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기 겪으며 약사로서 전문성, 마음가짐 다잡아
하루 12시간 근무에도 스터디, 강사, 회무 등 종횡무진 활약

“층약국이 들어오면서 처방이 반으로 줄었어요. 약국을 접어야 하나 고민이 많았지만, 약이 오르고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그때부터 한 명 한 명 약국 문을 열고 들어오는 분들이 고마워지기 시작했어요. 우리 약국에 오시는 모든 분들이 좋은 상담 때문이든 혹은 저의 말 한마디 때문이라도 웃으면서 나가실 수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김혜진 행복한약국 대표약사 / 안양시약사회 홍보이사

경기도 안양시 행복한 약국의 김혜진 약사는 경영 위기를 겪으며 오히려 약사로서 더욱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직원 없이 혼자 근무하지만, 항상 밝은 얼굴로 모든 환자를 대하고 ‘OTC 활성화 연구 모임(오연모)’와 ‘어린이, 여성 건강을 위한 약사모임(어여모)’, 아로파약사협동조합, 한국젊은약사회(KYPG) 스터디, 헬스조선 자문을 비롯 안양시약사회 회무 등을 소화하며 왕성한 학술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모두 환자를 위해 좋은 약사가 되고 싶은 바람이다.

김 약사는 “약국에서 하루 종일 근무하는 저도, 저희 약국을 찾는 분들도 모두 이 공간에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환자 있는 한 조용할 틈이 없는 약국
이런 김 약사의 철학 때문에 행복한약국은 환자가 있는 한 조용할 틈이 없다. “꼬마야, 어제 알약 잘 먹었니?”, “약 드실 때 입이 마르지 않으세요?”, “졸린 건 없으신가요?”, “요새 젊은 여성분들이 잘 못 쉬어서 그래요.” 등 간단한 안부부터 복용 상황과 부작용 확인까지 김 약사의 입은 한시도 쉬지 않는다.

그는 “대상포진이 올 만큼 경영위기를 겪고 나자 ‘내가 잘한다는 걸 보여줘야 겠다’는 오기가 생겼어요. 약사로서 전문성과 따뜻함을 모두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죠.”라며 “환자분들과 얘기하다보며 금방 마음의 문을 열고 많은 얘기를 해주세요. 다른 데서 산 약도 물어보고, 음식도 물어보시죠. 기껏 설명했는데 그냥 나가면 허무할 때도 있지만 ‘저번에 약사님이 추천해주신 약 정말 좋았어요‘라고 말해주실 때 정말 행복합니다.”라고 말했다.

정보의 우위에서 쉽게 이야기 하는 전문가 목표
다양한 스터디를 통해 왕성한 학술 활동을 펴고 있는 것도 환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

자존심 때문에 공부를 시작했다’는 김 약사는 특정 질환에 대해서 환자가 의사나 약사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가장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정보의 우위에서 서서 환자들의 언어로 쉽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전문가, 약사이고 싶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그는 하루 12시간씩 혼자 근무함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스터디는 물론 제약회사와 헬스조선의 자문을 하고, 경기도약사회 강사로 연수교육에 참여하는 등 누구보다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환자 공간 부족해 인테리어 새 단장
얼마 전 인테리어를 새롭게 바꾼 것도 환자들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앞뒤로 긴 직사각형 구조에 투약대와 조제실이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데다, 건물 안쪽 출입구도 조제실에 막혀 있었기 때문.

김 약사는 과감하게 조제실과 투약대 사이즈를 반으로 줄였다. 대신 그 자리에 대기석과 진열대를 놓고, 개수대는 환자들이 편하게 약을 먹거나 약통을 씻을 수 있도록 깨끗하게 정리했다.

갈수록 약이 늘어나면서 수납공간도 새로 만들었다. 실평수 13평에 창고가 없어 고민이 많았는데, 표면에 고리를 걸 수 있는 수납장을 배치하고 대기석 아래 서랍을 활용하는 등 작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데 주력했다.

김 약사는 “특히 수납과 진열이 동시에 가능한 것을 보며 제약회사 직원들이나 택배 아저씨들이 깜짝 놀란다.”며 공간이 좁다면 꼭 시도해볼 것을 추천했다.

“행복을 선물하고 싶어요”
아프고 지친 사람들이 오는 ‘약국’이라는 공간에 행복을 선물하고 싶다는 김 약사. 환자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주고, 마음까지 어루만지고 싶다는 김 약사의 욕심이 지역사회를 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시작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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