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제일 먼저 직원들 지분 챙겼죠”

알리코제약 이항구 대표이사 사장 정지은 기자l승인2018.03.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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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전품 생산하던 회사를 23년 만에 중견 종합제약사로 키워내
제2공장‧물류센터 설립, 천연물신약 개발…2020년 1600억 목표

“성장의 비결이요? 직원들이죠. 2007년 당시 공장에 큰 불이 났었는데 하나라도 건지려고 뛰어다니는 직원들을 보면서 ‘함께 생각하고, 함께 땀 흘리고, 함께 해결하고, 함께 보람 찾자’라는 사명을 떠올렸어요.”

▲ 이항구 대표이사/ 사진=정지은 기자

알리코제약 이항구 대표이사 사장(57)은 직원들과 함께하는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이미 정평이 난 인물이다. 지난 2월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며 임직원에 대한 주식 배분에 공을 들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상장 전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은 8.93%(61만9545만주)였으며 공모 과정에서 전체 물량의 10%인 23만5000주를 우선 배정받기도 했다.

스톡옵션도 골고루 분배해, 일반 직원에게 15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고 임원들은 13.4만주를 갖고 있는 상황. 중견제약사들의 지분이 오너에게 집중되는 업계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이례적인 일이다.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본사는 물론 공장 식구들까지 전직원 130여명이 태국으로 포상 휴가를 다녀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회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럿이 어울려서 같이 가야하는 것이죠.”라며 “회사도 굉장히 가족 같은 분위기에요. 장기근속자들이 많은 것이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자랑입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취임 1년 만에 매출 2배 성장
이 대표는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세일즈맨 출신이다. 1983년 삼보제약에 입사했다가 이듬해 경남제약으로 스카우트 돼 경기 남부지역 영업사원을 거쳐, 서울동부영업소장과 영업본부장을 지냈다. 그리고 1994년 당시 동산제약이었던 알리코제약으로 옮겨 영업이사로 일하다가 1년 뒤 회사가 경영난에 처하자 회사를 아예 인수했다.

당시 동산제약은 제품 구성이 소독약, 관장약 등 약전수제품 중심이어서 수급은 원활했지만 마진이 적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 대표는 1년 동안 전국의 거래처를 돌아본 결과 제품 구색만 잘 갖추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에 따라 감기약, 소화제, 진통제 등 수요가 많은 품목으로 제품 라인업을 바꿔 적자에서 탈출했다. 사장으로 취임한지 1년 만에 회사의 매출을 두 배 가까이 성장시킨 것이다.

‘직원들 덕분에 하나도 겁나지 않았다’
이후 이 대표는 일반의약품 중심에서 전문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 홍익제약을 인수 합병했고, 2000년 회사 이름을 ‘한국알리코팜’으로 바꿨다. 2001년에는 진천 공장을 확장이전했고, 2009년 ‘알리코제약’으로 회사 이름을 변경했다. ‘알리코’는 ‘알리자 코리아’의 줄임말이다.

정부의 약가인하가 있었던 2012년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품종소량생산 체제로 전환하고, 특허가 만료된 전문의약품의 복제약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전문약 중에서도 혈액순환제 확장에 초점을 맞췄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다 비교적 오래 복용해야 하는 약이라는 계산에서였다.

지금은 혈액순환제의 90%를 커버할 수 있을 만큼 제품이 다양화됐고, 또 여러 용량을 준비해 처방의사들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영업조직도 과감히 없애고 판매대행업체(CSO)에 영업을 위탁하기 시작했다.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충북 진천 공장에 화재가 발생한 것은 회사가 한창 성장하던 2007년이었다. 지붕에서 용접 작업을 하다 아래층 스티로폼으로 불똥이 튄 것인데, 당시 충청북도에 있는 소방차가 다 왔다고 말할 만큼 큰 불이었다. 허탈한 마음으로 처참하게 그을리고 일그러진 공장을 들어서니 직원들이 옷을 다 벗어 제치고 하나라도 더 건지려는 듯 기계를 닦고 청소를 하는 모습을 보며 불끈 용기가 솟았다.

