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선별에서 진열까지 환자 눈높이 맞춰 직접 설계
소아과약국, 아이와 어머니 중심으로 제품 구색 갖춰

한 조사에 따르면 약사 스스로 약사의 덕목으로 환자와의 친근함, 공감 능력과 커뮤니케이션을 중요 요소로 뽑았다고 한다.

▲ 김병주 참약사약국 대표약사, 참약사육성협동조합 대표/ 사진=유은제 기자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서 참약사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김병주 약사는 약국에 방문하는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인테리어를 꾸미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어느 것 하나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들이 없다고 한다. 진열대 제품과 소품까지 그냥 놓지 않았다.

제품 선택부터 진열까지 직접 연구
처음 약국 문을 들어서면 ‘약국이 아닌가?’라는 느낌이 든다. 넓은 평수의 약국은 반은 약국의 모습으로 나머지 반은 드럭스토어 형태를 갖추고 있어 그 화려함과 세심한 진열에 매력을 느낀다.

일반 드럭스토어에서 제품은 팔지만 제품에 대해 상담해주는 사람이 없는 현실에 불만을 느낀 김병주 약사는 약사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김 약사는 “일반적 인식이 코스메틱과 약국은 멀다고 생각한다. 그런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약국을 확장하면서 제대로 된 드럭스토어 형태를 갖추고자 했다.”며 “유럽이나 미국의 드럭스토어처럼 셀프 메디케이션이 가능하도록 공간을 분리해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이 찾아와서 약의 조제와 복약상담을 하는 공간과 드럭스토어 형태로 소비자가 직접 제품들을 구경하며 비교하는 공간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으며 그 공간의 용도에 따라 진열과 인테리어 구성 등 모두 다르다.

먼저, 환자들이 조제를 위해 기다리는 공간 한켠에 자동차 장난감이 눈에 띈다. 김병주 약사의 아들이 타고 놀았던 자동차를 약국에 가져다 놓은 것이다.

김 약사는 “소아과 환자들이 많고 아기들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오면 지쳐 칭얼대고 어머님들도 같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약을 조제하고 복약상담을 하는 동안 아기가 놀 수 있도록 배치해 뒀다.”고 설명했다. 

▲ 직접 음료장을 만들어 보관해 놓고 깔끔해 보이도록 블라인드를 설치했다./ 사진=유은제 기자

소아가 환자가 많은 만큼 오픈매대와 주로 음료를 보관하는 진열대 밑 부분도 과감하게 포기했다. 김 약사는 “아이들이 뛰거나 장난칠 때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안전을 위해 오픈매대를 치웠다.”며 “유아의 시선이 쉽게 가는 곳이 진열대 밑인 만큼 밑에 아이들 제품으로 진열하고, 음료는 직접 음료장을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쪽에는 책들이 놓인 진열대와 약사 면허증, 학위, 임명장 등이 진열된 것도 기존의 약국과 다르다. 김 약사는 “병원 의사는 원장의 이력을 홍보하는 것들이 많은데 약국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약사의 이력을 홍보하고 이를 통해 환자의 신뢰를 얻고자 했다.”며 “옆에는 약사가 지은 책부터 건강, 약에 관한 서적들을 진열해 방문하는 분들 누구나 볼 수 있고 대여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사진=유은제 기자

카운터에는 태블릿 PC를 배치했다. 약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환자에게 보여주고, 의약과 질환정보와 약에 대한 성분을 비교하도록 마련한 것이다.

또, OTC만 사더라도 약력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환자들을 관리하고 있다.

김 약사는 “어르신이나 바쁜 회사원의 경우 자신의 복용하는 약이 무슨 약인지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며 “구매한 약의 정보와 주기적인 영양제 교체와 환자에게 맞는 약의 추천을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하기에 거부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환자들도 편리해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반대편 드럭스토어 공간은 약 이외에 다양한 제품을 진열하고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 직접 유통해 판매하는 제품들/ 사진=유은제 기자

특히, 진열대는 Cosmeceutical, Health, Atopy&kids, Recommend, Medical gift, LAB으로 분류해 더블유스토어 가맹을 통해 유통 받은 화장품과 김 약사가 선별한 제품들이 있다.

가맹을 통한 유통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김병주 약사는 직접 제품을 선별하고 논문 등 자료를 수집해 신뢰 있는 제품들로 직접 유통까지 거래해 들여다 놓은 것이다.

그 반대편에는 마스크와 보호대가 진열되어 있다. 사이즈와 재질 등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 실제 제품을 직접 걸어두어 직접 만져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약사는 “소아의 경우 얼굴에 잘 맞아야 해 직접 사이즈를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구매자가 스스로 제품을 비교하면서 살 때 약사는 그만큼 복약상담에 시간을 늘릴 수 있으며 소비자도 만족스러운 구매가 이루어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마스크는 구매자들의 키와 방한, 황사 등 용도에 맞춰 흰색과 색깔이 들어간 것을 분류해 진열했다. 보호대는 신체구성에 맞게 손과 팔목, 발 순으로 배열했다.

참약사 되기 위해 노력하는 참약사약국장
“제가 참약사이기 때문에 참약사약국이 아니라 약국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어 참약사가 되기 위해 그만큼 계속해 노력하고 개발하자는 의미입니다.” 김병주 약사는 참약사약국의 이름에 대해 말했다.

참약사육성협동조합 대표로 있는 그는 약사의 입지와 방향성에 대해 항상 고민한다. 김 약사는 “2013년, 4년제 약대를 졸업한 젊은 약사들이 교육의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서 모인 것이 계기”라며 “현장의 어려움이 있는데도 마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교육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책의 발행과 강의 등을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약국을 운영하며 협동조합을 이끄는 것이 쉽지 않지만 김 약사는 참약사육성협동조합이 약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김 약사는 "올해는 공개적으로 회원들을 모집해 확대할 예정”이라며 “약국 현장 가이드라인 서적 출판으로 약사의 입지를 확대되고, 국민과 소통하며 의약품 사용 안전 감시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주 약사는 "The Good Pharmacist라는 책이 있는데 미국의 여러 의료인들의 정의와 덕목,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 Good Pharmacist라는 단어를 우리말로 바꾸자면 참약사가 된다. 그 참약사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다."며 앞으로도 진정한 참약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은 무모해보일 수 있는 도전들이 좋은 사례로 남겨져 다른 약사님들이나 후배 약사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약국의 매약이나 처방조제 중심으로 환자를 대하기보다 새로운 시도로 환자들을 만족시키고 이것이 약국, 약사들도 무궁무진한 발전의 기회가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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