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이 산소와 결합하고 순환돼 조직에 혈액 공급
거풍습 기능 있어 신경통과 신체통증 개선에 도움

소경활혈탕이라는 약이 있습니다. 소경(疎経)과 활혈(活血)을 해주는 약이라는 뜻인데, 특히 좌골신경통에 효과적인 약입니다. 좌골신경통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한 번 짚어보고 갈까요?

▲ [그림 1] 좌골신경의 형태/ 자료 제공=김연흥 약사
▲ [그림 2] 좌골신경통/ 자료 제공=김연흥 약사

좌골 신경의 형태는 ‘그림 1’과 같고 통증은 ‘그림 2’의 붉은 선을 따라 나타나게 됩니다.

▲ [그림 3] 소경활혈탕/ 자료 제공=김연흥 약사

소경활혈탕은 약국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이기도 하고 효과가 좋아서 빈용하기도 하나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쓰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설명서에는 신경통, 근육통, 요통, 관절통 이라고 적혀있어 약사님들이 생각하기에 소경활혈탕의 의미는 한방 진통제 정도가 아닐까? 단정하기도 합니다.

소경활혈탕은 ‘만병회춘’이라는 책에 소개된 처방인데요. 그 내용을 정확하게만 이해하고 사용하면 약사들에게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는 약입니다.

소경활혈탕은 당귀, 천궁, 지황, 백출, 복령, 도인, 작약, 우슬, 위령선, 방기, 가활, 방풍, 용담, 생강, 진피, 백지, 감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말 약 가짓수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각 약제를 묶어서 해석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일단 자주 봐서 익숙한 처방을 먼저 골라내 볼까요? 당귀, 천궁, 작약, 지황 이건 사물탕이네요. 혈허(혈부족)를 개선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으로 혈액이 산소와 잘 결합되고 또 잘 순환되도록 해서 조직에 혈액이 잘 공급되도록 돕는 약이지요.

요즘 개념으로 말하자면 조혈제, 내지는 혈액 순환제 라고 이해를 해야 할까요?

여기에 도인은 계지복령환 등에서 자주 보던 약이죠? 어혈을 없애주는 약입니다.

2. 어혈

사물탕과 도인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소경활혈탕은 어혈을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작용을 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근데 풍습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거죠?

3. 풍습(風濕)

1) 증상
풍과 습이 결합해 일어나는 병증. 주리(腠理)가 성글어 원기(元氣)를 간직하지 못한 데에 비를 맞거나, 낮고 습한 곳에 오래 앉아 있었거나, 물을 너무 많이 마셨거나, 땀이 난 채 찬 바람을 쐬어 태양경(太陽經)이 풍사(風邪)를 감수하고 습사(濕邪)와 상박(相搏)하여 발생함.

상한(傷寒)과 비슷한데 골절이 쑤시고 아파서 펴고 굽히지 못하고, 땀이 나서 몸이 차고, 맥이 침미(沈微)하고, 호흡이 짧고, 소변이 맑고 잘 나오지 않으며, 구갈(口渴)이 나고, 어지러우며, 번열(煩熱)이 있기도 함.

2) 풍사(風邪)와 습사(濕邪)

풍습(風濕)-출처(한국전통지식포탈)

백출, 진피, 복령, 건강은 비위(소화기관)의 기능을 좋게 하고, 습담을 제거하는 약이라고 보면 됩니다. 백출과 복령 등이 있다는 이야기는 소경활혈탕이 담음(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병적 생리활성 물질)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용담을 사용하는데요. 용담 어디서 많이 들어본 본초죠?

방광염에 자주 사용하는 용담사간탕에서 본 적 있는 약입니다. 건위작용과 간 손상을 개선하고 염증을 완화시켜주는 작용이 있는데요. 그런 작용으로 스트레스로 인한 염증성 방광염에 효과가 있는 약입니다. 그럼 소경활혈탕에선 용담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우슬과 함께 쓰여서 허리 아래의 염증을 개선하기 위해서 사용됐다고 이해하면 좋습니다.

따라서 소경활혈탕은 어혈과 수독, 풍습을 제거하는 약이 되는데, 특히 허리 아래 통증을 없애는데 도움이 되는 약입니다.

어혈과 수독으로 혈행에 문제가 생겨서 하지 저림이 오는 경우에 좋은 약이므로 오래된 좌골신경통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피부가 건조하고(혈허), 야간에 통증을 더 느끼며(어혈), 손발이 저리거나 시린 말초신경장애에도 쓰일 수 있는 약으로 기억하면 좋습니다.

저는 팔미지황탕과 소경활혈탕 쌍화탕을 같이 사용하는데, 심한 디스크 환자나, 잘 낫지 않는 요통 환자의 상태를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작약감초탕은 근육통의 초기에 다리가 저리고 쥐가 나는 증상에 사용한다면, 만성화된 환자의 다리 쥐남에는 소경활혈탕의 활혈거어(活血祛瘀) 작용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국에서는 좌골신경통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왔을 때 근육이완제와(저는 작약감초탕이 포함돼 있는 진통제 제품과 자주 병용합니다) 더해서 주면 효과적이고, 장기간 사용하도록 할 경우엔 마그네슘 제품과 더불어 주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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