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자연과 생명을 구성하는 기본물질
생명은 효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다

탈레스(Thales BC 624 ~ BC 545? 그리스의 철학자, 수학자 밀레토스 학파의 창시자) 아리스토텔레스(그리스 철학자)는 탈레스를 “철학의 아버지”라고 칭했다. 그리고 현재의 사람들한테 탈레스는 최초의 철학자, 최초의 수학자, 그리스 7대 현인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탈레스는 자신이 던진 “만물의 근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물”이라고 대답했다.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엉터리라고 여겨지겠지만, 기원전 6세기경에 이성적인 능력을 넘어서는 문제에 대해서 신화적인 답을 하던 당시의 사람들과 달리 탈레스의 대답은 합리적인 사고의 결과이다.

탈레스가 서양철학의 아버지로 불린 이유는 신비하고 초자연적인 힘에 의존하지 않고, 앎 자체를 목적으로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답을 구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생명은 자연이다. 생명에서 일어나는 그 어떤 것도 자연의 법칙에 어긋나지 않는다.

생화학은 생명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이자 “생화학은 생명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법칙이다.”

생화학을 바라볼 때 필요한 것이 있으니, 보고 싶은 대로 보지 말고 보이는 대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왜”라는 가장 원초적인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라. 질문이란 아는 것을 통해서 모르는 것을 찾는 과정이다. 그 순간 보이는 대로 보게 될 것이다.

1. 물과 생명

인류의 발전은 수많은 질문에 답을 찾아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고, 존재가 움직이는 방향도 알게 되었다. 생화학도 마찬가지이다. 생명에 있는 많은 존재(포도당, 아미노산, 아민 활성산소 등)를 알아왔고, 존재가 움직이는 방향(대사경로, pathway)도 알게 되었다.

생명이 곧 자연이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자연현상과 많은 비교를 한다. 생명에서 일어나는 운동과 자연에서 일어나는 운동 모두 자연의 법칙에 따라 일어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탈레스가 무엇 이유로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하나있다. 물은 자연과 생물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 물질이고,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장 작은 분자이다.

물(H2O)은 상온에서 액체이면서 기체이다. 공기 중에 있는 물질(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등)보다 가볍지만 주로 액체로 존재하고, 물의 수소결합과 극성은 모든 것을 녹이는 만능용매로 작용한다.

물이 가볍다는 것은 작은 힘의 변화에도 물이 이동(물의 순환)한다는 것이고, 물이 만능용매로 작용한다는 것은 환경에 따라 물에는 다른 물질이 녹아있고, 지구상에 어떤 물(비, 계곡물, 강물, 바닷물, 구름 등)도 같은 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물은 힘에 따라 움직이며, 물이 있는 환경에 따라 다른 물질을 녹이고 있다.

생명에서 물(세포내액, 세포외액 등)도 자연의 물과 동일하다. 물은 차이(높고 낮음, 온도의 차이)에 의해 생성되는 힘에 의해 움직이듯이, 인체의 물도 차이(정수압, 삼투압, ATP 등)에 의해 생성되는 힘에 의해 움직인다.

또, 지구상의 모든 물이 서로 다른 물질을 녹이고 있는 것처럼, 생명에서 물도 생명의 환경(먹는 음식, 활동량, 생활습관 등)과 물의 위치(세포, 세포외, 간, 신장 등)에 따라 구성성분이 다르다.

▲ [그림1] 세포내액과 세포외액의 전해질 구성

생명이 아무것도 섭취하지 않고 호흡만 하고 있더라도 세포내외의 물질이 다름을 유지하는 것을 항상성(homeostasis)이라 하고, 생명이 먹는 음식과 생활습관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항상성이 유지되는 것을 동적평형상태(dynamic steady state)라고 한다.

2. 생명반응은 물에서 일어난다

화학반응(chemical reaction)은 화학물질(반응물질)이 화학결합이나 분해를 통해 다른 물질(생성물질)로 변하는 과정이다. 고전적인 화학반응은 원자핵의 변화 없이(원자핵이 변하는 것은 핵화학) 원자 사이의 화학 결합이 형성되거나 끊어질 때 전자의 위치 변화만을 다루며, 화학반응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전자 전달의 개념은 이온성 물질의 경우 산화환원 반응(redox reaction)을 통해 쉽게 설명 할 수 있다. 하지만 공유 결합 화합물에서 일어나는 산화환원 반응은 산화수(oxidation number)를 통해서 설명한다.

