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요로결석 치료제 개발 등 오리지널로 승부
실수 책임 묻기 전에 ‘도전’ 강조…세계시장 진출 초읽기

한국팜비오의 성장세가 무섭다. 매출액만 봤을 때 2013년 392억, 2014년 518억, 2016년 648억, 2017년 730억으로 매년 100억씩 늘어가고 있다. 내년에는 천억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더 중요한 것은 영업이익이다. 같은 기간 83억, 79억, 100억, 134억, 108억으로 매년 영업이익률 20%를 넘기며, 비상장제약사의 영업이익률로는 꾸준히 세 손가락 안에 꼽히고 있다.

▲ 남봉길 회장/ 사진=정지은 기자

그 중심에는 의약품 개발과 인허가는 물론 마케팅과 광고, 수출입까지 전 과정을 50년 넘게 발로 뛴 남봉길 회장이 있다.

성균관대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국내외 제약사를 거쳐 한국팜비오를 설립하고 키워낸 남 회장.

그는 “제 자신은 물론 직원들에게도 최우선 가치로 ‘도전’을 이야기합니다. 실수의 책임을 묻기보다는 도전의 발판으로 삼아야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라며 “지금까지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하며 계속적으로 도전하려고 합니다. 한국팜비오의 도전은 계속될 테니까요.”라고 웃음을 보였다.

약사 출신, 제약사 경험 살려 ‘제품 개발’ 중점
한국팜비오는 1999년 설립됐다.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하고 한국베링거인겔하임, 광동제약 등에서 제품 개발과 연구, 인허가, 광고와 마케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던 남 회장은 50세가 넘은 나이에 창업을 결심했다. 국내 제약 산업에 대한 애정과 오랜 노하우가 ‘한국팜비오’로 이어진 것이다.

창업 당시 상황은 좋지 않았다. IMF의 여파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남 회장은 창업한 해에 국내 최초의 요로결석 치료제 ‘유로시트라’를 개발, 특허를 취득하고 췌장염과 담석증, 진통제, 전립선 비대증 등으로 꾸준히 그 영역을 넓혀갔다.

현재 한국팜비오는 췌장 질환 치료제 ‘노자임’, 무력증 치료제 ‘스티몰’, 담석증 치료제 ‘로와콜’, 주사진통제 ‘아큐판’,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쏘메토’ 등의 주력 품목을 가지고 24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중견제약사로 성장했다.

또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본사 외에 충북 충주에 GMP 신공장을, 경기도 성남에 바이오연구소와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전과 전주, 광주, 강원, 대구, 부산, 제주 등 전국 8개 영업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 한국팜비오 소개/ 자료=한국의약통신 DB

성장의 주요한 원인은 제품력이다. 한국팜비오는 60여 가지 품목 중 20여 가지가 오리지널 제품이다. 매출액과 함께 꾸준히 늘어가고 있는 R&D 비용이 이를 증명한다. 2013년 한국팜비오의 R&D 비용은 20억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만 60억이 지출됐다. 올해는 70억 가량의 R&D 비용을 예상하고 있다.

▲ 한국팜비오 매출과 R&D 비용 추이/ 자료=한국의약통신 DB

남 회장은 “제약회사를 운영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력”이라며 “매년 한두 가지 신제품을 출시하며 처방의들의 신뢰를 얻어왔던 한국팜비오는 오리지널 제품을 다양하게 갖고 있기 때문에 성장률도 빠르고 직원들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사원 중에서는 환자 보호자들로부터 ‘좋은 약을 만들어 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밥을 사주시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라며 "올해만 해도 항암제와 진통제 등 4가지 품목의 신제품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 한국팜비오 남봉길 회장은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5회 상공의 날’에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사진=한국의약통신DB

이런 공로를 인정 받아 남 회장은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5회 상공의 날’에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R&D 확대와 해외 시장 진출 주력
내년에 창업 20주년을 앞둔 한국팜비오는 최근에는 R&D 확대와 더불어 해외시장 개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 한국팜비오의 주요 품목. 왼쪽부터 요로결석 치료제 ‘유로시트라정’과 액제 대장내시경 하제 ‘피코솔루션’/ 사진=한국의약통신 DB

특히 지난해 말 미국 FDA에서 승인을 받은 장세정제 ‘피코솔루션’은 해외시장 진출의 효자 제품이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의 액제 대장내시경 하제로, 본래 가루약을 4리터의 물에 타서 먹어야 했던 불편함을 개선해 340ml만 복용하면 되도록 했다.

지난 2014년 개발돼 2016년 다국적제약사 페링에 기술수출을 성공, 계약금만 300만달러를 받았다. 올해 2월부터 판매가 시작됐고, 러닝 로열티가 지급되
고 있는 상황이다.

남 회장은 “우선 내년 매출 천억을 넘어 장기적으로 3천억, 5천억, 1조원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R&D를 확대하고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 충주 2공장은 EU GMP 승인을 준비 중에 있다./ 사진=한국의약통신 DB

성장의 바탕 ‘도전 정신’…직원들 실패는 내 책임
남 회장은 이러한 성장의 바탕에 ‘도전정신’이 있다고 말했다. 실수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것도 남 회장의 방침이다. 감정적인 질책이 도전에 대한 사원들의 열정을 해칠 수 있기 때문.

남 회장은 “오늘 아침에도 직원들에게 말했지만, 도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실수해도 크게 책임을 묻지 않아요. 최종결정권자인 내게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죠.”라며 “중요한 것은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실수를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 도전을 멈추지 말라고 항상 임원들에게 강조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정직과 질서, 성실’도 그가 회사를 경영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들이다. 직원을 채용할 때도 그는 ‘실력보다는 인성’을 중요시한다. 기본에 충실해야 더 큰 발전으로 나아 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장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직원들과 1:1 혹은 팀별로 자주 식사 자리를 마련해 일상을 공유하려고 한다는 그는 “제가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수직적인 조직문화와 파벌 형성 등에 이골이 나서, 창업을 하면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가까이에서 듣는 리더가 되고 싶었습니다.”라며 “최근에는 공장에 넷째를 낳은 간부가 있어서 직접 금일봉을 주면서 격려했어요. 해마다 우수 직원을 선발해 가족들과 함께 해외여행도 보내주고 있는데, 창립 20주년인 내년에는 더 많은 것들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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