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영 약사/ 전북 군산시 아이약국 대표약사

“200년만의 부의 이동.” 집근처 새로 생긴 건물에 크게 현수막이 붙어있다. 호기심을 자극 하는 광고물이다. 무엇일까? 지난 대선 때 후보들이 입이 닳도록 말하던 4차 산업혁명.

도대체 그 4차 산업혁명이라는 뭔가 대단해 보이면서도 그 실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던 단어에 아마도 가장 가까운 것이 ‘200년만의 부의 이동’의 주인공 ‘블록체인기술’일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쉽게 설명하자면, 그동안 우리는 은행사이트에 접속을 하면 은행에서 내려주는 정보를 통해 입출금 업무를 해왔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모든 개개인이 암호화된 정보를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해커가 은행만 해킹하면 모든 정보가 노출됐지만, 블록체인 방식이라면 해킹을 하려면 한 번에 모든 사용자가 가진 수백만 대의 컴퓨터를 해킹해야 한다.

‘이게 뭐 대단한 기술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인터넷의 개발로 파생된 수천가지 결과물들이 지난 20년 동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면 앞으로 다가올 20년은 블록체인이 그 역할을 할 것이다.

비트코인은 바로 그 블록체인 기술로 만든 화폐이다. 비트코인이 얼마로 올랐느냐 연일 매체에서 떠들어 대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투기나 도박으로만 취급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 이미 오고 있음에도 멀리서 관망만 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 우리나라에 ‘cryptocurrency’라는 단어가 들어올 때 번역을 ‘가상화폐’라고 해서 실제로 없는 신기루처럼 보이지만, 제대로 된 번역은 ‘암호화화폐’이다. 실체가 없는 가상 화폐가 아니라 해킹이 불가능하게 암호화 된 화폐라는 뜻이다.

가장 유명하고 암호화 화폐의 시초가 된 것이 비트코인이고 비트코인 이외에도 수백 가지의 화폐들이 시중에 나와서 서로 화폐의 역할을 하고자 경쟁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만약 약국에서 이 암호화 화폐의 시스템을 적용한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내가 만약 개발자라면 약국에 관련된 화폐를 만들 것이다. 약국에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화폐를 만들어서 결제가 가능하게 카드단말기와 협약을 맺어서 실시간 결제가 가능하도록 한다.

비자나 마스터사를 거치지 않고 결제가 가능해지면 수수료 부담이 줄어든다. 소비자에게는 수수료보다 낮은 금액으로 캐시백을 지원하면 사용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화폐를 보유하고 있음으로써 주식처럼 가치가 상승한다면 금을 보유하듯 화폐를 보유하고 사용할 것이다. 또 단순히 결제의 차원을 넘어서 암호화 화폐에는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현재 DUR의 기능을 화폐에 담는 것도 가능하다. 환자의 약력이나 질병관리 차원에서도 용이한 새로운 기술이다. 병원시스템과 연계를 할 수 있다면 처방전 대신으로 사용도 가능할 것이다.

보험회사와 연계가 가능하다면 실시간으로 보험금 청구도 가능 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암호화 화폐를 통해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면 이런 것이 정말 4차 산업혁명이 아닌가?

이러한 기술들이 앞으로 무수히 쏟아져 나올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삼성전자 주식이 이렇게 오를 줄 알았으면 그 때 삼성전자 주식을 살 것을…’이라고 생각한 순간에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면 부자가 되어 있을 텐데”라는 말이 있다. 비트코인도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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