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은 섭취된 영양소 인체에 동화반응(anabolism) 시킨다
인슐린, 혈당 낮추기 위한 분비 아닌 동화작용에 의해 혈당 떨어지는 것

▲ [그림 1] 포도당 대사와 호르몬/ 자료 제공=신창우 약사

포도당은 acetyl-CoA를 거쳐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인체에 필요한 유기물(cholesterol, ribose 등)로 전환되기도 한다. 항상 혈중에 존재하고, 포도당을 유지하기 위해서 인슐린과 아드레날린, 코티솔 등 호르몬이 관여를 한다.

혈중 포도당의 이상이 나타나는 것을 고혈당(hyperglycemia)과 저혈당(hypoglycemia)로 나누어 볼 수 있고, 인슐린의 작용에 문제가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인슐린 작용이 저하된 대사 상태를 포도당 불내성(glucose intolerance) 또는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으로 해석을 한다.

인슐린 저항성은 흔히 말하는 대사증후군(metabolic disorder)인 고혈압, 당뇨, 비만, 이상지질혈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사증후군의 다른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티솔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생명에서 일어나는 모든 반응은 이유가 존재한다. 혈중 포도당이 증가하면 인슐린의 분비가 시작되고, 외부의 자극은 아드레날린과 코티솔을 분비시킨다.

인슐린은 혈중 포도당을 낮추고, 아드레날린과 코티솔은 혈중 포도당을 증가시킨다. 인슐린은 동화반응(anabolism)을 자극하고, 아드레날린과 코티솔은 이화반응(catabolism)을 증가시킨다.

인슐린의 작용에 문제(인슐린 저항성)가 나타나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거나 인슐린을 직접 주사하기도 한다. 아드레날린 분비로 인한 이상반응에는 수용체에 작용하는 길항제(antagonist)및 작용제(agonist)를 사용한다.

약물의 투약으로 질병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도 하고, 질병에 의해서 나타나는 많은 합병증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합병증이 나타나고, 무엇보다 약이 계속 증가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1. 약사와 생명
약사는 환자에게 약물의 투약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자이다. 그렇기에 약사는 약물이 생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과 잘못된 생명반응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

또, 약사는 생명에 대한 경외(敬畏)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구상에 가장 늦게 출현한 생명인 현생 인류조차 20만년이 넘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이 문명을 만들었고, 문명이 생명에 새로운 희망을 준다. 하지만 생명이 문명을 만들었지 문명이 생명을 만들지는 못한다. 인간이 만든 문명이 생명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생명을 바꿀 수는 없다.

생명은 삶과 죽음 그리고 번식을 통해서 존재하였지 영원한 삶을 가지고 있지 않다. 문명이 아무리 발전하여도 생명이 가지고 있는 존재의 법칙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생명이 가지고 있는 존재의 법칙에 따를 뿐 어떤 생명반응도 바꿀 수 없고, 바꾸는 것도 아니다.

▲ [그림 2] 약사와 생명/ 자료 제공=신창우 약사

1) 모든 것은 그럴 수 있으며,
생명은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태어났으니까 살아왔을 뿐이다. 태어난 환경에, 태어난 유전자에 그저 살기 위해서 반응하며 그렇게 살아왔다.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도 환경에 반응했을 뿐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한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했을 뿐이다.

2) 생명은 할 수 있다.
생명의 놀라운 능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하였다는 것이다. 지금 어떤 질병이 있든지 생명 안에는 그 질병을 이겨낼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 긴 시간을 존재하였던 것이다.

3) 약사는 생명을 향하며,
약사는 생명에 대한 경외와 존경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생명의 고단함(생존하기 위한)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4) 약사의 위로는 생명과 함께 한다.
인간이 하는 그 어떤 치료(수술, 약물...)도 과정일 뿐이다. 질병이 낫는 것은 생명 스스로 움직일 때 가능하다. 약사는 생명에 “할 수 있다”는 것과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이것을 통해서 생명은 스스로 일어날 것이다.

2. 보고 싶은 대로 보지 말고, 보이는 대로 보라

약을 투약한다는 것은 생명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서이다. 인슐린과 혈당강하제는 당뇨병 환자에게 고통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또, 당뇨병은 과도한 음식섭취와 운동부족 등 생활습관에 문제(물론 유전적 요인도 작용한다)가 있어서 나타나는 것으로, 당뇨병이 걸린 환자들이 음식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늘려 당뇨병을 극복하려고 하지만 당뇨를 관리하는 것조차 힘든 경우가 많다.

