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용매이자, 이동하며 다양한 대사를 일으킨다
모세혈관의 물질 이동은 정수압과 삼투압의 차이로 일어나

▲ 유기물과 무기물에 대한 작은 생각/ 자료=신창우 약사

생화학은 생명이 존재한다는 전제조건에서 시작된 학문이다. 생화학으로 생명의 시작(유기물의 처음)을 알 수는 없으나 생화학으로 생명의 규칙을 이해함으로써 생명에 도움을 준다(생화학은 자동차를 만드는 학문이 아니라, 자동차를 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학문이다).

생명을 구분해서 본다는 것은 많은 무리가 있으나 인체의 이상이나, 인체에 물질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인체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약사가 보는 인체의 구분은 생리학적 구분(간, 폐, 심장 등)과 더불어 인체의 생화학적 차이를 알아야 한다. 인체는 서로 다른 물질(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미네랄, 물 등)이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생명이 된다. 

유기물은 무기물이 있어야 기능이 완성된다. 철이 없는 헤모글로빈을 생각할 수 없으며, Na, K이 없으면 막전위에 변화는 없다. 즉, 생명은 유기물(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 탄소화합물)과 무기물(미네랄, 물 등)의 조화로 이루어진다. 또, 생명은 세포, 세포외기질, 혈액 등 다른 공간을 만들고, 공간마다 물질의 구성이 다르다.

이 공간의 다름을 통해서 생명은 변화를 하고, 변화를 통해서 생명을 유지한다. 그리고 생명에서 물(H2O)은 유기물과 무기물, 세포와 세포외기질 그리고 혈액을 하나로 연결한다.

1. 물
생명에서 물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치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생명에서 물은 용매이고, 대사의 시작이며, 인체의 구조를 완성한다. 물은 모든 물질을 녹이고, 물에 녹아 있는 물질이 다름(차이)에 따라 이동을 하고, 물의 이동은 생명의 다양한 대사를 일으킨다.

물은 유기물과 같으면서 다르다. 물(H2O)은 유기물(C, H, O, N)과 같은 수소와 산소를 가지고 있고, 탄소와 질소가 없다. 그렇기에 물은 유기물과 공유결합을 하지 못하지만, 수소결합을 통해 물은 생명에서 유기물의 구조를 완성한다.

1)물질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어느 곳에 있든 동일하다

▲ 물의 특징과 생명에서 물/ 자료=신창우 약사

물의 수소결합(그림2의 ①)은 상온에서 액체이면서 기체의 특성을 가지게 한다. 물은 산소, 질소, 이산화탄소보다 가볍다. 물이 가볍기 때문에 상온에서 수증기로 존재가 가능하고, 물의 수소결합은 물 분자를 거대하게 만들고 상온에서 액체로 존재하게 한다.

또, 물의 수소결합은 1×10-11초에 한 번씩 바뀐다. 물의 수소결합 변화를 통한 강력한 진동(brownian motion 브라운운동)과 물의 극성에 의한 특징은 물을 만능용매(그림2의 ③ universal solvent)로 만든다.
물은 가역적으로 이온화(물의 해리, 그림2의 ②)하여, 수소이온(H+)과 hydroxide ion(OH-)을 생성한다.

H2O ⇄ H+ + OH-

수소이온(H+, 자유양성자)은 물에 수화되어 hydronium ion(H3O+)이 된다. 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 수소결합, 물의 해리, 만능용매는 생명에서도 그 특징이 그대로 적용이 된다.

물은 유기물(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과 수소결합(그림2의 ㉮)을 하고, 물에는 수많은 무기물(금속이온, 전이금속, 비금속 등)이 녹아있다. 물은 유기물과 무기물을 연결한다. 무기물은 유기물의 기능을 완성하고, 유기물은 지질이중층과 단백질섬유 등을 통해서 만든 세포와 세포외기질 등을 이용하여 무기물을 나누어 관리(그림2의 ㉰)한다.

