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성, 건성 혼합된 증상 보여, 음식섭취 불량한 경우 발생
식욕 저하되면서 생존 위협, 티아민 결핍 반응은 인체 보상반응

▲ 신창우 약사(충북 단양군 시장약국)

1. 각기병(Beriberi)
각기병은 티아민(thiamine, 비타민B1)이 부족하여 생기는 질환으로 다리 힘이 약해지고 저리거나 지각 이상이 생겨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질환을 말한다.

티아민 결핍의 주요 증상은 다양하고 결핍의 정도에 따라 다른데 주로 근육과 신경조직을 포함한다. 갑자기 다리를 폈다 굽혔다 하지 못하는 것이 각기병의 특징인데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식욕저하, 체중감소, 무감각, 단기 기억력 상실, 혼돈, 복부 통증, 과민, 말초신경 무감각, 근육약화, 근육통, 하지 마비, 구토, 안구 진탕, 보행 이상, 다리의 부종, 심박수 증가, 활동 시나 야간의 호흡곤란의 증세가 나타난다.

티아민 결핍에 의한 임상 양상은 크게 심혈관계를 침범하는 경우(습성 각기병)와 신경계를 침범하는 경우(크게 건성 각기병과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Wernike-Korsakoff syndrome)가 있다. 대개의 경우 혼합된 양상의 증상을 보이나, 한 가지 형태만으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1) 습성 각기병: 심혈관계 및 다른 신체
습성 각기병은 심혈관 질환이 있는 티아민 결핍증에 사용된다. 말초 혈관 확장이 일어나고 심장 박출이 높아진다. 이것은 신장에서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을 통한 염분과 수분 유지로 이어진다.

혈관 확장이 진행됨에 따라 신장은 체액의 상대적 손실로 인지하고, 염분을 보존하는 반응을 한다.
염분 저류는 순환계의 전체 양을 증가시키고, 사지의 부종을 유발한다. 심한 부종이 발생하면 순환계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심장은 박출량을 높이고, 평상시보다 더 많은 움직임이 필요하다.

이것은 빈맥, 부종 및 동맥과 정맥의 높은 압력을 가져오고, 심장 근육의 일부가 상해를 입어 빈맥, 부종 및 심장 근육의 일부가 가도한 상해를 입는다. 이러한 변화는 가슴 통증으로 나타나는 심근 손상을 유발한다.

⦁ 증상:  다리의 부종, 심박수 증가, 폐 울혈, 울혈성 심부전으로 인한 심장 비대, 활동 시 호흡곤란, 야간 호흡곤란

2) 건성 각기병: 신경계
beriberi는 스리랑카 말로 “I can not, I can not.”을 의미하고, 각기병이라는 말은 다리에 힘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성 각기병은 말초 신경 손상으로 인한 부분적인 마비를 일으킨다.

특히, 길이가 긴 신경이 점점 변성되어 먼저 다리에 있는 신경부터 시작해서 팔 신경으로 점점 변성이 나타나고, 근위축(筋萎縮)과 근반사(筋反射, loss of tendon reflexes)의 소실도 함께 일어난다. 조직학적 분석은 병변이 염증 없이 미엘린(myelin)의 퇴화가 일어난다. 신경계의 또 다른 증상은 구토, 안구진탕, 안구운동 마비, 열, 운동실조가 나타난다.

⦁ 증상: 통증, 손발 저림, 손이나 발의 감각 저하, 근육 손상 또는 하지의 마비, 구토, 안구 진탕, 보행 이상, 혼수, 사망

티아민 결핍에 의한 신경계 질환인 베르니케 증후군(Wernike syndrome)은 간뇌와 중뇌의 기능 부전으로 인해 눈 근육이 마비가 생기고, 잘 걷지 못하게 되며, 의식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이 상태에서 빨리 치료하지 못하면 코르사코프 중후군(Korsakoff syndrome)이라 불리는 기억력 장애, 학습능력 장애가 지속되는 상태로 진행하게 된다.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Wernicke–Korsakoff syndrome)은 신경학적 및 정신적 증상을 모두 포함한다.

3) 치료
티아민 결핍의 치료는 고용량의 티아민을 공급하는 것으로, 처음에는 7일간 하루 100mg의 티아민을 주사하고, 이후에는 먹는 약의 형태로 완전히 호전될 때까지 복용한다. 티아민 결핍과 더불어 다른 비타민도 결핍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른 수용성 비타민도 함께 공급한다.

