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된 ‘의약품 부작용 보고’ 필요

[356호] 정지은 기자l승인2018.01.11 09: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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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회 주도 SNS 채팅방, 우수자 시상 등으로 활발해져
금전적 보상 없어 지속 난항, 공신력 있는 분석결과 이어져야

▲ 2017년도 부작용보고 최우수약국상을 수상한 박형재 약사/ 사진=한국의약통신 DB

“의약품 부작용 보고는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약사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 말고도 많은 약사님들이 열심히 하시는데, 단지 건수가 많았을 뿐이에요.”

최근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가 발표한 ‘2017년도 지부별 부작용보고 우수 약국상 및 공로상’ 수상에서 최우수약국상을 수상한 박형재 약사(다사랑온누리약국, 경기 부천)의 수상 소감이다. 그는 나홀로약국이지만 하루 평균 2~3건씩 3년 동안 연평균 600건의 부작용 보고를 이어오고 있다.

‘약 드시고 불편한 거 없으셨어요?’라는 말에서 시작해 변비나 설사, 졸음, 불면증 등의 증상을 청구프로그램 환자정보란에 기록하면서, 약국을 찾을 때마다 이를 업데이트하는 식이다. 부작용보고를 시작한 이후 무엇보다 박 약사를 믿고 상담하려는 환자들이 많아졌다.

박 약사는 “전혀 특별할 게 없습니다. 약국을 찾는 환자분들에게 편안하게 ‘약 드시고 불편하신데 없으세요?’라고 이야기를 걸다 보면, 저를 보는 환자들의 눈이 달라지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의약품 부작용 보고건수 5배 급증
약사들의 의약품 부작용 보고가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의약품 부작용으로부터 환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약사 본연의 업무라는 자각과 함께 약사의 전문성 향상과 약국·약사에 대한 대국민 신뢰 제고 등에 부작용 보고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약사회와 지부, 분회약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SNS를 활용한 정보 공유는 물론 각종 포상 등으로 이를 독려하면서 자연스럽게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2013년 식약처가 대한약사회를 지역의약품안전센터로 지정한 이후, 약사들의 의약품 부작용 보고건수는 매년 증가해 2017년 한 해 동안 2013년 대비 5배 가량 증가한 2만 1,077건의 부작용이 보고됐다(2013년 4,139건, 2014년 1만 1,352건, 2015년 1만 4,729건, 2016년 1만 8,197건).

▲ 표. 의약품부작용 보고 지부별 보고건수(2015년, 2016년)/ 자료 제공=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 소식지
▲ 표. 의약품부작용 보고 지부별 참여약국수(2015년, 2016년)/ 자료 제공=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 소식지

특히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유독 경기도약사회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또 각 지역에서 참여약국과 보고건수 모두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 부천 의약품 안전센터는 단체 카톡방을 운영하며 부작용 보고를 독려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의약통신 DB

카톡방 운영, 우수자 시상 등 약사회 주도
이렇듯 보고건수가 증가할 수 있었던 데는 대한약사회를 비롯, 지부와 분회 차원의 독려가 큰 역할을 했다.

박형재 약사가 소속된 경기 부천시약사회의 경우 부천 의약품안전센터(센터장 이광민 회장, 팀장 권태혁 한약건기식위원장)를 설립하고 단체 카톡방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매달 우수 보고자에게 시상을 하고 있다. 또 매달 세 번째 화요일을 ‘부작용 보고의 날’로 지정해 부작용 보고를 독려하고, 이광민 회장이 연수교육이나 총회, 반회 때마다 회원들에게 이에 대한 중요성은 물론 관련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있기도 하다.

이밖에도 경기도 군포시약사회와 서울 노원구·중랑구·구로구약사회 등이 부작용보고를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이들 약사회 역시 부작용보고 관련 카톡방 운영은 물론 각종 시상식을 통해 부작용 보고를 독려하고 있다.

특히 경기 군포시약사회의 경우 전체 회원수가 100명이 되지 않지만, 엄준철 약사를 중심으로 카톡방을 통한 부작용 학술 정보 전달 및 시상식 등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엄 약사는 올해 ‘2017년도 지부별 부작용보고 우수 약국상 및 공로상’시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한약사회 차원의 지원도 든든하다.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는 약국의 의약품 부작용보고 활성화를 위해 매달 부작용보고를 받은 후 접수현황에 대한 통계를 시·도약사회에 제공하고 있다. 또한 부작용보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참여약국에 대해 무작위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전달하고, 월별 다빈도 보고자에게도 문화상품권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는 전국 약국을 기반으로 하는 부작용 보고 활성화를 위한 노력 외에 평소 약사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의약품 안전 사용에 대한 교육과 홍보활동에도 기여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사업과 관련한 교육과 자문 활동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지역의약품안전센터 약물감시공로기관’으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으로부터 2018~2020년도 지역의약품안전센터로 새로 지정을 받아 이 기간 동안 부작용 보고건수 7만 5,000건(3년), 부작용 상담건수 3,000건(3년) ⧍지역의약품안전센터 협력체계 확대 조직화 ⧍부작용 보고, 평가의 질 향상을 위한 시스템 개선 및 활용 ⧍부작용 보고의 중요성에 대한 약사, 소비자 인식제고 및 참여 확대 ⧍부작용 상담 및 결과 활용 확대 ⧍집중모니터링 대상 의약품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외래기반 능동적 모니터링 방안 마련 및 사업 수행 ⧍중점사업으로 노인 대상 당뇨, 고혈압, 골다공증 치료 의약품 부작용 모니터링 실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 PM3000과 연동된 부작용보고프로그램 메인 화면. 최근 약사사회에서 의약품부작용 보고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한 단계 높은 정책적 지원과 학술 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자료 제공= 한국의약통신 DB

금전적 보상, 객관화 작업 필요
하지만 약사들의 노력에 불구하고 이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이 없고, 또 논문 등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만큼의 연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한계로 남아 있다.

문전약국이지만 재래시장에 위치해 있어 다양한 환자들이 방문하는 A약국에서는, 개국 초기부터 서면복약지도를 도입하고 다른 약사들보다 일찍 부작용 보고를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일절 보고를 하지 않고 있다.

약국이 바빠진 데다 실무실습 학생들까지 받기 시작하면서 별도의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학술적으로 피드백이 적다는 것도 한몫했다.

A 약사는 “복약상담을 하면서 부작용은 꼼꼼히 체크하고 있지만, 별도로 신고를 하는 것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약국이 바빠진 데다 실무실습 등 챙겨야 할 것도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하지 않게 됐다.”며 “부작용 보고를 한다고 해서 매번 정확하게 피드백이 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전적인 보상이 있다면 다른 약사들도 업무의 중요도를 정할 때 우선 순위에 둘 수 있을 것”이라며 “한동안은 다시 시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SNS상에서 부작용과 관련된 깊이 있는 학술정보가 오고감에도 불구하고, 이를 학술적으로 남기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개국약사 관련 학회를 운영하는 B교수는 “하루에도 수백 통의 카톡이 오고 가지만, 출처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하기 힘들고, 무엇보다 공신력 있는 논문 등으로 남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인식 제고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며 “카톡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넘어 이를 문서화하고 다양한 분석을 통해 논문으로 제출하면서 공신력 있는 자료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은 기자  pharmacy@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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