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기계, 신경계 효능으로 배뇨문제에 도움
스트레스로 인한 부신피로증후군에도 효과

피로감이 심할 때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경험을 해보신 적 있나요?
업무가 과다하고 피로감이 심하면 입과 혀가 마르고,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잘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약국에서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처방으로 청심연자음이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청심연자음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를 살펴보고, 그 응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청심연자음

▲ [그림 1] 청심연자음 원료약품

청심연자음은 그 처방명칭에서 이미 청심을 해주는 약이고(처방의 목표) 연자를 주약으로 쓰고 있음을 실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청심을 해주는 약인데, 이 약의 목표점은 심열을 내려주는 목적이라기보다는 비뇨기계 질환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요?

이해를 돕기 위해선 그 처방에 포함된 본초를 살펴봐야 합니다. 청심연자음은 연자육, 맥문동, 인삼, 황기, 지골피, 감초, 그리고 황금과 차전자, 복령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연자육

▲ [그림 2] 연자육

연자육은 연꽃의 잘 익은 씨로 그대로 또는 연심을 제거하고 사용합니다. 예로부터 연자육은 스트레스를 없애주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자육은 면역계에 도움을 주고, 항산화 작용을 가지고 있으며, 순환기계와 신경계에 대한 효능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주목해야 할 효과는 순환기계에 대한 작용과 신경계에 대한 작용입니다.
연자육에 함유되어있는 플라보노이드 및 알칼로이드 성분은 kaempferol, Neferine, Kaempferol 3 O-beta-D-glucopyranoside입니다.

▲ [그림3] Kaempferol ▲[그림4] Neferine

(1)순환기계에 대한 작용

▲ [그림5] Kaempferol 3 O-beta-D-glucopyranoside

Neferine는 aconitine이나 KCl 등에 의해 발생하는 부정맥에 길항작용을 합니다. 또한 arachidonic acid, 혈소판활성화인자(PAF) 등에 의해 유도되는 혈소판 응집을 억제합니다.

(2)신경계에 대한 작용
연자육의 neferine는 자발 운동능을 감소시키고 항불안 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억력을 개선하고 항우울 활성이 우수합니다. 항우울 활성은 serotonin 신경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3) 기타작용
Neferine은 rosiglitazone와 유사한 정도의 혈당 저하작용을 가지고 있고 인슐린 저항성도 개선합니다.

2) 차전자
차전자는 이수통림(利水通淋) 약으로 수분과, NaCl, 및 요산까지 동시에 배설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차전자의 acetoside는 항신염 작용을 하는데 사구체 내로의 백혈구 침윤을 억제한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항알레르기 작용과 항염증, 진통작용이 있습니다.

차전초의 mucilage A는 혈당강하작용이 있고, 차전자 전초 추출물이 항우울증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항염, 이뇨, 항스트레스와 항당뇨 효과를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3) 지골피
지골피는 구기자나무의 뿌리껍질입니다. 청열양혈, 청폐열 등의 작용이 있는 약제로 간 보호기능과 항산화작용이 있습니다. 지골피는 염증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고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4) 황기
황기는 면역과 심혈관계, 항당뇨와 신경계, 항암, 창상치유에 도움이 되는 생약입니다.

(1) 심혈관계에 대한 작용
황기는 심근손상을 개선하고, 심근염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2) 신경계에 대한 작용
황기는 신경전달물질 등의 정상적인 조절을 도와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줍니다.

(3) 항당뇨 효과
황기 추출물은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에서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의 약물인 황금, 맥문동, 인삼, 복령, 감초는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적이 있죠.

황금은 흥분과 열, 염증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되고, 맥문동은 진액을 잘 생성되게 해주며, 인삼은 위장기능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복령은 이뇨작용을 도와줍니다. 이렇게 본초를 중심으로 살펴보니 청심연자음이 어디에 좋은 약일지 감이 잡힙니다.

우선 연자와 황기 등이 스트레스의 개선에 도움을 주고, 인삼과 감초, 복령 등은 위장기능을 개선하며, 복령과 차전자는 이뇨를 돕고, 황금, 지골피는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염증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심장이 뜨거워진다던가, 방광기능이 떨어지는 현상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요? 저는 부신피로증후군의 개념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2. 부신피로증후군

1) 경계기(Alarm stage)
스트레스를 받는 초기 단계에서는 자율신경이 일시적으로 흥분되었다가 다시 회복하곤 하는데, 자율신경이 흥분되어 있는 상태가 지속되면 그 반응의 역치가 낮아져서, 작은 반응에도 쉽게 흥분하거나 격렬한 반응을 할 수 있습니다.

2) 저항기(Resistance stage)
하지만 이 스트레스가 과도하고 오랫동안 지속되면, 인체는 그에 격렬하게 저항하게 됩니다. 이때는 부신에서 코티솔을 대량으로 분비하기도 합니다. 인체의 어떤 부위엔 혈액이 몰리기도 하고 어떤 부위엔 염증이 잘 생기기도 하는 등 건강에 이상이 오기 시작합니다.

스트레스를 장기간 받다 보면 혈액은 특정 부위로만 편중이 되고 이 부위는 피가 몰려 火熱(화열)이 생기고 답답하거나 열이 나는 상태가 됩니다. 반대로 순환량이 줄어든 부위는 장기간의 순환 저하로 혈액이 부족해 통증과 기능 저하가 발생합니다. 혈액이 편중되는 부위는 뇌, 심장, 간, 근육이고 반대로 순환량이 줄어드는 부위는 위장관, 신장, 생식기, 피부 등입니다.