4) 티아민 결핍이 발생하는 경우
각기병은 과거에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등 쌀(도정된 쌀에는 티아민이 제거됨, 티아민은 쌀겨에 존재)을 주식으로 하는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7~8월에 발생률이 높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전형적인 각기병(beriberi) 증상들을 보기 어렵다. 하지만 난민촌이나 후진국에서는 지금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또 티아민 결핍은 만성 음주로 인한 심한 영양 결핍 상태에서 흔히 발생된다. 그 외에도 지속적인 금식이나 장기간 정맥 내 영양 공급을 하고 있는 환자, 신경성 식욕부진 환자, 중증 임신성 구토 환자, 만성 혈액 투석 환자나 위 배출부 폐쇄 환자와 같은 만성 영양 결핍에서도 발생한다.

암이나 AIDS 등의 만성질환에 걸린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유발된 티아민 결핍증에 대한 증례 보고가 된 적이 있다.

즉, 티아민 결핍은 티아민이 부족한 음식(흰쌀, 과일과 야채에는 티아민이 소량 있음)을 주로 먹거나, 여러 가지 이유(알코올 중독, 심한 다이어트, 음식 섭취이상 환자 등)로 음식 섭취가 불량한 경우에 발생하는 것이다.

2. 티아민(thiamine, 비타민 B1)
1) 티아민의 구조 및 흡수

티아민의 화학식은 C12H17N4OS로 무색 유기황화합물이다. 구조는 피리미딘(pyrimidine)고리와 티아졸 (thiazole)고리가 methylene으로 연결된 형태를 가지고 있다.

티아민의 구조는 thiaminases(흰쌀, 날 민물고기, 날 조개류, 고사리류)와 아황산염(sulfite)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에 의해 파괴되고, anti-thiamine factor(차, 커피, 폴리페놀-polyphenol-이 티아민과 킬레이션-chelation-하여 흡수를 억제)에 의해 흡수가 방해받는다. 또, 열(100℃이상의 조리 시)을 가하면 쉽게 파괴가 된다.

음식 중에 들어있는 티아민은 주로 소장에서 흡수가 되는데, 타이민이 낮은 농도에서는 능동수송에 의하여, 높은 농도에서는 수동수송에 의해서 흡수된다. 티아민은 저장이 잘 되지 않으며 과량을 섭취한 경우에는 주로 소변을 통해 즉시 배설된다.

▲ 티아민 및 TPP의 구조

2) 티아민의 효능
티아민(비타민B1)은 수용성 비타민으로 탄수화물 대사를 조절하는데 관여한다. 인체에서 티아민은 주로 티아민의 조효소 형태인 티아민 피로인산(thiamine pyrophosphate, 이하 TPP)으로 존재하며, 티아민은 TPP의 전구체로서 중요하고, 티아민의 효능은 TPP의 작용으로 설명된다.

TPP는 탄수화물 대사를 비롯한 에너지 대사에 관여한다. 또, TPP는 오탄당 인산경로(pentose phosphate pathway)에 관여하는 효소(transketolase)의 조효소로 작용함으로써 핵산 합성에 관여한다.

▲ 티아민의 역할 및 결핍증(출처 비타민 바이블, 얼 L 민델)

3) 티아민 피로인산(thiamine pyrophosphate, TPP)
티아민은 세포질에서 ATP로부터 pyrophosphate group을 전달 받아 TPP로 전환이 되고, 근육, 심장, 간, 신장 그리고 뇌에 많은 양이 존재한다. TPP가 조효소로 작용하는 것을 전체적으로 보면 ‘그림 2’와 같고, ‘그림 3’에는 TPP가 작용하는 효소를 표시하였다.

▲ TPP가 조효소로 작용하는 효소

PDH : Pyruvate dehydrogenase complex

OGDH : oxoglutarate dehydrogenase complex  또는 α-ketoglutarate dehydrogenase complex

BCOAD : Branched-chain 2-oxoacid dehydrogenase 또는 Branched-chain α-ketoacid dehydrogenase(BCKDH)

HACL1 : 2-hydroxyacyl-CoA lyase 1, 다른 이름 2-hyroxy phytanoyl-CoA lyase ; α-oxidation

TK : Transketolase ; pentose phosphate pathway 효소

▲ TPP가 조효소로 작용하는 효소에 의한 물질의 변화

TPP가 조효소로 작용하는 효소의 작용을 살펴보면 알파 케토산(α-keto acid)의 탈카르복실화(decarboxylation)를 통해서 에너지(ATP)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오탄당 인산경로(pentose phosphate pathway)에 있는 트랜스케톨라제(transketolase)의 조효소로 작용하여 포도당의 동화반응(anabolism)에도 관여를 한다.