▲ 사진=한국의약통신 DB

이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직원들 모습을 보니 하나도 겁나지 않았다.”고 했다. 신속히 상황을 수습하고, 공장이 다시 지어질 때까지 1년여의 기간 동안 충청도 지역 다른 제약회사의 실험실과 공장을 빌려 제품을 생산하며 더 악착같이 거래처를 방문하고 영업활동을 전개했다. “사실 회사를 키워 코스닥 상장을 하고 직원들과 함께하겠다는 생각은 그 때 염두에 두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런 노력 덕에 알리코제약은 2014년 29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2015년 329억, 2016년 481억, 2017년 700억을 넘어 올해 천억 원 대 매출을 바라보는 회사로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다품종 소량생산, CMO, CSO’로 코스닥 상장
현재 알리코제약은 순환기, 호흡기, 소화기 질환 치료제, 치매, 당뇨병 치료제 등 전문의약품 88개 품목과 일반의약품 32개 품목을 갖추고 있다. 블록버스터는 없지만 다양한 제품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 작지만 최고의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KGMP) 시설을 갖춘 진천공장 덕분에 종근당, 녹십자, 중외제약 등 60개 제약회사에서 수탁을 받아 189개 품목을 생산하며, 3백억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베트남, 캄보디아, 페루, 에콰도르 등 12개국에 수출도 활발하다. 특히 진천공장은 준공 당시 식약처 실사에서 모든 기준을 최상으로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 몇 개월 간 수많은 제약회사의 견학코스로 이용되기도 했다. 

지난 2월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기업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 때문이었다. 이 대표는 제2공장 설립을 준비하면서 가능하면 빠른 시간 안에 상장을 희망했었다. 한국증권거래소에서 신청한지 두 달도 안 돼 상장 허가가 나왔고, 지난 2월 12일 상장 첫날 공모가 1만2000원, 13일 50.83%가 오른 1만 81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약 개발 선도하는 ‘종합제약사’로 우뚝
이 대표의 도전을 끝나지 않았다. 그는 이제 복제약 전문회사를 넘어서 신약 개발을 선도하는 종합제약사로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충북 진천에 천여 평의 물류창고가 3월 중에 문을 열고, 같은 지역에 2천여 평의 제2공장을 세워 물류비를 대폭 감소시킬 계획이다. 물류창고를 지으면서 도매상 허가를 함께 받아 다른 제약사의 의약품과 건기식 등도 함께 취급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시키겠다는 것이 이 대표의 구상이다. 해외 수출도 확대해 2020년까지 매출 1600억 원이 목표이다.

▲ 사진=한국의약통신 DB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 개발 준비도 한창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이고들빼기에서 간기능 개선 성분을, 벌개미취에서 눈 건강 성분을 추출해 특허를 받았고, 올해 건강기능식품으로 출시해 추후 천연물 신약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초피나무 성분으로 위장 장애를 줄인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와 하루 한 번만 먹어도 되는 우울증 치료제, 변질 가능성을 줄인 간 질환 치료제 등 개량신약도 준비 중이다. 당뇨병 치료제, 고혈압과 고지혈증의 복합제의 퍼스트 제네릭도 개발 중에 있다.

이 대표가 알리코제약을 초강소기업을 이끌어 가는 힘의 원동력은 강인한 체력에서 나온다. 틈 날 때마다 골프를 즐기는 그는 홀인원은 한번이지만, 홀인원 더 어렵다는 이글은 51번째를 기록하고 하다.   

이 대표는 “아직 젊어서 장기적으로 회사를 어떻게 이끌어야겠다는 생각보다, 회사가 커나갈수록 직원들과 함께 나누려고 한다.”며 “회사의 성장을 통해서 고객과 주주, 임직원 모두가 동반성장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pharmacy@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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