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약국’에서 벗어나는 日 약국들

[제362호] 김이슬 기자l승인2018.04.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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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위주로 생각한 상담 및 서비스 내실화 주력
고령화에 따른 개호·복지 특화된 약국 속속 등장

▲ 파코스체인약국 요가 3초메점은 간판 없이 작은 표지판만 놓여 있다./ 사진=김이슬 기자

일본의 약국은 단순히 약을 조제하는 기관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지역의료의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파코스체인약국 요가 3초메점은 항암제 조제를 취급하는 무균조제실을 보유한 조제전문약국으로 재택의료 환자를 대상으로 개호·복지에 특화된 약국이다.

또 코코카라파인약국 야에스점과 시라가네다이점은 드럭스토어와 조제사업을 주축으로 폭 넓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드럭스토어형 조제전문약국으로 일반적인 편의·가격 지향의 드럭스토어형 조제전문약국과 차별화를 둔 점이 새롭다.    

‘파코스체인 약국’에 간판이 없는 이유

▲ 파코스체인약국 본사 직원 나카토미씨(왼쪽)와 사토 약국장(오른쪽)이 세미나실에서 약국과 재택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이슬 기자

서울시약사회 분회장이 방문한 조제전문약국인 ‘파코스약국’은 병원 하나 없는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시간이 갈수록 처방전 의존도에 따라 병원이 있는 곳으로 몰리는 우리나라 약국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심지어 간판도 없이 그저 문 앞에 작은 표지판 하나 놓여있을 뿐이다.

이유는 파코스약국은 외래 환자 중심이 아닌 재택·개호에 특화된 재택의료를 받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제전문약국이기 때문.

이 모습을 본 한국의 분회장은 “대단한 자신감이다. 간판은 매출과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눈에 띄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무리 조제전문약국이라지만 일반의약품과 건강보조식품을 취급하고 있는 약국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일본 정부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의료비 절감을 위해 약국을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의 ‘보건’ 분야는 물론 고령자의 생활을 제대로 지원하는 ‘개호·복지’분야까지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전문가들은 약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정부의 정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상황.

파코스약국 체인은 고령화에 대비해 건강과 질병, 의약품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성을 제공하고 있다.

전국에 225개의 약국을 갖고 있는 파코스체인 약국은 10년 전 재택개호지원 사업을 시작으로 요양시설과 환자의 자택을 방문하면서 재택의료를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는 요양시설의 400명의 환자와 개인 주택 환자 60명을 돌보고 있다.

파코스약국은 재택의료 시 의사와 함께 동행 하면서 시설에 근무하는 간호사·사회복지사 등과 정보를 공유하고 환자 위주로 생각한 서비스의 내실화에 주력하고 있다.

파코스체인약국 요가 3초메점 사토 약국장은 “동행하는 행위는 수가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직종과 제휴하면서 환자를 자신답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특히 요양시설에는 고령자가 많기 때문에 조제약 봉투는 한 곳에 넣어서 제공하고 세트로 조제하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재택의료 환자의 편의를 위해 요일과 시간(아침·점심·저녁)으로 나눈 시간표를 만들어 의약품 복용 상황을 체크한다. 고령자의 경우 이러한 시간표로 간단히 복용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부연했다.

자택에서 재택의료를 받는 경우의 환자는 암 말기 환자 등 중증도 환자가 대부분이다.

사토 약국장에 따르면 이때 환자를 위해 의료 마약을 공급하는 경우가 많지만 앰플 그대로 전달하는 일은 없으며, 펌프카세트에 주입하거나 환자가 조절할 수 있는 펌프를 무균실에서 조제해 의사·간호사와 함께 동행해서 치료를 돕는다.

