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환자 중 가장 많아, 위 운동장애·위 팽만 등으로 발증
H2수용체억제제, 양성자펌프 저해제, 위장 운동 촉진제 등 효과

▲ 황은경 약사(부산시 사하구 오거리약국)

이번호에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한 번 살펴보자.
실제 약국에서 제일 많이 만나게 되는 위장환자가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일 것이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란 상복부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위장증상으로 위나 장의 특별한 질환(소화성궤양, 위장관 악성종양, 위식도 역류질환, 췌담도 질환 등)이 없는데도 복통, 더부룩함, 속 쓰림, 복부 팽만감, 오심, 구토 등을 느끼는 경우를 통틀어 말한다.

여기에는 이상소견은 있으나 기질적인 질환과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군과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소화불량증이 포함된다.

아직까지 병태생리가 완전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임상증상에 따라 로마기준 I(1994년), 로마기준 II(2000년), 로마기준III(2006년), 로마기준Ⅳ(2017)년 등으로 개정하면서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진단기준을 정의해오고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야기하는 원인은 크게 대별되는데, 하나는 위 운동장애(위배출 지연, 음식에 대한 위적응(gastric accommodation) 장애), 또 하나는 위팽만에 대한 과민성이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위산, 식이, 만성 십이지장 염증, 헬리코박터 균 감염, 정신사회적 요소, 기타 유전적·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유병률1)1) 질병관리본부 건강정보포탈 <소화불량> 중 기능성소화불량 유병률 항목 중 발췌


1. 로마기준Ⅳ에 따른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정의
로마기준Ⅳ에 따르면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란 식후 더부룩함(postprandial fullness), 조기 만복감(early satiation), 명치 통증(epigastric pain)과 명치 화끈거림(epigastric burning) 등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질환이다.

▲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유병률

로마 기준 II에서 III으로 넘어오면서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크게 2개의 소그룹으로 분류되었는데 식후 불편감 증후군(postprandial distress syndrome, PDS)과 명치 통증 증후군(epigastric pain syndrome, EPS)으로 나누어졌다. 따라서 식후 더부룩함과 조기 만복감은 PDS, 명치 통증과 명치 화끈거림은 EPS에 속하고 사용되는 약제도 구분된다.

로마기준Ⅳ에서는 트림에 대한 정의가 추가 된 것이 특징이며, 위 식도 역류 질환 내지는 과민성 장증후군 등과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고 알려져 있다.

1) 식후 불편감 증후군(postprandial distress syndrome, PDS)
식후 불편감 증후군의 진단은 지난 6개월 전에 시작되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식후 더부룩함 혹은 조기 만복감이 1주일에 3일 이상 있는 경우를 말한다.

식후 더부룩함은 위 내에 음식이 계속 남아 있는 것 같은 불편한 증상을 말하며 조기 만복감은 식사를 시작하자 곧 배가 부르고 더 이상의 식사를 할 수 없는 느낌을 뜻하며 상복부 팽만감, 식후 구역, 트림 등을 포함할 수 있다. 로마기준Ⅱ와 비교하면 PDS는 운동장애형과 비슷하다.

이러한 식후 불편감 증후군은 위배출 지연 및 식후 위적응 장애에 의해 발생한다.
 
① 식후 위적응 장애
식후 위적응 장애는 음식물이 위에 들어가면 위의 천정(fundus, 위저부)이 늘어나는데, 이 부분이 늘어나지 않으면 실제로 소량의 음식물이 들어가도 포만감이 들어 더 이상 음식을 섭취하지 않게 된다(그림의 ‘수용이완, 채우기’ 참조).

② 위배출지연

위배출(gastric emptying)지연이란 위의 하부(antrum, 유문부)에서 위로 유입돼 온 음식물을 십이지장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역할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음식물이 계속 고여 있게 되어 공복감을 못 느끼고 기능성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그림의 ‘배출’ 참조).

이 중 위 배출 지연의 경우에는 위장관 운동촉진제를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고 식후 위적응 장애는 항우울제나 5HT1약물이 효과가 있다.

2) 명치 통증 증후군(epigastric pain syndrome, EPS)
명치통증 증후군은 지난 6개월 전에 시작되어 3개월 이상 지속되었던 명치통증 또는 명치 화끈거림 증상이 1주일에 하루 이상 있는 경우를 말한다.

중등도의 명치 통증이나 속쓰림(명치 부근에서 발생하는 주관적이고 불쾌한 화끈거리는 느낌) 증상이 발생하는데, 연관통과의 구별을 위해 다른 부위의 통증이 아니어야 하며, 배변에 의해 완화되지 않고, 담낭이나 오디 괄약근 질환이 없어야 한다.

이전 로마기준과 비교하면 EPS는 궤양형과 유사하여 위산에 대한 민감성과 동시에 위팽만에 대한 과민성도 연관이 있다. 이경우에는 위산을 억제하는 약물이 효과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10~30%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위 식도 역류 질환 내지는 과민성 장증후군 등과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고 알려져 있다.

2. 기능성 소화불량에 사용되는 처방조제의약품
약물요법은 환자들의 다양한 증상에 대해 주증상 위주로 개인별 맞춤투약을 한다.

기능성 소화불량에 관련된 57개의 연구들을 분석한 대단위 논문에서 위약(placebo)에 비해 H2수용체 억제제, 양성자펌프 저해제, 위장 운동 촉진제가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1) 위장관기능운동제
① 도파민 D2 길항제: 콜린성 운동 신경을 억제하는 도파민 수용체의 길항제
(metoclopramide, levosulpiride, domperidone, itopride, clebopride, bromopride)

·Metoclopramide
Metoclopramide는 중추와 말초에 분포된 도파민 D2 수용체 길항제로, 부분적인 5-HT4 수용체 작용제이다.

