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수가결정을 위한 협상이 끝이 났다. 왼쪽부터 대한병원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조산협회, 대한치과협회, 대한의사협회 순이다. 대한치과협회와 대한의사협회는 '수가인상률' 간극을 극복하지 못하고 협상을 결렬했다/ 사진= 김이슬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9년 수가결정 협상’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지난 31일 오후 3시부터 자정을 넘긴 1일 새벽 3시까지 무려 12시간에 걸쳐 진행된 내년도 수가협상이 당산 국민건강보험공단 3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치열한 눈치싸움 끝에 이날 총 6개 공급단체 중 4곳(병원, 한방, 약국, 조산원)은 수가협상 계약을 타결했지만 두 곳(의원, 치과)은 ‘결렬’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결정하며 다소 다른 결과물을 얻게 됐다.

극적 타결을 이룬 공급단체도 인상률의 만족도에는 차이를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타결’이라는 목표를 이뤘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협회는 끝내 협상을 결렬하면서 공단과의 ‘수가 인상률’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추가 소요재정 9,758억…평균 2.37% 인상

▲ 2019년 수가협상 결과/ 자료=국민건강보험 공단의 발표를 토대로 한국의약통신이 재구성

이번 2019년도 평균인상률은 2,37%이며, 추가 소요재정 9,758억 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의료물가 상승, 진료비 증가율 감소 등을 감안하여 전년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결정됐다는 것이 건보공단의 설명이다. 
 
유형별 인상률은 병원 2.1%, 의원 2.7%, 치과 2.1%, 한방 3.0%, 약국 3.2% 조산원 3.7%, 보건기관 2.8%였다.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장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이번 수가협상은 건보 재정 7년 흑자 및 총 20.8조에 달하는 누적 흑자를 둘러싸고 공급자의 높은 기대치와 가입자의 재정악화 우려가 충돌하여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급자들은 비급여 수입 축소로 인해 요양기관의 경영 악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요양기관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고 호소했다.”면서 “이에 공단은 연구용역 결과에 기반 해 의료물가, 소비자물가 지수 등 요양기관의 비용 증가를 반영하되, 재정상황 및 국민 부담 능력 등을 고려해 협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의협·치협, 우려가 사실로… 도장 안 찍었다
한편 이날 수가협상에서는 무려 의협과 치협 두 곳이 ‘협상 결렬’ 결정을 내렸다. 

건보공단 측은 최종 협상에서 의협에 2.8%, 치협에는 2.0%를 제시했다. 7.5%의 수가 인상률을 제시한 의협과 상답한 갭이 느껴진다.

의협 방상혁 부회장은 불쾌한 심경을 어김없이 드러냈다.

방 부회장은 “건보공단이 2.8%의 수치를 제시했다. 협상이아니라 마치 구걸하는 것 같다. 국민의 생명권과 국민의 건강권을 구걸하는 협상이라니 협상 같지도 않은 협상”이라며 “대통령의 말이 거짓인지 아니면 복지부와 공단이 대통령의 말을 어기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강청희 이사는 “의협이 정치적 성향이나 다른 액션에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응하면서 진전을 이뤘지만, 마지막 제시 수치에 격차를 좁히지 못해 아쉽다.”면서 “하지만 협상 과정 자체를 자꾸만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은 실망스럽다.”고 선을 그었다.

치협 역시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심경이라며 서운함을 과감히 토로했다. 치협은 건보공단으로부터 지난해보다 0.7% 낮은 2.1%의 수가인상률을 최종수치로 제시받았다.

치협 마경화 부회장에 따르면 그는 이번이 13번째 수가협상 참여자다. 그러나 올해처럼 ‘짠’수가협상은 없었다는 전언이다.

마 부회장은 “정부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보조를 맞춰간 결과가 참담하다니 정책적인 배려가 전혀 없다.”며 “13번째 참가하는데 이렇게 숫자가 움직이지 않는 경우는 처음이다. 협상이 진행되면서 겨우 0.1% 올라가 너무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건보공단 강청희 이사는 “공단 입장에서는 연구용역결과에 따라서 등위와 격차가 정해지기 때문에 성실히 그 부분을 반영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결국 승자는 ‘대화’ 가능성 연 ‘병협’
병협은 2019년에 올해 보다 0.4% 오른 2.1% 인상된 수가를 적용받게 된다.

인상 비율만으로 따졌을 때 타 공급단체와 비교해 가장 낮은 비율로 보이지만 이번 소요재정의 절반에 가까운 4,700억 원이 투입되기 때문에 최후의 승자는 ‘병협’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대한약사회는 최종적으로 3.2%에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조산원을 제외한 타 공급단체 중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또한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조산협회 역시 협상체결에 성공해 전년보다 높은 3.0% 이상의 인상률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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