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가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를 설치하고 약물로 인한 의료사고 보고 및 데이터 수집을 하겠다고 나서자, 병원약사들의 인력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사고가 대부분 병원 내에서 일어나는 만큼 병원 약사들의 업무 과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이다.

건국대학교병원 약제부 오윤경 약무정보팀장은 “병원약사는 조제 건수를 기준으로 채용되는데다 약국가로 약사들이 몰리면서 병원에서 직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병원약사들의 인력이 확충돼야 한다.”고 말했다.

▲ 사진=유은제 기자

Q. 관리본부 업무가 병원 약사들에게 어떻게 부담이 되나.

병원약사의 역할은 무궁무진하지만 실제로 조제 행위로 한정지어진다. 의사나 간호사 경우 병상 수 대비 의료진의 수를 책정하지만, 병원 약사의 경우 조제건수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조제 건수 70건에 한명 꼴이다.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 업무를 소화해낼 수 없다. 약사 직능 확대를 위해서는 인력 확충이 먼저다.

Q. 병원약사 인력은 얼마나 부족한가.

우선, 인력 기준이 터무니없다. 조제 건수로 제한된 인력배치는 약사의 업무를 조제로 한정시킨다. 야간 당직과 주말 근무는 약사들의 업무를 과중 시켜 사직률을 높이고 있다. 본인이 다니고 있는 병원만 해도 작년 28명 중 9명이 그만뒀다.

또한 약대 6년제로 졸업생의 나이가 많아지고 휴식과 일의 균형을 맞추려는 이들이 많아, 제약사나 병원의 취업보다 개국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Q.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약사들의 직능 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약사의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
작년 미국병원약사회 학회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미국 경우 병원에 500병상이 있으면 약사는 50명이 있다.

이 약사들이 병동에 배치되어 조제를 하고, 주사조제 외부 발주도 가능하다. 그러나 본인이 근무하는 병원에는 800병상에 약사는 야근 약사 포함 34명이다. 지방 병원 경우는 이보다 더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Q. 본인이 바라는 약사의 모습은?

병원 약사들의 인력이 충분히 충원되고 약사의 직능이 사회 여러 곳에 쓰일 수 있도록 기회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이 기회는 약사의 업무를 개발시키고 약사의 행위에 대한 수가 체계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제약사, 공직사회, 병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약사들이 모두 나와 화합하고 약사회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현재 병원약사회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약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약물안전사용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약사들이 나서지 않으면 우리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사명감으로 했던 일을 후배들도 본받아 약사회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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