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장 : 최석광 (동의성 단원병원)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경도 인지 장애 및 치매 환자는 크게 증가하였고 그로 인한 사회적 부담도 매우 크다. 따라서 치매를 보다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한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에는 가장 대표적인 치매 치료제인 cholinesterase inhibitor와 뇌기능 활성제인 choline alfoscerate 병용 요법에 대한 ASCOMALVA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주목 받고 있다. 오늘 좌담회에서는 치매란 어떤 질환인지 정리해 보고, 치매와 경도 인지 장애 치료제로서 choline alfoscerate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해 살펴보겠다. <편집자주>

치매와 MCI 치료를 위한 choline alfoscerate (단원병원, 김종호)

▲ 연자 : 김종호 (동의성 단원병원)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급증하고 있으며, 그에 비례하여 뇌졸중 환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제3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16~2020)은 지역사회 중심의 치매 예방을 보다 중요시하고 진단, 치료, 돌봄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치매 치료의 주요 목표는 치매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다.

치매란 무엇인가?

일상 생활 기능(ADL; Activity of Daily Living)의 저하, 인지 기능(기억력, 언어 사용능력, 계산 능력 등)의 저하, 문제 행동을 가지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치매를 진단한다. 치매의 종류에는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 치매가 있고,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Lewy body dementia) 등이 있다. 최근에는 경도 인지 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다. MCI 환자들은 아직 치매로 진단하기는 어려운 상태이므로 치료가 필요한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때가 많다. 치료를 한다면 어떤 약물을 선택할 것인지, 이 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등에 대해서도 아직 논란이 되고 있다. 정상과 치매의 중간에 해당하는 MCI를 어떻게 정의하고 진단할 것인지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치매와 MCI를 감별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혼자 생활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만약 혼자 생활하기가 어렵고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치매일 가능성이 더 크다.

혈관성 치매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 질환으로는 혈관성(vascular), 감염성(infectious), 독성-대사성(toxic-metabolic), 자가면역성(autoimmune), 종양성(metastases), 의인성(iatrogenic), 퇴행성(neurodegenerative), 전신성(systemic) 등이 있다. 신경외과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원인 질환은 뇌졸중(stroke)과 뇌출혈 등으로 인한 뇌 손상이다. 뇌졸중은 알츠하이머 치매 또는 혈관성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혈관성 치매 위험 인자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흡연, 비만 등 통상적인 뇌졸중 위험 인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 진행된 뇌졸중 환자에 대한 관찰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의 20%는 발병 3개월 이내에 혈관성 치매가 발생하고, 48.9%는 MCI로 진행된다고 한다(Korean Stroke Society, 2008). 그 원인은 저혈당성 뇌손상(hypoglycemic brain injury)로 인해 해마(hippocampal area), 대뇌 피질(cerebral cortex), 기저핵(basal ganglia) 등 뇌 특정 부위의 구조적 변화임을 영상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 행동이나 인지 기능 저하가 유발된다. 다발성 뇌경색(multi-infarct dementia)은 다수의 커다란 혈관이 막히는 경우인데, 막힌 부위가 회복되다가 다시 악화되기를 반복하면서 환자의 기능이 계단식으로 저하되는 특징이 있다. 반면, 단일 경색 치매(single infarct dementia)는 한 개 이상의 지정학적 위치에서 발생한 뇌경색에 의해 유발된다. 치매 진단을 위해서는 MMSE(mini-mental state examination) 등 여러 가지 평가 도구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영상 검사에서 명백한 뇌 손상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치매로 진단한다.

치매의 치료
가장 많이 쓰이는 치매 치료제는 cholinergic system에 작용하는 약물이며, cholinesterase inhibitor가 대표적이다. Cholinesterase inhibitor는 구역감이나 설사, 식욕감퇴, 체중 감소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환자에게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이를 잘 조절해야 치료를 유지할 수 있다. 그에 비해 choline alfoscerate를 비롯한 신경보호제(neuroprotective agent)는 MMSE 진단 기준과 상관 없이 처방이 가능하고 이상반응이 적으므로 다른 약물과의 병용 요법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choline alfoscerate는 치매뿐만 아니라 뇌혈관 질환 및 후유증, 뇌손상에 의한 정신 장애, 불안장애나 섬망 등 다양한 적응증에 처방이 가능하다. choline alfoscerate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ASCOMALVA 연구(J Alzheimers Dis, 2014)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다. 이 연구는 이탈리아에서 진행되었고 cholinesterase inhibitor인 donepezil/choline alfoscerate 병용 요법과 donepezil 단독 요법의 유효성을 비교하였다. 현재까지 발표된 결과는 2년 간의 중간 연구 결과이며 앞으로 4년 간의 연구 결과도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의 primary endpoint는 인지 기능 평가를 위한 MMSE와 ADAS-cog(Al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 Cognitive subscale)로 하였고, secondary endpoint는 일상 생활 능력 평가를 위한 ADL과 IADL(instrumental ADL) 및 이상 행동 평가를 위한 NPI-F(Neuropsychiatric Inventory frequency, severity)와 NPI-D(Neuropsychiatric Inventory distress of the caregiver)로 하였다. 연구 결과, donepezil 단독 요법군에 비해 donepezil/choline alfoscerate 병용 요법군의 MMSE와 ADAS-cog 개선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우수하였다. 특히, 연구 초반보다는 1년 이후부터 양 군의 유효성 차이가 점차 커졌다.