알파케토산(α-ketoacid 또는 2-oxoacid)에는 pyruvic acid, oxaloacetic acid 그리고 글루탐산(glutamic acid)에서 유도된 α-ketoglutarate(5-carbon keto acid)이 있다. 알파케토산은 TCA cycle 및 해당반응(glycolysis)에 중요한 탄소골격으로 사용된다.

phytanic acid는 분지 지방산(branched chain fatty acid)으로 β-oxidation으로는 산화가 일어나지 않고 peroxisome에서 α-oxidation을 통해서 산화가 된다. 효소의 결핍으로 phytanic acid가 산화가 되지 못하고 인체에서 축적이 되면 레프숨병(Refsum‘ Disease)가 생긴다.

레프숨병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신경손상, 소뇌 변성 및 말초 신경 병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infantile refsum’ disease에서는 미엘린(myelin, 특히 대뇌)의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3. 각기병과 티아민
티아민의 결핍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적혈구에 있는 트랜스케톨라제(transketolase)의 활성을 측정함으로써 알 수 있다. 처음에 트랜스케톨라제의 활성을 측정하고 TPP(thiamine pyrophosphate) 충분량을 가하여 트랜스케톨라제의 활성을 한 번 더 측정해서 처음보다 15~25% 증가하면 경계 티아민 결핍, 25% 이상 증가하면 티아민 결핍증을 의미한다.

TPP는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조효소로서 에너지 생성에 촉매역할을 한다. TPP가 촉매하는 효소의 대부분(그림2와 3참고)은 TCA cycle의 탄소뼈대와 관련이 있다. pyruvate에서 acetyl-CoA, α-ketoglutarate에서  succinyl-CoA, 분지 아미노산(BCAA, blanched chain amino acid: 류신, 이소류신, 발린)에서 생성된 α-keto acid를 TCA cycle에 들어가게 해서 에너지로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 분지아미노산의 에너지로 전환

TPP가 촉매 하는 일련의 반응은 세포에 따라 중요성이 조금씩 다르다. 포도당만(기아 상태에서 ketone body도 에너지로 사용하지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신경세포에서는 pyruvate dehydrogenase(PDH)의 활성이 신경세포 기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분지아미노산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근육세포에서는 branched-chain 2-oxoacid dehydrogenase(BCOAD)가 근육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PDH의 기능저하는 신경세포의 에너지 부족과 신경계에 이상으로 나타나고 이것이 건성 각기병이 되고, BCOAD의 기능저하는 근육세포의 에너지가 부족해지고 세동맥의 긴장상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되면서 혈관확장이 일어나 습성 각기병이 된다.

티아민의 기능은 티아민이 가지고 있는 구조에 답이 있다. 나노의 세계에서 C, H, O, N, S, P 등이 모여서 구조를 만들게 되면 구조(분자)는 구조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대사를 하게 된다. 글자로 적혀있는 티아민의 기능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티아민이 가지고 있는 구조를 통해서 기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각기병의 증상 중에 식욕저하, 체중감소, 복부통증, 구토가 있다. 식욕이 떨어지면 체중은 감소하고, 복부통증이나 구토가 있으면 식욕이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생명의 궁극적인 목적은 생존이다. 생존하기 위해서 음식을 먹는 것은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 티아민 결핍증이 나타나면 그 영양소나 에너지를 찾아 먹어야 하는데 반대로 식욕저하가 일어나면서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하게 된다.

저는 이것을 티아민 결핍에 의해서 나타나는 이상을 인체의 보상반응으로 보고 있다. 티아민 결핍으로 에너지(ATP)가 부족하게 되면 인체는 에너지 생성에 필요한 포도당을 늘릴 것이고, 포도당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 인체는 epinephrine과 cortisol을 이용해 포도당신생반응(gluconeogenesis)를 증가시킬 것이다. 왜냐하면 PDH의 저하, TCA cycle의 이상이 나타나더라도 해당반응(glycolysis)은 아무 이상이 없기 때문이다.

티아민 구조와 티아민 결핍에 의한 인체대사의 변화의 내용은 다음 장에 적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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