▲ 1 파코스체인약국 요가 3초메점은 무균실을 보유하고 있다. 2 무균실 안에 감염을 막기 위한 무균복이 걸려있다. 3 재택의료 환자를 위해 요일과 시간(아침·점심·저녁)으로 나눠 의약품 복용 체크를 하고 있다./ 사진=김이슬 기자

파코스체인은 전국에 10개의 무균실 보유 약국이 있는데, 개호사업과 함께 병설되어 있는 곳은 단 5곳으로 요가 3초메점이 이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무균조제실은 설치비용이 매우 고가로 일반 약국에서는 도입이 어렵다. 그러나 무균제제가 필요한 환자를 대응하기 위해 무균실을 설치하면서 지역의 다른 약국에서도 항암제 조제 의뢰를 받아 지역 약국의 지원약국 역할을 수행 중이다.

사토 약국장은 “언뜻 병원약국과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지역 주민의 주거지에서 가까운 밀착형 약국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보통 일주일에 4명에게 항암제를 조제한다.”고 말했다.

위치·고객 니즈 고려한 배열 및 POP 눈길
지역 밀착형 ‘건강서포트약국’ 목표 위한 증진

 
일본 전국의 80%가 넘는 지역에 약 1,300개 점포를 갖고 있는 코코카라파인약국은 드럭스토어사업과 조제사업을 주축으로 개호, 조제 등 건강 관련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약국이다.

그 중 서울시약사회 분회장단이 방문한 코코카라파인 야에스점은 오피스가 밀집한 도쿄역 지하상가에 위치해 있으며, 방문객의 대부분은 여성이다.

그래서 주 고객의 동선과 시선을 최대한 고려해 여성용품과 화장품 코너를 크게 배치한 것은 물론, 가방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사이즈의 여성용품으로 배치한 것이 눈에 띈다.

▲ 계산 후 여성에게는 검정색 봉지를 제공해 내용물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사진=김이슬 기자

특히 계산 후 남자와 여자에게 각각 다른 색깔의 봉투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여성에게는 속이 비치지 않는 봉투를 제공해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센스가 돋보였다.


드럭스토어 옆에는 조제실이 위치해 있다.

이곳은 1,700개의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50~60건의 처방전을 받고 있다. 위치상 비교적 적은 양의 처방전을 받고 있지만 그만큼 환자와 일대일 상담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문성 높은 정보제공이 가능하다.

반면 주택가에 위치한 시라가네다이점은 다양한 샘플을 활용한 진열과 커다란 POP가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확인이 어려운 기저귀를 직접 만져볼 수 있게 하여 구매를 유도하는가 하면 계절에 따른 상품 진열을 고려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것이 바로 단독형 매대.

코코카라파인 인사부 소속 하다 약사는 “봄에 화분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고객들이 들어오는 위치에 매대를 설치해 계절별 상품을 진열한다. POP도 함께 전시해 고객의 구매 유도를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드럭스토어 옆에 자리한 시라가네다이점 조제실의 한 달 처방건수는 1,500건 정도다. 특히 이곳은 보건소의 허락이 필요한 혈당검사가 가능하며,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상담공간은 칸막이가 쳐져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라가네다이점은 정직원 약사 3명, 파트 3명, 판매사 3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조제는 공휴일에 쉬지만 드럭스토어는 365일 연중휴무로 운영되고 있다.

하다 약사는 “코코카라파인은 지역밀착형 ‘건강서포트약국’을 목표로 조제약국 사업에 특히 주력하고 있다. 환자에게 복약지도와 대화를 통한 정보제공의 질을 높이기 위해 풍부한 약사 수를 확보하고 교육·연수 시스템의 내실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방문이 어려운 환자를 위한 재택 복약지도를 실시하는 등 서비스 내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 1 코코카라파인 시라가네점 외부 전경사진 2 고객이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기저귀 샘플을 전개하고 있다. 3 화분증 관련 상품을 POP를 활용해 입구 전면에 홍보하고 있다. 4 개인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상담창구는 칸막이가 쳐져있다./ 사진=김이슬 기자
김이슬 기자  medi@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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