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감염분과 이환종 교수/ 사진= 한국의약통신 DB

폐렴구균 질환 중 중이염 발생 가장 많아, 주요 원인균 19A

10가 투여 후 증가했지만 13가 접종하자 최대 94% 감소 확인

"영유아 중이염에서 혈청형 19A의 중요성을 아는 의사라면 무조건 13가 백신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2015년 란셋지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미국과 영국에서 5세 미만 영유아에게 13가 백신을 접종한 후에 19A 혈청형으로 인한 폐렴구균 질환의 발생 케이스가 각각 94%, 91% 감소했어요."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감염분과 이환종 교수는 폐렴구균에 의한 중이염 발생에서 혈청형 19A를 예방하는 효과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해당연구에 의하면 65세 이상에서 19A 혈청형으로 인한 폐렴구균 질환 발생도 미국에서 67%, 영국에서 65% 감소했습니다. 어린이들 감염률이 낮아지자 군집멱역 효과가 생긴 것인데요.”라고 덧붙이며 “스페인과 노르웨이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영유아 급성중이염 주요원인균 ‘폐렴구균’

중이염은 고막에서 달팽이관까지 이르는 ‘중이’에서 발생하는 모든 염증을 가리킨다. 생후 6개월이 지나면서 발생빈도가 높아져 2세 전후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소아 4명 중 3명이 3세 이전에 한번 이상 중이염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전체 중이염 환자는 215만 8천명으로, 이 중 2세가 21만 1천명으로 가장 많았다. 1세는 21만명, 3세는 18만 4천 명 순이다.

이중 급성중이염은 감염 후 3주 안에 염증을 발생하는 중이염으로 이때 귀의 통증, 발열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급성중이염 역시 영유아에서 흔히 발생하는데,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폐렴구균’이다. 폐렴구균은 주로 인후 및 비강에 군락을 형성하는데, 영유아의 경우 면역체계가 미숙하고 어른에 비해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간의 길이가 짧아 감염균이 중이까지 침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급성중이염에 쉽게 감염될 수 있다.

특히 영유아 급성중이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으로 폐렴구균 중 19A 혈청형이 전세계에서 흔히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교수는 “중이염은 바이러스 감염 합병증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데 모든 감기 환자의 많게는 20~30%정도에서 중이염이 온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만큼 흔한 병”이라며 “하지만 유병률이 워낙 높기 때문에 실제 치료에 드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뇌수막염보다 많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감염분과 이환종 교수/ 사진= 한국의약통신 DB

19A 혈청형 포함한 ‘프리베나 13’ 효과 확인

급성중이염의 치료에는 항생제를 비롯한 약물치료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예방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폐렴구균 백신이 NIP(국가필수예방접종)로 지정되어 있는데, 국내의 경우 한국화이자제약의 ‘프리베나13’과 GSK의 ‘신플로릭스’가 출시되어 있다.

두 제품 중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제품은 프리베나13이다. 프리베나 13은 2017년도 IMS 기준으로 85%의 시장점유율(영유아 시장)을 보이고 있다.

신플로릭스가 10가지 혈청형(4, 6B, 9V, 14, 18C, 19F, 23F, 1, 5, 7F)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프리베나 13은 3개의 혈청형(3, 6A, 19A)를 더해 총 13가지의 원인균을 예방하고, 신플로릭스가 소아 전용으로 출시된 반면 프리베나 13은 전연령대에서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급성중이염을 유발하는 19A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주효한 포인트 중 하나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AOM이 있는 소아의 이루 혹은 비인두에서 분리된 폐구균의 혈청형 분포를 보면 13가 백신 도입 이후 19A 혈청형이 44.4%에서 22.4%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라며 “이는 13가만 투여하는 미국과 영국에서 5세 미만을 대상으로 백신 투여 이후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이 각각 94%, 91% 줄어들었지만, 10가만 투여하는 브라질과 핀란드에서는 같은 5세 미만에서 19A 혈청형으로 인한 폐렴구균질환 발생이 일시적으로 줄었다가 오히려 늘어났다는 연구결과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플로릭스를 생산하는 GSK 측은 혈청 19A에 의한 침습성 질환에 대한 유효성을 충분히 확인했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IVAC 보고서에 따르면 10가와 13가 백신 모두 폐렴구균으로 인한 침습성 질환과 폐렴 예방에 효과적이며, 10가 백신 신플로릭스의 경우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19A뿐 아니라 혈청형 6A에 의한 IPD에 대해서도유효성을 보였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담겨있다는 것이다. IVAC는 미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 산하 백신연구센터이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 부분에 대해 선을 그었다. 중이염은 혈액 내 감염이 아닌 점막 감염인 만큼 더 높은 수준의 예방력이 필요한데, 침습 질환을 충분히 커버하지 못하면서 중이염을 예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농도를 따졌을 때 항체농도가 0.35라면 페렴은 0.5, 보균 감소에는 1.0이 필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중이염은 훨씬 많은 농도가 필요한 것이죠. 때문에 침습질환을 커버하지 못하면서 점막 감염을 커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백신 접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이 교수는 “백일해의 경우 한동안 백신 접종률이 감소하자 발병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며 “국내의 폐렴구균 백신 질환의 접종률은 굉장히 높은 편이지만, 지속적으로 이를 유지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이환종 교수는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이자 세계보건기구 vaccine prequalification 자문위원으로서 소아·청소년의 호흡기 감염질환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심위원회 위원장과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 등 국가기관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예방접종지침서’, ‘항생제의 길잡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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