 조 약사는 아직도 놓지 않고 있다.

조혜숙 약사는 “사실 한약 판매가 많지는 않지만 단골손님과 그분들의 소개로 오신 분들이 한약을 지어달라고 하시는 경우가 있다.”며 “판매가 많지 않다고 없애는 것보다 필요한 분들이 있을 때까지는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한약제제도 함께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사진=유은제 기자

직접 사용한 제품들로 신뢰 확보
조혜숙 약사는 제품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진열뿐만 아니라 약사의 선별을 중요시 하고 있다. 동물의약품 판매를 하기 위해서 조 약사는 먼저 강아지를 기르기 시작했다.

“단순히 말만 들어서는 모른다. 직접 견주가 돼 방문하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직접 강아지를 키우면서 주인이 직접 구매해 복용시킬 수 있는 것들로 구비했다.”고 말했다.

화장품 코너에도 화장솜부터 바이오 오일, 선크림 등까지 진열되어 있는데 본인이 직접 선별한 것임을 강조했다.

조 약사는 “미용에 관련된 것은 상담 시 번거롭다고 느낄 수 있다.”며 “환자에게 꼭 맞는 제품을 추천해 주기 위해서는 상담 시간을 충분히 투자하고 제품을 권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충분한 복약상담은 주변의 단골손님을 확보하게 됐고 처방전을 가져와 조제해달라는 손님도 늘었다.

조 약사는 “이곳에 오래 있어서인지 약에 대한 질문과 치료 가능성 등 물어보는 손님이 많다.”며 “약을 단순히 조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요법 등 약사가 제공할 수 있는 정보는 제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자리에서 오래 약국을 운영한 조 약사는 처방이 많거나 손님이 많은 곳으로 옮기라는 사람들의 권유도 있었으나 이전할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처방전을 쫓지 않고 내실을 다짐으로써 단골손님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약사라는 직능이 돈벌이의 수단보다 내가 위치한 자리에서 약국 운영에 충실하며 지역주민과 함께 아쉬움이 없이 삶의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을 추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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