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전환된 에너지로 단백질 합성, 무질서도 막아
생명의 문제는 물질 흐름의 문제, ‘효소’가 중요 역할

▲ 신창우 약사(충북 단양군 시장약국)

생명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지만 “살아 움직인다”로 볼 수 있다. 생명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에너지가 필요하고, 생명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호흡하고 음식을 먹는다.

생명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많은 단계가 필요하고, 이것을 세포호흡(cellular respiration)이라 한다. 세포호흡은 화학 결합의 붕괴, 산소의 이용, 이산화탄소 및 물의 생성, 그리고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것은 자연에서 일어나는 연소(combustion)와 유사하지만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 그림1. 연소와 세포호흡

연소와 세포호흡의 공통점을 보면 연료(C6H12O6)가 일정 조건에 반응하여 공유결합(covalent bond)을 끊고, 에너지가 발생하며 이산화탄소와 물이 최종 생성물이 된다. 그 과정에 산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연소나 세포호흡이나 모든 반응은 열역학 법칙에 어긋나지 않고, ‘그림 1’에서 보는 것처럼 자유에너지는 감소하고 무질서도(entropy)는 증가한다.

연소와 세포호흡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연소는 고온(400℃)에서 일어나며 대부분의 에너지가 열로 전환이 되고, 세포호흡은 체온(37℃)에서 일어나며 에너지가 화학에너지(ATP, NADH 등)와 열로 전환이 된다.

그리고 연소와 세포호흡(또는 이화반응catabolism)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연소는 변한다”이고, “세포호흡은 물질은 변하지만 생명은 변하지 않는다”이다.

조금 더 크게 보면 연소는 주변의 물질을 파괴하지만, 세포호흡은 물질을 변화시켜 에너지(ATP)와 열을 얻고, 생명을 유지시킨다.

1. 세포호흡(cellular respiration)
생명이 살아있다는 말은 숨을 쉰다는 것과 같다. 생명은 살아있는 동안 산소(O2)를 마시고 이산화탄소(CO2)를 내보낸다. 즉, 생명이 살아있는 동안 세포호흡은 쉬지 않고 일어난다.

▲ 그림2. 세포호흡의 순반응(net reaction)

세포호흡은 영양소에서 얻은 생화학에너지(biochemical energy)를 ATP로 전환시키고, 폐기물을 배출하는 일련의 대사 반응이다.

호흡과 관련된 반응은 이화반응(catabolism)으로 거대 분자를 작은 분자로 분해하여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방출되고, 방출된 에너지는 산화적 인산화(oxidative phosphorylation)를 거쳐 ATP에 전달된다. ATP에 저장된 화학에너지는 생합성(biosynthesis) 및 세포막을 가로 지르는 분자들의 이동 등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과정에 사용된다.

연소와 세포호흡의 또 다른 차이점은 연소는 공유결합을 분해할 때 산소가 작용을 하지만 세포호흡에서 공유결합의 분해는 효소에 의해서 나타난다.

▲ 그림3. 세포호흡(출처 위키피디아 cellular respiration)

‘그림 3’과 같이 세포호흡에는 많은 단계가 있다. 포도당을 분해하는 glycolysis, 포도당 분해로 생성된 pyruvate가 acetyl-CoA로 전환되는 oxidative decarboxylation of pyrvate, TCA cycle과 산화적 인산화 반응을 하는 전자전달계(electron transport chain)가 있다.

각 단계마다 물질의 변화가 일어나고, 물질에서 이산화탄소(CO2, 예를 들어 isocitrate에서 α-ketoglutarate로 전환 시)가 분리되는 이화작용이 일어난다. 세포호흡에서 산소(O2)는 전자전달계의 마지막 단계에서 수소이온(H+)과 전자(e-)를 받아 물(H2O)로 전환하는 역할만 한다.

2. 물질의 변화
세포호흡의 순 반응(net reaction)을 보면 다음과 같다.

세포호흡에서 포도당은 이산화탄소와 물로 전환이 되고 인체에 에너지를 전달하게 된다. 하지만 탄소를 추적하면 포도당에서 유래된 탄소가 모두 이산화탄소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 그림4. TCA cycle에서 탄소추적(출처 구글 검색)

포도당의 탄소골격은 2개의 pyruvate로 전환이 되고, pyruvate가 acetyl-CoA로 전환이 될 때 하나의 탄소가 이산화탄소로 이화반응이 일어난다. 나머지 탄소골격(acetyl-CoA)은 oxaloacetate에 동화되어하여 citrate를 형성한다.