(1) 뇌에 혈액 편중 시- 뇌압이 상승하여 두통이나 현기증이 나타나고, 또한 여러 가지 두되 기능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2) 심장으로 혈액 편중 시- 심박수가 올라가서 두근거림을 자주 느끼게 되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 간으로 혈액 편중 시- 협통이 증가하고, 숨을 쉬기 어려워집니다. 간은 횡격막 아래 큰 부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간으로 혈액이 편중되면 숨을 쉬기가 힘들어집니다.

(4) 근육으로 혈액 편중 시- 근육은 열을 생성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근육 안으로 지나치게 혈액이 편중되게 되면 체온이 높아지고 지나치게 열이 많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땀이 많이 나고, 갈증이 심해지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반대 상황 
(1) 위장관으로 혈액순환량 감소- 소화기능에 문제가 생깁니다.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더부룩하고 가스가 잘 차고, 신물이 올라오고, 쓰린 느낌이 있는 등의 증상입니다. 위장관의 문제는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나는 가운데 혈액 순환량이 줄어들어서 생길 확률이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2) 신장으로 혈액순환량 감소- 소변양이 줄어들게 되므로 당연히 소변을 보는 빈도가 줄어들게 되고, 소변색이 짙거나 노랗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더불어 방광 혈액순환도 떨어지므로 방광에 염증이 자주 일어나고 방광이나 요도의 통증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3) 하복강으로 혈약순환량 감소- 여성의 경우 하복강에 있는 자궁, 난소, 질에 문제가 생기게 되므로 생리통이 심해지고, 생리가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며, 기타 여성생식기의 여러 가지 문제에 간접적으로 기여를 하게 됩니다.

4) 고갈기(EXHAUSTED STAGE)
고갈기는 부신의 기능 저하로 코티솔의 분비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시기입니다. 코티솔은 적정량 분비될 경우 몸에 활력을 주지만 과도한 분비가 될 경우 흥분과 염증을 일으키는 호르몬인데, 오히려 분비량이 줄어들면 혈액 순환장애가 생기며, 대사가 저하되고 육체적 활력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혈압이 떨어지고, 성욕이 줄어들고, 만성적인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위에 소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청심연자음을 해석해 볼까요?
청심연자음은 스트레스를 받아서 위장기능은 떨어지고, 심장은 혈액이 과도하게 유입돼서 답답하고 빨리 뛰는 상태가 되며, 신장, 방광은 기능이 떨어지고 염증이 잘 생기는 상태에 이르게 될 때 사용하는 것입니다.

위장기능 저하는 전체적인 영양의 고갈을 초래해 혈허증상을 초래하고, 이것은 전신적인 피로의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어떤 증상의 결과로 신장방광기능이 저하됐다고 볼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의 만성화로 이런 증상이 동시에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열에 대해서도 한 번 짚고 넘어가야 될 거 같습니다. 피가 넘치면 열이 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영양이 고갈되는데 열이 발생하는 상태가 쉽게 이해되진 않으니까요.

5) 실열 Vs 허열
실열은 신진대사가 지나치게 왕성하고 열 생산이 과다해 유발되는 상태입니다. 생산되는 열 자체의 양이 너무 많아서 그 열을 수월하게 제거할 수 없게 되면, 열이 쌓여 병이 됩니다. 이때 나타나는 증상은 발열 외에도 얼굴과 눈이 붉어지고, 가슴이 답답하며, 입이 마르고 찬물을 찾고, 대변이 굳으며, 소변 색이 아주 짙어지고, 허기가 지고 몸이 마르는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이에 반해 허열이란 열이 생산되는 양은 많지 않으나 이를 제거하는데 문제가 생길 때 발생합니다. 인체의 산열(散熱) 방법으로는 피부, 땀샘, 호흡을 통한 열의 발산 외에도 열량을 혈액과 진액(津液), 원음(元陰)같은 액상물질에 흡수시켜서 저장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체온의 과도한 상승을 막고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것이죠. 따라서 혈액과 진액, 원음 등의 물질이 정도를 넘어 훼손되면 열생산과 열발산의 평형이 어렵게 돼서 각종 발열성 질환이 발병하게 됩니다. 이 개념을 허열 이라고 하는데, 이는 청심연자음의 입마름과 심화(心火)를 해석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결국 청심연자음은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심장은 지나치게 흥분되고, 위장기능은 떨어지며, 신장방광기능은 약해진 상태를 개선하는 약인 것입니다. 또한 약성 자체가 과한 약이 없기 때문에 장기간 복용하는데 무리가 없어 보이고, 그 효과는 신뢰할 만할 정도로 좋습니다.

여기에 청심연자음은 당뇨환자의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폐경이후의 여성의 질건조증에도 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밥을 잘 먹으면서 입이 마르는 증상에는 백호인삼탕을 사용하고,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이면서 염증성이고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용담사간탕이나 저령탕이 더 적합합니다. 또 노인의 전립선질환과 노인의 소변불편에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현대인의 만성화된 스트레스로 인한 체력저하와 피부건조, 구강건조 증에도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참으로 좋은 처방입니다. 이렇게 좋은 처방인데도 제약회사에서 갈수록 생산량을 줄이고 있으니 큰일입니다. 모두 우리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입니다. 많은 약사님들이 관심을 갖고 이 약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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