산화는 원자, 화합물에 산소를 첨가하거나 수소를 제거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이 연장되어 현재 많은 산화환원 반응에 전자 전달 측면을 통해서 해석한다.

생명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이 자연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효소(단백질)라는 촉매이다. 생명은 효소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얻고, 효소를 이용해서 생명에 필요한 물질을 합성한다.

이러한 이유로 생명에서 이상 반응이 일어나면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약을 투약해왔다. 문제는 단백질은 DNA와 관련을 가지고 있기에 억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명은 전자동시스템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물질의 흐름을 이해하고, 물질을 통해서 생명반응이 잘 흐르게 도와주는 것이다.

1) 생명반응은 물에서 일어난다
생명반응은 물에서 일어난다. 물은 모든 물질을 녹인다. 물은 수소결합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전제로 놓고 인체의 대사를 보면, 물에 녹아 있지 않은 포도당과 물에 녹은 포도당은 서로 다른 물질이 된다. 물이 없는 포도당은 물과의 수소결합을 가지고 있지 않고, 물에 녹은 포도당은 물과 수소결합을 가지고 있다. 물이 없는 포도당은 산화환원 반응이 일어나지 않고, 포도당에 물이 있을 때 비로소 산화환원 반응이 일어난다.

▲ [그림3] glyceraldehyde-3-phosphate의 산화 및 인산화, glycolysis의 6번째 단계

(1) 포도당 대사의 시작

생명대사에서 산화는 에너지를 얻는 과정이다. 어떤 물질을 산화시키기 위해서는 물질이 가지고 있는 물과의 수소결합을 끊어야 가능해진다. glucose에서 glucose 6-phosphate로의 대사는 에너지(ATP)를 이용해 수소이온을 분리함으로써 포도당과 물과의 수소결합을 끊는 과정이다.

(2) 에너지의 전달

포도당은 산화를 시작으로 대사가 이루어지면서 구조적 변화를 통해glyceraldehyde-3-P(G3P)가 된다. dehydrogenase는 G3P에서 수소이온과 전자를 분리(탄소와 수소의 공유결합을 끊는 과정)하여 NAD+에 전달한다.

수소이온과 전자가 분리된 공간에 유리인산기가 결합을 하면서 1,3-Bisphospho glycerate를 형성한다.

힘이란 움직임을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큰 바위도 움직이지 않으면 힘이 없는 것처럼 포도당 자체가 에너지가 아니다. 에너지란 움직이는 것이며 물(생명)이라는 공간에서 에너지란 proton(수소이온)과 electron이 된다. 

2) 이산화탄소의 생성

[그림4]에서 보는 것처럼 더 이상 수소이온과 전자를 분리할 수 없는 carboxyl group은 이산화탄소로 분리해 버린다. 이 대사도 물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으로 pyruvate에서 이산화탄소가 분리가 되면서 물에 있는 수소이온이 결합을 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단계를 거쳐서 acetyl-CoA와 NADH가 생성된다.

3) 생명반응

생명에서 일어나는 많은 화학반응은 산화환원반응의 연속이다. 이 과정에서 생명은 자신에게 필요한 에너지(proton과 electron)을 얻고, 필요 없는 탄소뼈대(이산화탄소)를 배설하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반응은 물에서 일어나며, 물과 포도당(에너지원)이 가지고 있는 수소결합을 끊으면서 나타난다.

▲ [그림5] TCA cycle과 탄소뼈대(acetyl-CoA)의 공급

TCA cycle에서 에너지 대사는 acetyl-CoA의 공급에 의해서 일어나는 반응이고, 전자전달계는 glycolysis와 TCA cycle에 의해서 얻은 에너지(proton과 electron)를 분리해서 에너지(ATP)를 생성하는 과정이다.

생명반응의 net reaction은 [C6H12O6 + 6O2 + ADP + Pi → 6CO2 + 6H2O + ATP + 열]이다.

하지만 생명반응 어디에도 포도당이 완전하게 이산화탄소와 물로 전환되는 경우는 없다. 단지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위와 같은 net reaction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포도당이 pyruvate와 acetyl-CoA로 전환이 될 때 포도당이 가지고 있는 proton과 electron이 NAD+에 전달이 되고, 더 이상 proton과 electron이 없는 탄소뼈대 즉, carboxyl group이 이산화탄소로 전환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혈액에 포도당이 늘 녹아 있듯이 glycolysis와 TCA cycle에 존재하는 탄소뼈대도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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