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체질 개선, 인재 영입으로 ‘제2의 서울제약’ 시동
연이은 해외수출로 대박 행진…OTC・화장품 등 외연 확대 계획

▲ 김정호 사장/ 사진=한국의약통신 DB

서울제약이 2015년 김정호 사장 취임 이래 체질 개선과 재무구조 개선을 바탕으로 ‘제2의 서울제약’으로 변화하고 있다. 김 사장의 취임과 함께 서울제약은 경영을 활성화 하고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40% 가까이 성장했다. 해외수출도 활발해져 지난해만 중국과 11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짧은 시간 안에 이토록 빠른 성장은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유래 없는 성과이다.

김 사장은 “영업 시스템을 밑바닥에서부터 바꾸고 외부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한 것이 주효했다.”며 “새롭게 짜인 판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 ODF 시장의 넘버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잔뼈 굵은 영업맨, 스마트필름 기술에 반하다
김정호 사장은 1983년 대웅제약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전무이사까지 올랐다. 2008년 25년 만에 대웅을 떠날 때까지 대웅제약 영업의 전설이었고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2009년 JW중외제약으로 영입돼 의약사업본부장 등을 맡아 영업을 총괄하는 전무이사를 역임했으며, 2014년 3월 CMG제약 대표이사를 맡은 뒤 2015년 10월 서울제약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가장 오래 몸담았던 대웅제약에서 과장 시절 지점장을 달았고, 차장 승진 6개월 만에 부장으로 승진해 도매와 영업부장을 겸직할 만큼 회사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그다. 이후 다른 제약사에 근무할 때에도 타고난 근성과 성실함은 곧바로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서울제약 오너 2세인 황우성 회장이 그에게 서울제약 대표이사 자리를 제안한 것도 이런 바탕이 있기에 가능했다. 김 사장이 황우성 회장과 처음 알게 된 1990년대 초반 중국 연수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면서 부터이다. 그 우연한 인연이 20년이 더 지난 후 국내 최고의 스마트필름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서울제약을 함께 키워나가자고 손을 잡은 것이다.

김 사장은 무엇보다 서울제약의 ‘스마트필름 제조기반기술’에 마음을 빼앗겼다. 서울제약의 구강붕해 스마트필름은 32mm× 27mm, 두께 약 160μm(마이크로미터) 크기에 치료성분 140.45mg을 담는다. 세계적으로도 이와 같은 크기와 두께에 이토록 많은 함량을 담아낼 수 있는 곳은 서울제약이 유일하다.

또 필름제형은 입에서 녹기 때문에 목 넘김이 어려운 연하장애가 있거나 노인 환자에게 유리하고, 지갑 등에 넣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보관이 편리하다.
김 사장은 구강붕해필름(ODF)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제2의 서울제약’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황 회장이 일군 밭에서 꽃을 피우리라 다짐한 것이다.


“기존의 영업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김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가장 먼저 영업방식을 밑바닥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영업맨으로서 고객인 병의원이 잘 되어야 한다는 그의 철학 때문이었다. 그는 영업비 동결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당시 영업사원 80여명 가운데 그의 철학에 따라오지 못하는 40여명이 회사를 떠났고 이 빈자리를 신입사원으로 채웠다.

대신 그가 선택한 방법은 ‘직원육성을 통한 가치의 전달’이었다. 영업 경험이 부족한 대신 최근 보험 심사 이슈들을 정리하여 의원의 진료비 삭감 예방을 위한 가이드를 제공한다거나, 병원 마케팅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며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심사청구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을 갖추고 병원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MR 육성’을 목표로 교육하였다.

지난해부터는 전 직원 대상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영업팀장의 역량 강화를 위해 영업팀장 워크숍을 월 1회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팀장 리더십 강화 훈련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영업사원들은 점차 ‘성과를 내며 일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서로의 성공 경험을 공유하면서 매출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 과정이 녹록치만은 않았다. 제약업계 선배들도 “살살 적당히 하라”며 그를 향한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김 사장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절대 안 된다.”는 믿음과 뚝심 있는 실행으로 오늘의 성과를 가능하게 했다.

대웅 출신 영입하며 ‘맨파워’ 풀가동

▲ 사진=한국의약통신 DB

이와 더불어 그가 가장 주력했던 부분이 ‘인재 영입’이다. 김 사장은 서울제약이 미국 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 필름제형을 위탁생산할 만큼 기술력을 갖고 있음에도 성장하지 못한 이유로 ‘맨파워’를 지목했다.

