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대한약사회관에서 제64회 정기대의원총회가 개최됐다./ 사진=한국의약통신 DB

내홍과 갈등으로 유보됐던 대한약사회 대의원총회가 우여곡절 끝에 열렸지만 연달아 제출된 긴급동의안으로 깊은 갈등 구조를 보였다.

대한약사회(회장 조찬휘)는 9일 오후 2시 서울 대한약사회관에서 2018년도 제64회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 문재빈 총회장의장/ 사진한국의약통신 DB

문재빈 총회의장은 “파행에 빠질 수 있었던 총회가 열릴 수 있었고 정상적인 정관에 따라 총회가 개최되게 됐다.”며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주장하는 것도 다르지만 서로 상호 신뢰가 중요하고 약속한 절차와 법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 대의원총회는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약사사회의 미래가 논의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사업과 예산이 한창 집행되어야 하는 시기에 총회가 열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총회를 시작했다.

▲ 조찬휘 회장/ 사진=한국의약통신 DB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그간 우여곡절을 겪긴 했었지만 이는 약사사회의 발전을 위한 진통으로써 더욱 진일보한 대한약사회를 낳기 위한 산고로 기억될 것이다. 생각과 이해가 다름으로 해서 벌어지는 마찰음은 일견 갈등으로 보일지 모르나, 생산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필연의 산물”이라며, “집행부의 활동을 견제하고 회무역량을 증대시키기 위한 다양한 제언과 질타는 결국 약사회가 회원을 위한 조직으로서 그 사명을 잊지 않도록 하려는 채찍인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대 현안인 수가협상이 5월11일부터 시작된다. 수가협상이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며, “문재인 케어 등 새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대비와 협조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남은 임기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약사사회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본격적인 총회 시작에 앞서 박규동 대의원의 ‘문재빈 총회의장 자격 심의’에 대한 긴급동의안이 제출됐다(5월 9일자).

조찬휘 회장이 “문재빈 총회의장을 1심 법원 판결 전까지 문제 삼지 않으며 총회의장으로서 인정한다.”는 발언과 “회장이 총회의장을 인정 한 것으로 해결된 것이 아니냐”는 옥태석 대의원의 의견에 따라 문재빈 총회의장 자격 심의는 해결됐다.

2017년도 세입·세출안이 심의되면서 특별회비 징수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환자의약품안전관리본부, 약바로쓰기운동본부 등 특별회비를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의원은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 걷는 것이 특별회비다.”라며 “조찬휘 집행부가 들어서고 특별회비를 준회비화 해서 걷고 있다. 환자의약품안전관리본부도 의결과 논의 없이 만들고 회비를 걷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종환 서울시약사회장은 "약사미래발전연구원, 환자의약품안전관리본부도 정관에 없다."며 "규정을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것은 반대하지 않으나, 약사회 이월금 6억 3000만원이나 되는데 특별성금을 걷는 게 옳은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약바로쓰기운동본부와 환자의약품안전관리본부는 조직에 대한 정관개정안을 서면으로 처리하기로 결정됐다.

이후 다시 긴급동의안이 올라왔다. ‘신성숙 윤리위원장에 대한 이사 및 상임이사 해임’을 두고 집행부와 대의원들의 갈등이 빚어졌다.

전웅철 대의원은 “약사회 정관 및 규정은 제쳐두고 오직 외부 법률 자문으로 약사회에 혼란을 일으켰다.”며 “신성숙 윤리위원장 해임에 대해 45명의 서명을 받아 긴급동의안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전웅철 대의원은 “총회 파행을 불러일으킨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주장과 집행부는 “한사람을 몰아가 죽이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고성이 오가자 대의원 중 한명은 “서울시약사회와 대한약사회가 패싸움을 하는 것 같다. 누구를 잡자고 하는 것이냐. 1, 2층이 잘하는 짓이다.”라며 비난했다.

▲ '신성숙 윤리위원장 해임'에 대한 긴급동의안을 두고 의원장들과 조찬휘 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유은제 기자

신성숙 위원장 해임에 대해 거수투표로 안건 심의 후 논의하자고 정해졌으나, 오후 6시가 넘어서 지방대의원들이 자리를 비우고 출석대의원 224명중 112명이 있어야 안건이 통과되는데 73명만이 총회에 남아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폐기됐다.

신성숙 위원장은 “정관에 맞게 일했고 여기서 윤리위원장 해임 할 수 없다. 그리고 소신껏 했고 누가 미워서 한 것이 아니다.”라며 “8개월간 벌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전례가 되기 때문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돈을 주고받지 않는 선거를 위해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남은 일을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 오후6시가 넘어서자 대부분의 대의원들이 자리를 비워 정족수 부족으로 긴급동의안이 폐기됐다./ 사진=유은제 기자

이어 ‘대의원총회 산하 선거관리규정개선특별위원회 구성’ 안건이 건의됐다. 조찬휘 회장은 “시간이 촉박해 특위를 만들고 진행하기 힘들다.”라며 “의장단과 만나 개정안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좌석훈 대의원은 “공청회에서 건의된 안건이 하나라도 반영된 것이 있냐”며 “총회 산하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문재빈 의장은 “직선제 선거 시, 시간이 촉박했으나 1, 2달만에 만들 수 있었다.”며 “선거개선 특위는 어느정도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아 지금에도 충분히 가능 한 일”이라고 총회 산하 선거관리 특위에 힘을 실었다.

이것 또한, 조찬휘 회장의 동의로 총회의장과 대의원들, 집행부가 함께 협의해 개정안을 조율하기로 했다.

이날 총회 심의 안건들은 상정됐으며, 기타 안건으로는 ▲약정원 특별감사 ▲특별회비 징수 정관개정이 상정됐다.

▲ 편의점약 판매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가 열렸다./ 사진=한국의약통신 DB

또, 대의원들은 편의점약 판매 저지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대의원들은 “국민들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한다는 미명하에 편의점 판매약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의약품 안전성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특히 아세트아미노펜 서방형제제가 유럽에서 퇴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판매를 유지하고, 타이레놀을 계속해서 편의점에서 판매토록 하는 등 의약품 안전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시각은 의약품 전문가로서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의원들은 ▲편의점 판매약 확대계획을 즉각 철회 ▲편의점약 판매 허용시간을 심야시간으로 제한 ▲공공 심야약국과 약국-의원 연계 당번제도를 전면 시행 ▲타이레놀을 편의점 판매약에서 즉각 제외를 주장했다.

한편, 총회에서 약사회 공헌한 이들에게 상을 수여했으며 수상자는 ▲보건복지부장관표창: 정남일, 최광훈, 박정래, 정영숙, 안혜란 ▲식품의약품안전처장표창: 최재원, 서용훈, 강원호, 공영애, 강의석, 김영희, 한봉길, 이상민, 김상찬, 변상은 ▲대한약사금장: 김춘홍, 배정명, 선우영환, 정명숙, 조근식 ▲약연상: 이인석, 김수경, 이태식, 한형국, 좌석훈 ▲자랑스러운대한약사대상: 김행소, 이희영, 임진형, 장우성, 조태연 대한약사회장표창: 신용종, 김예지, 노진희, 박종명, 윤중식, 김인호, 박채규, 이해태, 윤애란, 백승준, 김동균, 윤후원, 배선희, 손병로, 김보원, 손현우, 조수옥, 신희관, 신성이, 최재성, 박준형, 오지윤, 김가희, 함기인, 이재연, 김현진이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