이것을 해석하기 위해서 나온 말이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다. 즉, 생명이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으니 혈당은 높은 상태를 지속하고, 생명은 포도당을 활용하지 못해서 많은 피로와 시간이 흐르면 혈관에 이상이 발생하게 된다.

여기에 의문을 하나 제기하게 된다. “과연 인슐린이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가?”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슐린이 혈당을 낮추기는 하지만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은 아니라는 것이다(저자 주: 말도 안 되는 말에 말이 되도록 글을 적어보겠습니다).

인슐린은 혈액에 포도당과 아미노산이 증가하면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그림 3과 같이 인슐린은 근육 및 지방조직 세포막에 있는 인슐린 수용체(insulin receptor)에 작용하고, tyrosine kinase를 활성화 시킨다.

그리고 세포내에 신호전달(signaling pathway)을 통해서 MAP kinase와 PI3K가 활성화 되면서 유전자 발현과 성장조절, 세포생존과 증식 및 글리코겐, 지방, 단백질을 합성하게 된다. 이 모든 반응은 동화반응(anabolism)으로 인슐린은 동화호르몬(anabolic hormone)인 것이다.

동화반응을 위해서 세포는 많은 영양소가 필요하고, 인슐린이 세포에 작용하게 되면 포도당의 촉진전 확산(facilitated diffusion)을 위해 GLUT4를 세포막으로 이동시킨다. 세포내로 이동한 포도당은 그림1과 같이 다양한 물질로 전환이 된다.

특히 오탄당 인산 경로(pentose phosaphate pathway)에 의해서 생성된  ribose-5-phosphate와 유도체는 DNA, RNA, ATP, coenzyme A, FAD(Flavin adenine dinucleotide) 등 많은 생체 분자의 전구체 역할을 한다.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분비되는 호르몬인 인슐린은 섭취한 영양소를 인체에 동화(anabolism)시키는 작용을 한다. 유전자 발현 할 때 ribose-5-phosphate(DNA와 RNA의 전구체)는 반드시 필요하다.

▲ [그림 3] 인슐린의 작용과 포도당/ 자료 제공=신창우 약사

인슐린은 포도당을 세포내로 흡수하고, 동화반응에 필요한 오탄당 인산화 경로를 활성화 시킨다. 인슐린의 동화반응이 일어나는 동안 포도당은 세포내로 이동하게 되고, 혈당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 내용을 가지고 위에 적은 “인슐린이 혈당을 낮추기는 하지만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은 아니라는 것이다.”에 적용해서 글을 다시 적어보겠다.

인슐린은 섭취된 영양소를 인체에 동화(anabolism)시킨다. 포도당은 오탄당 인산경로를 통해 동화반응에 참여하고, 인슐린에 의한 혈당 감소는 동화반응과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인슐린이 혈당을 낮추는 것은 맞지만 인슐린의 동화작용에 의해서 혈당이 떨어지는 것이지, 혈당을 낮추기 위해서 인슐린이 분비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 것은 인슐린의 동화반응에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가 부족하다는 것이지, 세포가 인슐린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져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고혈당이라는 이유만으로 혈당강하제나 인슐린 투여로 혈중 포도당을 세포내로 강제로 이동시키면 혈당은 유지할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세포내 포도당이 높아지면서 세포의 문제(세포내 삼투압의 증가 등)가 나타나게 된다.

생명을 어떻게 바라보는 가에 따라 생명을 대하는 반응(태도)도 바뀌게 된다. 생명반응의 이상(disorder)을 바꾸려고 하기 전에 반드시 “왜”라는 질문이 먼저 필요하다.

약사의 시각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에 따라서 환자가 무엇을 해야 할지 가르쳐주는 것이 다르게 된다. ‘인슐린=혈당강하’만 바라보고 있다면 혈당강하제나 인슐린을 투약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하지만 ‘인슐린=동화반응’을 바라보고 있다면 환자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무엇인지 찾고, 알려주어야 한다. 

약사에게 생화학은 수단이고, 방법일 뿐이다. 하지만 생화학은 약사의 생명에 대한 무한 사랑과 고민을 담고 있다. 생화학은 물질에 대한 이해와 힘의 방향을 통해서 생명에 한발씩 나아가는 학문이자 약사의 힘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