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처방 없지만 어르신들 말벗하며 매약 약국 운영
약바로본부 소속 연80회 강의…‘직능 알린다는 사명감’

▲ 정창훈 굿윌정약국 대표약사대한약사회 약바로쓰기운동본부 기획단장 / 용산구약사회 부회장 / 중앙대 약대 졸업/ 사진=정지은 기자

“안녕하세요? 어떤 분이 불편하세요? 지금 다른 약 드시고 있으신 거 없으시죠? 얼마나 되셨어요? 이 약을 어떻게 드시냐 하면….”

기본에 충실한 복약지도 덕분에 굿윌정약국을 나서는 사람들의 얼굴이 한결 가벼워진다. 환자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정창훈 약사.

2018년 무술년 황금개띠의 해를 맞아 자신의 약국에서, 의약품안전사용교육 현장에서 누구보다 환하게 빛나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1970년생, 개띠인 그는 자신의 해를 맞아 “약국에 오는 환자든 나에게 교육을 받은 학생이든, 나를 통해 즐겁게 약과 약사에 대해 알아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사진=정지은 기자

약사 역할 중 하나 ‘복약지도’, 환자 공감 더해
굿윌정약국은 서울 용산구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후암시장 바로 건너편에 위치해있다. 17년 전 개국 초기만 해도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었지만, 지금은 ‘서울 속의 시골’처럼 노인인구가 많은 주거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중앙대 약대 졸업 후 약국 한약으로 자리를 잡다가 분업과 함께 이 동네로 오게 된 정 약사. 당시에는 같은 건물에 내과와 치과가 있어 약국이 한창 바쁠 때였지만 지금은 병원이 모두 나가고 단골 위주로 약국이 운영되고 있다.

“‘의도치 않게’ 매약약국이 되었다.”며 웃음을 보인 정 약사는 “어르신들이기 때문인지 약국에 대한 충성도가 더욱 세고, 약사에 대한 신뢰가 높아 권해드리는 제품에 대해 거부 반응 없이 수용하시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는 정 약사의 꼼꼼한 복약지도도 큰 몫을 했다.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없는지, 있다면 복용법을 정확하게 지켜서 먹고 있는지, 새로 들어가는 약물과 상호작용은 없는지, 두 약  이에 복용시간을 얼마나 띄워야 할지 등 되도록 정확하게 말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정 약사는 “복약지도가 당장 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약사 역할 중 하나”라며 “여기에 내방객들의 말을 들어주고 같이 아파해주고 공감해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전사용교육의 핵심은 ‘재미’

▲ 정창훈 약사는 대한약사회 약바로쓰기운동본부 기획단장으로 연80여회의 강의를 소화하고있다./ 사진=한국의약통신DB

활력 넘치는 성격 덕에 그는 현재 대한약사회 약바로쓰기운동본부 기획단장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교, 복지관 등에서 1년에 70~80회 정도의 강의를 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10년 보건소의 요청으로 시작한 것을 계기로, 의약품안전사용교육 경연대회에서 수상을 하고 교육 강사들과 자연스럽게 만남을 주고받으면서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됐다. 올해 약의 날 행사에서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환경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이다. ‘많은 것을 전달하려 하지 말고, 약을 하부로 다루면 독(毒)이 된다. 약은 약사가 관리할 때 안전하다’는 대명제만 전달하면 된다는 것이 그의 강의 철학.  때문에 유치원생이든 어르신이든 상관없이 최대한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어느 날 경찰이 한 청년의 죽음을 조사하기 위해 우리 약국을 찾았는데, 알고 보니 과음 후 타이레놀 다량 복용 때문이었다는 식이다.

▲ 정창훈 약사는 폐의약품 수거 관련 강의를 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31회 약의날 환경부장관표창을 수상했다./ 사진=한국의약통신DB

“환경부장관 표창은 폐의약품 수거방법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수상하게 됐는데, 저보다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부끄럽다.”는 그는 “의약품안전사용교육은 저 스스로 재밌어서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국민들을 상대로 약의 위험성과 약은 반드시 약사가 관리해야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서 한 일이다. 만약 이런 움직임이 일찍부터 있었다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와 같은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 현장에 나가 어르신, 학부모, 아이들을 만나보면 생각보다 궁금한 것이 많고 약국에서 복약지도를 할 수 있는 약사님이라면 누구나 강의를 할 수 있다. 스킬을 중요하지 않다.”며 “새해에는 의약품안전사용교육에 참여하는 약사님들이 많아져서 ‘약은 약사에게 문의하고 먹었을 때 가장 안전하다’는 의식이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히기를 기대한다. 저 역시 그 현장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는 사명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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