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책 파는 상점 넘어 다양한 복합문화 공간 역할 해야
외국은 독서 운동 통해 독서 경험? 습관을 키우는데 주력

11월 11일은 무슨 날인가?라고 물으면 대다수가 빼빼로 데이를 떠올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지만 사실 이 날은 ‘서점의 날’이기도 하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2016년 책이 책장에 진열된 모습을 연상해 책(冊)의 한자 이미지로 11월 11일을 서점의 날로 제정하고 선포했다.

2017년 첫 서점의 날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산업진흥원,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주최로 11월 3일 대한출판문화협회 회관에서 ‘2017 서점의 날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현재 서점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독서 문화를 진단하고 활발한 독서 문화와 서점의 활성화를 위해 전문가들의 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서점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역할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개회사로 박대춘 회장(한국서점조합연합회)은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상점을 넘어서 다양한 복합 문화 공간을 이룰 수 있고 사회적 매개자 역할도 한다.”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지속적인 연구 활동과 서점의 성장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박치완 회장(인문콘텐츠학회)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치완 회장(인문콘텐츠학회)은 먼저 현대인들의 독서 행태에 대해서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1인 가구 서적 구입비가 월 2만원이 넘지 않으며 구입하는 책들도 주식투자, 회화 등 실생활에 사용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독서를 한다.”며 “한국의 독서 문화를 바꾸려면 출판부터 서점까지 독서 문화를 진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회장은 인터넷을 통한 도서 구매량과 서점의 도서 구매량이 비슷하다는 조사 결과를 예를 들며 “이것은 다시 서점의 활성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희망적인 모습이며 문화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자부심을 갖고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새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병록 대표(숲속작은책방)

김병록 대표(숲속작은책방)는 서점, 도서관의 공간의 의미에 대해서 기조연설을 했다. 김 대표는 일본과 제주도 등 책 여행을 통해 서점이 나아가야 할 방법과 마케팅 방법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

그는 일본의 츠타야 서점, 다케오시 도서관을 예로 들며 “대기업이 투자한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 앞에서 자본의 논리만 갖고 좌절할 때가 아니다.”라며, “서점이라는 공간에 대해 철학을 갖고 공간의 혁신과 독자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직원들의 교육을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3부 서점과 문화 세션에서는 다른 나라의 사례와 서점의 사회적 역할을 통해 서점인들이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 한주리 교수(서일대학교 미디어출판학과)

한주리 교수(서일대학교 미디어출판학과)는 ‘한국서점편람’을 예로 들며 일반 서점의 수가 2009년 2,846개에서 2015년 2,116개로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디지털화의 물결 속에서 나타난 종이책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를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통해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도서정가제가 없고 아마존의 낮은 가격 정책과 무료 배송, 전자책에 수요 증가 등으로 서점의 위기는 왔었다. 그러나 새로운 판매 및 운영 방식을 모색해 지역 서점의 활성화를 가져왔다.

한 교수는 미국의 ‘Buy Local/Downtown Movement(지역상품구매운동)’과 영국의 ‘Books are my bag’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이들의 독서 운동 확산을 통해 독자들의 독서 경험 및 독서 습관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역 서점의 역할에 대한 인식은 서점의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킬 수 있다.”며 “서점은 지역 사회 복합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과 지역 사회 커뮤니티 역할, 캠페인 진행과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역할에 대해서 인식하고 우리 스스로가 책에 대한 지식과 교육에 힘을 쏟으면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참가자들의 질의응답을 통해 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할 수 있었다.

▲ 백원근 대표(책과사회연구소)

한 참가자는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해주기 때문에 서점이 설 곳이 더 없어져 간다는 생각이 든다.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백원근 대표(책과사회연구소)는 “지역에 도서관 이용률이 많을수록 지역 서점이 활성화되고 도서가 많이 팔리고 있다. 이는 책을 많이 읽는 지역의 사람들이 서점의 이용률이 많기 때문이다.”라며 “도서관을 이용해 독서를 하고 소장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서점을 이용해 책을 구매하기 때문에 도서관 시스템을 잘 이용하면 오히려 서점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참가자는 “지역마다 서점이 처해있는 상황이 다른데 다른 나라, 다른 지역의 사례는 적용하기 힘들다. 다른 대안은 없나?”는 질의에 성미희 실장(한국서점조합연합회)은 “지역마다 상권과 주변 환경이 다 다르다. 하지만 연합회에서 9개 지역에 대한 조사를 했으며 각 특색에 맞게 시범 적용 후 체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사회를 본 박찬수 이사(한림출판사)는 “보다 중요한 것은 서점의 시각을 다각화 하고 우리의 소리를 많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책을 통한 사회에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끝으로 서점은 책을 판매하는 상업적 행위에서 탈피하고 시민들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책에 대한 관심과 협력을 강조하며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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