그는 취임 즉시 영업사원의 능력 성장을 위한 전문 인력들을 영입하고 영업사원들을 교육하여 서울제약에 대한 이미지 쇄신에 들어갔다.

또 대웅제약 출신의 퇴직 인사들도 대거 영입했다. 연구/개발부문 박종전 부회장, 정종근 부사장, 관리부문 박재홍 부사장, 안상순 상무, 생산부문 이진호 부사장, 영업-마케팅부문 윤대수 상무, 이도영 이사· 홍찬호 이사· 황수헌 이사 등 대웅제약에서 김 사장과 손발을 맞췄던 인재들이 새롭게 뭉친 것이다.

좋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최적의 근무 환경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본사 사옥 리모델링도 단행했다. 건물 외관 뿐 아니라 내부 구조를 바꿨고 전 임직원의 책상과 집기까지 최신형으로 교체했다.

특히 건물 1층은 카페식 사무공간으로 꾸며 오전에는 영업사원의 사무공간으로 사용하고 영업사원 출장 후에는 카페로 변신하여 외부 손님 접견 공간과 직원들이 휴게 공간으로 바꿨다.

또 지하 1층은 강당으로 월례조회 및 직원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며, 각 층에는 집기 비품 및 OA기기를 보관할 수 있는 탕비실을 별도로 마련해 사무실 공간을 최대한 넓고 쾌적하게 확보했다. 건물 외관 역시 기존 어두운 청색에서 밝고 깨끗한 흰색 타일로 교체했다.

김 사장은 “쾌적한 사무환경은 직원들의 업무 능률이 극대화될 뿐 아니라 좋은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무기”라며 “직원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회사는 발전은커녕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ODF 제형 OTC・화장품・건기식 진출 계획

▲ 사진=한국의약통신 DB

불도저 같은 그의 추진력 덕분에 서울제약은 2년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성과를 손에 쥐게 됐다.

탄탄한 조직력과 영업력은 물론 지난해만 이란과 38억, 사우디아라비아와 79억, 인도네시아와 175억, 중국과 1,111억 등 총 1,400억 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고, 영업이익도 2015년까지 연간 6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7년 41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 1월 처방실적은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매출 성장의 동력은 단연 구강붕해 스마트필름의 해외 수출이다. 현재 서울제약은 필름 제형으로 발기부전 치료제 ‘불티움’과 치매치료제 ‘아트페질’, 정신분열증 치료제 ‘서울아리피프라졸’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제약사들은 ODF 제형 자체에도 큰 관심을 보였지만, 미국 화이자제약의 위탁 제조를 맡을 만큼 탄탄한 서울제약의 기술력에 더욱 신뢰를 보냈다.

올해 김 사장은 필름 제형의 의약품과 화장품을 중심으로 그 외연을 확장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발매한 필름 제형의 콜라겐 ‘CH.V(씨에이치브이)’는 입안에 붙이는 제형으로 피부로 흡수하는 것보다 92배 높은 흡수율을 자랑하는 제품이다. 흡수를 차단하는 각질층이 없고 구강의 모세혈관이 풍부하기 때문에 흡수가 용이한 탓이다. 현재 병의원을 주요 타겟으로 랜딩 중인데 초도 생산량 5천개가 3~4일 만에 동이 날만큼 현장에서 큰 호응을 보이고 있다.

또 처방약 시장의 제품 구성에서 벗어나 일반의약품과 건기식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밤새도록 붙이고 자는 마스크팩이나 썬크림 도포가 가능한 마스크팩까지 다양한 필름제형의 제품들이 줄줄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는 기존의 처방약 중심으로 매출 성장을 꾀하되, 갖고 있는 자산인 ODF를 활용해 사업의 외연을 확장시키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NO.1 서울제약’ 꿈 꿔

▲ 사진=한국의약통신 DB

김정호 사장은 이 같은 성공의 밑바탕에는 대웅제약 윤영환 명예회장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그는 윤 회장으로부터 자식 같은 사랑을 받으며 일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윤영환 회장의 가르침은 ‘목표의 의식화’였다. “회장님은 언제나 ‘남의 얘기 하지 말고 네가 가진 내일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말하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한다.

그 영향으로 김 사장은 지금도 잠재의식 속에서도 목표 달성을 위한 사고를 멈추지 않는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잠을 자다가도 일어나 메모를 할 만큼 엄격하게 자기 실천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김 사장은 끝으로 “서울제약을 마지막 직장으로 생각하고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ODF 제형으로 글로벌 넘버원이 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제2의 서울제약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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