일상 생활 능력 평가를 위한 BADL과 IADL, 행동 장애 평가를 위한 NPI-F 및 NPI-D도 donepezil/ choline alfoscerate 병용 요법군의 개선 효과가 유의하게 우수하였다.
피험자들의 MMSE 점수에 따른 sub-analysis 결과도 살펴보자. MMSE 점수 14~17점, 18~20점, 21~24점으로 나누어 각 군 별 유효성 평가 지표를 분석하였다. MMSE 점수 12~24점인 비교적 초기 치매 환자에서도 donepezil/choline alfoscerate 병용 요법은 donepezil 단독 요법 대비 유의한 유효성 차이를 보였으므로, 치매 초기부터 병용 요법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연구를 통해 donepezil/choline alfoscerate 병용 요법은 donepezil 단독 요법에 비해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 일상 생활 능력, 행동 장애 개선 효과가 유의하게 우수하며, 그 효과는 경증 치매 환자에서 더 효과적이지만 인지 기능이 크게 저하된 환자에서도 개선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1차 진료에서 치매로 의심되는 환자들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우선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는 환자에게는 MMSE를 비롯한 치매 선별 검사가 가능함을 알려주고 필요한 경우 검사를 실시한다. 또한 치매가 강하게 의심되는 환자는 원인 질환 진단을 위해 치매 전문의에게 의뢰하고 MCI로 진단되는 환자는 약물 치료와 함께 원인 질환을 판단하기 위한 검사를 진행한다. 특히, 혈관성 치매를 위험 인자 조절이 매우 중요하므로 이를 잘 조절하도록 해야 한다.

< Q & A >
최석광 : 강의 주제에 대해서 질문이나 코멘트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제 환자 중에는 치매를 진단 받은 지 14년이나 지났지만 일상 생활이 크게 불편하지 않으신 분이 있는 반면, 3~4년 이내에 가족들조차 잘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분도 있다. 이러한 진행 속도의 차이는 유전적 차이에 의한 것인가?

윤도영 : 치매 진행 속도에 Apo 유전자가 영향을 미치므로 유전적 소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석광 : 또 한가지 요인은 배우자의 유무이다. 대부분 배우자가 있는 분들은 치매가 서서히 진행되지만 배우자가 없는 분들은 빠르게 진행된다. 치매가 14년 동안 서서히 진행된 환자가 제 어머니이다. choline alfoscerate는 본래 1일 1,200mg을 3회 나누어 투여해야 하나, 1일 3회 약물을 복용하기 번거로워 아침에 2캡슐(800mg), 저녁에 1캡슐(400mg)을 donepezil과 함께 복용하도록 하였다. 가까이에서 어머니를 살펴보면 donepezil/choline alfoscerate 병용 요법은 확실히 효과는 있는 것 같다. 

김종호 : choline alfoscerate만 단독으로 투여하는 것은 어떤가?

최석광 : 치매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뇌혈관 손상으로 인해 환자의 뇌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에게는 적당한 치료제가 없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choline alfoscerate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백승진 : 그렇다. 이상반응도 거의 없어서 무난하게 투여할 수 있다.

김재명 : 연질 캡슐은 상온 보관하면 약이 녹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더운 여름 차 안에 약물을 두는 등 고온의 환경에 노출시키면 안 된다.

최석광 : choline alfoscerate는 85세 이상 환자에서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서영배 : 연령에 대한 제한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웅 학술팀 : 최근에는 신경외과 외에 정형외과나 산부인과에서도 처방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choline alfoscerate가 이상반응이 거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choline alfoscerate 복제약이 다수 개발되면서 시장 자체가 많이 커졌고 그 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최석광 : 뇌신경 보호제들은 오래 전부터 시판 중이지만 과연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choline alfoscerate는 임상 연구에서 효과가 입증되었다는 점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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