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낭종이 있으면 없는 사람보다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10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췌장낭종은 췌장에 생긴 일종의 물혹으로 최근 발생이 과거보다 잦아지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덕철 교수팀이 2002∼2006년 국민건강보험에 등재된 만 40세 이상 남녀 중 췌장낭종·만성 췌장염·췌장암 진단을 받지 않은 38만9777명을 2010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연구 기간 동안 췌장낭종이 있는 71명 중 2명(2.82%)이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췌장낭종이 없는 38만 9,706명 중 췌장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1,605명(0.14%)이었다. 췌장낭종 진단을 받은 환자가 췌장암에 걸릴 위험은 췌장암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의 9.8배였다.

또한 전체 연령에서 췌장암 발생률은 0.41%였다. 이는 2013년 국가암 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기록된 췌장암 발생률 0.11%보다 네 배가량 높은 수치다.

성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췌장암 발생률이 0.43%(18만1617명 중 780명)로, 여성의 0.40%(20만8160명 중 827명)보다 높았다. 남성이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여성보다 17%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 교수팀은 “국내에선 현재 췌장암의 조기진단법이 규정돼 있지 않다”며 “췌장낭종을 가진 만 40세 이상 한국인에서 췌장낭종이 없는 사람보다 췌장암 발생 위험도가 높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췌장낭종(물혹)의 크기가 크면 통증을 유발하거나, 췌장기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어 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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