특히 당뇨병성 위부전마비(diabetic gastroparesis)의 증상 개선, 구토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BB를 통과하여 나타나는 중추신경계 부작용으로 인해 특히 노인(특히 여성)의 약물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유즙분비(여)나 여성형유방(남)의 부작용이 있고 5일 이상 사용은 금지되어 있다. 파킨슨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없다.

·Levosulpiride
Metoclopramide와 마찬가지로 중추와 말초에 분포된 도파민 D2 수용체 길항제이며, 부분적인 5-HT4 수용체 작용제이다.

운동장애형 기능성 소화불량증에서 cisapride만큼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이탈리아의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를 대상으로 4주 동안 투여하였을 때 위약보다 유의한 개선 효과를 나타내었다.

그러나 복용 시 고프로락틴혈증에 의한 유즙분비, 약제에 의한 파킨슨 증후군(parkinsonism) 및 운동 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서 주의를 요한다.

·Domperidone
Domperidone은 메타 분석에서 위약 대비 전반적인 기능개선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어 그 효과가 증명되었다.
 
다만 QT 간격 연장으로 인한 심독성의 부작용이 밝혀짐에 따라 임신시 투여가 금지 되었고 여러 약물과의 상호작용도 있다. 한 때 젖량을 늘리는 약으로 사용되었으나 수유시 모유를 통해 이 약이 분비 된다.

·Itopride
말초 도파민 D2 수용체 길항제이며, 콜린 분해효소(choline esterase) 억제제이다. Dopamine antagonist와 serotonergics의 중간 정도 되는 약물로 효과 및 부작용도 Metoclopramide과 Mosapride의 중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위장 운동 촉진 뿐 아니라 위조절력 및 과민반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여겨지는 약이다.

다른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혈중 프로락틴 수치 또한 용량 의존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환자에 따라 적절한 용량의 투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② 5-HT4 수용체 작용제
콜린성 신경세포의 말단에 존재하는 5-HT4 수용체를 자극하여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증가시켜 평활근을 수축시킨다.

·Cisapride
비선택적인 5-HT4 수용체 작용제로, 위배출 지연뿐만 아니라 위적응 장애의 개선에 매우 효과적이었고, 기능성 소화불량증에도 좋은 효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심부정맥과 급사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Tegaserod
부분적인 5-HT4 수용체 작용제로, cisapride와 유사하게 위배출 지연과 위적응 장애의 개선에 효과가 있었다.

초기에는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의 개선을 목적으로 출시되어 사용되었으나 허혈성 심장 발생이 증가한다는 보고로 인해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Mosapride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5-HT4 작용제가 효과가 있다는 근거를 가지고 개발된 약제이다.

이 약제는 5-HT4 수용체 작용제이면서 5-HT3 수용체 길항제 역할을 하는 약제로, 칼륨 채널과 심장에 대한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domperidone과의 비교 연구에서 소화불량 증상의 감소에는 mosapride가 더 효과적이나 위배출의 개선에서 domperidone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도파민 D2 길항제에 비해 유즙 분비의 부작용에서 제일 안전하다.

③ Motilitone
견우자와 현호색으로 만들어진 국산 신약 Motilitone은 동물실험에서 위 배출 촉진뿐 아니라 내장과민성을 완화시키는데 효과적임이 보고되었다.

itopride 및 pantoprazole과 비교하여 소화불량증 증상 개선에 비열등성을 보인 논문이 있다.

증상조절이 잘 되지 않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의 경우 위장관 운동 촉진제의 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두 종류의 위장관 운동 촉진제를 병합 사용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

2) 위적응개선제(위저부 이완제)

항불안제 중 5-HT1A 수용체 작용제인 buspirone이나 tandospirone을 기능성 소화불량증 증상개선에 이용하는데 이는 항불안, 항우울 작용을 이용한 것이 아니고 콜린성 긴장을 억제하여 위 근위부를 확장시켜 위 적응을 개선시키는 효과 때문이다.

또한 5-HT1p 수용체 작용제인 sumatriptan이 위의 근육신경세포 자극으로 산화질소(NO)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위저부의 이완하므로  PDS형 환자에게 사용할 있으나 장기간 사용에는 적합하지 않다.

3) 위산억제제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에 관한 임상진료지침에 따르면 프로톤펌프억제제는 증상 호전에 아주 효과적이다.

EPS형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대표적인 증상이 궤양과 유사한 증상이므로 항궤양 치료에 준하는 위산분비억제제가 사용된다.

실제 연구에서 통증을 주 증상으로 하는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프로톤펌프억제제가 효과가 있다.

반면 PDS형의 경우에는 십이지장으로의 산 노출이 증가되거나 십이지장 점막이 위산에 대한 과민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 위 적응을 감소시키거나 위 배출능을 저하시켜 소화불량증 증상을 야기하므로 이런 경우 PDS의 병태생리에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프로톤펌프억제제와 히스타민수용체 길항제를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프로톤펌프억제제가 히스타민수용체길항제에 비해 더 좋은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

4) 항우울제
EPS 형 환자의 통증개선에 TCA 항우울제가 효과가 있지만 항콜린성 부작용을 주의해야 하고 SSRI의 경우는 위장 출혈의 위험이 있다.

5)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제균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제균을 실시하면 기능성 소화불량이 많이 개선된다고 한다. 따라서 균이 있다고 판단되면 우선 제균요법을 실시한 이후 유지를 위한 약물요법을 시행하게 된다.

다음시간에는 기능성 소화불량과 관련된 식이와 생활습관과 약국에서의 대처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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