TCA cycle에서 이화반응이 일어나는 탄소골격은 기존에 존재하는 탄소골격에서 일어난다.(그림4 참고) 즉, TCA cycle이 1회전 할 때 TCA cycle을 구성하는 유기물의 구성 원자는 동일하지만 “전과 다른 원자로 대체되어 있다”는 것이다.

3. 물질과 생명
1) 물질에 의한 TCA cycle 조절

영구기관(永久機關; Perpetual-motion Machine)은 한 번 외부에서 동력을 전달 받으면 더 이상의 에너지 공급 없이 스스로 영원히 운동하며 작동하며 일을 한다는 가상의 기관이다.

즉, 영구기관은 존재하지 않다. 에너지의 전환은 반드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생명은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유기물을 섭취하고, 에너지(ATP, NADH)로 전환시킨다.

너무 많은 에너지(ATP, NADH) 전환은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고, 과잉의 열을 발생시킨다. 생명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에너지 전환을 조절하겠지만 TCA cycle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조절한다.

TCA cycle의 조절은 효소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물질에 의해서 조절된다. ATP를 형성하는 ADP의 감소는 여러 효소를 억제할 수 있는 NADH의 축적을 일으킨다.

dehydrogenase에 의해 생성되는 NADH는 pyruvate dehydrogenase, isocitrate dehydrogenase, α-ketoglutarate dehydrogenase와 citrate synthase(예외 succinate dehydrogenase)를 억제한다. aceyl-CoA는 pyruvate dehydrogenase를 억제하고, succinyl-CoA는 α-ketoglutarate dehydrogenase와 citrate synthase를 억제한다.

2) TCA cycle과 물질의 흐름
TCA cycle을 단순하게 보면 8개 탄소골격(carbon skeleton)의 흐름이다.

인체가 섭취한 영양소는 TCA cycle에 탄소골격을 공급(탄수화물과 지방은 acetyl-CoA로, 아미노산은 그림5-②와 같이)하고, TCA의 탄소골격은 인체의 생합성에 중요한 전구물질로 작용한다.

즉, TCA cycle의 탄소골격은 이화작용과 동화작용 모두에 작용하고, 생명이 섭취한 영양소(탄수화물, 지방, 단백질)도 이화반응 및 동화반응 모두에 작용한다.

여기에 생명과 비생명의 가장 큰 차이가 있다. 비생명에서 에너지 전환은 대부분 열로 전환이 되며 무질서도(entropy)가 증가한다.

생명은 전환된 에너지(ATP, NADH)를 이용해 인체에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하고 무질서도(entropy)의 증가를 막는다. 그리고 에너지를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무질서도(entropy)의 증가를 막으면서 ATP를 합성한다.

생명은 에너지를 전환(유기물 →  ATP합성)할 때 그 어떤 물질도 이산화탄소(CO2)와 물(H2O)로 분해하지 않는다. 단지 물질에서 CO2, H+, e-가 분리되고 다른 물질로 전환될 뿐이다.

▲ 그림5. TCA cycle과 물질대사의 변화
▲ 그림6. pyruvate의 acetyl-CoA로 전환

생명이 섭취한 1개의 포도당(아무리 적은 양이 들어오더라도)도 에너지(ATP)로 전환과 동시에 TCA cycle의 탄소골격이 되면서 인체에 다른 구조로 전환이 가능하다.

즉, 생명은 오로지 이화반응(catabolism)만 일어나는 경우는 없으며, 오로지 동화반응(ananbolism)만 일어나는 경우는 없다. 따라서 어떤 물질도 생명에서 이화작용에만 사용되고, 동화작용에만 사용되는 물질은 없다는 것이다.

생명에 들어온 모든 물질은 끊임없이 다른 물질로의 전환만 존재한다. 즉, 인체의 대사(metabolism)란 물질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다. 생명에 문제는 물질의 흐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이고, 이것은 물질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의 결핍(유전적 요인)이 있을 수 있다.

효소의 결핍보다 더 큰 문제는 효소의 작용을 도와주는 cofactor(보통 비타민, 미네랄)의 부족으로 물질의 흐름에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비타민B1(티아민 thiamine)이 결핍되면 각기병에 생긴다. 티아민의 역할은 pyruvate를 acetyl-CoA로 전환하는 등 decarboxylation에 중요한 cofactor이다. 티아민의 결핍은 물질의 흐름에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포도당만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신경세포는 TCA cycle의 탄소골격에 문제가 발생(acetyl-CoA의 부족)하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