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약학대학의 2+4제를 2022년부터 '2+4제'와 '통합 6년제' 중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해 운영하자는 의견이 건의됐다.

▲ 1일 서울교대에서 약대학제 개편 위한 공청회가 개최됐다./ 사진=유은제 기자

교육부는 1일 서울교대에서 ‘약학대학 학제개편 논의를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좌장을 맡은 한유경 교수(이화여대 교육학과)와 각 교육 전문가들이 모여 현재 운영되고 있는 2+4제와 통합 6년제 도입 문제를 두고 토론했다.

교육부는 2005년 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약대 교육 연한의 6년 연장과 편입형태의 약대 학생 선발 방식을 골자로 하는 2+4제의 학제를 도입하고 2009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09년, 2010년에 신입생 선발이 중지됐고 시행일 2년 이후 2011년 최초 편입생을 선발해 현재까지 시행 중이다.

그러나 학제개편 이후 기초교육과 전공교육의 연계부족, 이공계 학생 중도이탈에 따른 기초학문의 황폐화, PEET 응시를 위한 사교육비 증가 등 대입 후 약대 편입을 위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문제가 나타남에 따라 학제개편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2017년 9월부터 정책자문단을 구성해 2+4제와 신입형태 학생선발방식인 통합 6년제를 2022부터 시행해 대학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 약학대학 학제 전환 시기 및 절차/ 자료=한국의약통신 DB

하연섭 교수(연세대 행정학과)는 “먼저 학제의 종류를 분류해 2+4제, 4+2제, 4년제 일반과정과 통합 6년제의 검토가 이뤄졌다.”며 “위의 4가지 대안을 동시 마련했을 때 학부모와 학생의 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어 선택지를 줄여야겠다고 판단, 2+4제와 통합 6년제를 대학이 선택해 운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2+4제의 장점은 전문성의 향상, 실무실습교육 강화, 해외 약학대학의 통용성 확보, 선발의 다양성과 개방성 보장, 대학 입시 경쟁 완화 등이 있다. 그러나 약학입문 교육과정과 전공교육과정의 연계성 취약, 졸업생 연령층 증가로 인한 약학 분야 균형 발전 저해, 이공계 학생의 이탈로 인한 기초과학 고사 위기, 사교육비 가중이 문제가 되고 있다.

통합 6년제는 고등학교 졸업자를 1학년에 선발해 6년의 교육과정을 통해 약사인력을 양성하는 체제다. 장점은 약학인력의 전문성 향상, 실무실습교육 강화, 기초·소양과 전문지식 교육 가능, 사교육비 절감 등이 있다.

그러나 교수 충원의 문제가 있고 약학대 학생정원이 1.5배 증원되기 때문에 대학설립운영규정 상의 4대 요건(교사·교지, 교원, 수익용 기본재산) 충족이 필요하며 약학대학 입학을 위한 입시 과열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 교수는 “2+4제와 통합 6년제를 단일화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제도시행의 혼란을 막기 위해 각 대학에서 두 개의 학제 중 하나만을 선택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건의됐다.”고 밝혔다.

2017년 교육부의 분석에 따르면 약학대학 편입학으로 인한 자퇴생이 입학정원의 20% 이상인 학과는 15교 31개 학과로 모두 화학·생물계열에서 나왔다. 약학대학 편입생 수가 가장 많은 수도권 주요대학과 지역거점 국립대를 포함한 6개 자연과학대학의 경우 많게는 100명이 약학대학으로 편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 이의경 교수/ 사진=유은제 기자

이의경 교수(성균관대 약학대학)는 “학부 수업과 약대수업으로 나뉘는 2+4제는 기초교육과 약학전공교육의 연계성 부족하다.”며 “또한 약대 편입을 위해 재수, 삼수를 하고 결국 편입생의 나이가 증가해 제약산업으로 취업하거나 대학원 진학을 기피하고 개국을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갈수록 전문인력의 양성이 어려워 산업 발전에도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대로 통합 6년제의 한계성도 지적되고 있다. 약학대학 학제개편이 이공계 연구인력 안정적 확보에 충분조건이 아니며 약사 인적자원의 활용성과 학생의 추가 부담, 통합 6년제 개편을 위한 교수 확충, 약학 교육과정 개편 등 선행적 준비와 논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 임기영 교수/ 사진=유은제 기자

이날 토론회에서 임기영 교수(아주대 의과대학)는 “2+4제가 오히려 2년간 학생들의 나태를 초래했으며 PEET 합격을 위해 사교육에 의존해 편입하는 것을 유도하면서 이것이 공교육에서 전문성을 기르는 학제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성진 교수(이화여대 화학나노과학화)도 통합 6년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2+4제는 미국의 학제를 받아들인 것으로 2년간 선수과목을 이수한 후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약대 진학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학부과정과 약학대학 교육과정의 괴리감이 크다.”며 “2+4제의 약학대를 졸업하면 이미 나이가 30대가 훌쩍 넘게 되고 대학원을 기피하는 현상에서 창의적인 연구와 신약을 만드는 인재를 양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느 나라식이 아닌 우리 고유의 학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유섭 교수는 “통합 6년제로 단일화 해 변경할 경우 교육부의 사전 예고제에 따라 빨라도 2019년 공표되면 2022년에 통합 6년제 첫 신입생 입학이 가능하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병행 운영을 건의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해 데이터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교육부 관계자는 “정책 건의안과 의견들을 종합해 학제개편 추진 방안을 확정하고 상반기 내 법령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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