2) 물은 이동하고, 생명은 다름을 유지한다: 삼투압과 물질대사

▲ 생명의 구조와 물질/ 자료=신창우 약사

인체는 유기물(30%)과 무기물(70%)로 되어있다. 유기물은 지질이중층으로 세포와 세포외기질을 구분하고, 세포소기관을 만든다. 세포는 결합조직섬유(콜라겐, 엘라스틴 등)와 무형질의 성분(glycosaminoglycans, proteoglycans, and glycoproteins)을 만들어 세포외기질을 형성한다. 무기물은 유기물이 만든 구조(세포와 세포외기질)를 채우고, 구조에 따라 채워진 무기물은 그림3과 같이 서로 다른 물질을 가지고 있다.

생명은 유기물에 의해서 나누어지고 무기물이 그 공간을 채운다. 공간에 따라 유기물과 무기물의 구성은 서로 다름을 가지고, 공간의 다름은 삼투압을 만든다. 삼투압은 물과 함께 물질을 이동시킨다.

물질의 이동은 서로 다른 공간의 농도가 같아질 때 멈추게 되지만 생명에서 삼투압은 변하지 않고 물질은 끊임없이 이동한다.
즉, 생명에서도 삼투압에 의해 물질은 이동하고, 생명은 에너지(물질의 대사)를 통해서 다름(삼투압)을 유지한다.

2. 물질이동

▲ 모세혈관에서 물질의 이동과 림프계/ 자료=신창우 약사

모세혈관에서 일어나는 물질의 이동은 2가지 힘의 작용에 의해서 일어난다. 그 힘은 생명이 에너지 대사를 통해서 만든 정수압(심장의 수축에 의해서 만들어진 힘, 혈압)과 공간에 따른 물질의 농도 차이에 의해 발생한 삼투압이다. 그림4에서 보는 것처럼 정수압과 삼투압의 힘의 방향은 서로 반대로 작용하며 이 두 힘의 차이에 의해서 물질은 이동하고 교환된다.

또, 정수압(10mm Hg)보다 삼투압(8mm Hg)이 낮기 때문에 정맥으로 이동하지 못한 나머지 물질(단백질, 세포파편 등)은 림프계를 타고 이동하게 된다(ATPase는 ATP에 의해서 작동하는 ion pump와 물의 이동을 의미합니다).

▲ 물질을 이동시키는 힘 (ATPase는 ATP에 의해서 작동하는 ion pump와 물의 이동을 의미합니다.)자료=신창우 약사

물질의 이동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삼투압과 정수압은 생명을 유지하는 중요한 힘으로 작용하고, 삼투압을 유지하기 위해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을 통한 염분과 수분을 조절한다. 그리고 이 시스템에 따라서 정수압도 변하게 된다.

삼투압은 공간에 따른 물질의 차이에 의해서 발생한다.
생명은 염분과 수분을 통해서 삼투압을 조절하고, 삼투압의 변화는 공간에 따른 물질의 차이가 감소해서 나타난다.

▲ 삼투압의 이상

생명은 항상 대사를 하고, 대사의 결과는 생명을 구성하는 단백질과 세포외기질 등으로 나타난다. 혈액의 단백질이 부족하게 되면 세포간질액에서 혈액으로 삼투압이 약하게 되고, 노폐물의 배설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부종이 일어나게 된다. 또, 세포의 단백질이 부족하게 되면 세포간질액에서 세포로 물질의 이동이 줄어들면서 세포의 대사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세포대사의 문제는 세포외기질(콜라겐, proteoglycan 등)을 만드는데도 문제가 발생한다. 세포외기질이 부족하게 되면 삼투압을 유지하기 위해서 세포간질액이 증가하게 되면서 림프계에도 압력이 가해진다. 삼투압의 이상과 림프계의 압력은 소장에서 일어나는 지방영양소 흡수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세포외기질이 풍부해야 하는 연골조직에서 부족해지면 세포간질액이 증가하면서 흔히 말하는 물이 고이게 된다.    

물은 물질을 녹이고 있고, 물질의 이동은 물의 이동을 말하는 것이며, 물은 힘의 작용에 의해서 이동을 한다. 생명에서의 힘은 공간의 차이에 의해서 발생하는 삼투압과 생명대사에 의해서 생성된 ATP에 의해서 나타나게 된다. 생명력은 ATP를 생성하는 것과 더불어 공간(세포, 세포외기질, 혈액 등)의 차이를 유지하는 것이다. 결국 생명력이란 유기물과 무기물의 조화를 의미하며, 생명의 이상은 유기물과 무기물의 조화가 깨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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