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출신 뭘 알겠냐’ 정 의원 발언에 약사회 항의 방문
식약처장 역임 김승희 의원, 살충제 계란 파동 책임 더 커

▲ 정운천 의원(바른정당),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처하는 류영진 신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두고 자질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류 처장을 비난한 두 의원이 약사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은 ‘약사출신 식약처장이 무엇을 알겠느냐’고 발언해 대한약사회의 항의 방문을 받았고, 류영진 식약처장을 자진사퇴하라고 비난한 약사 출신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은 ‘과거 행적을 잊은 채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며 역풍을 맞았다.

약사회, 鄭에 ‘정치적인 이익 위한 발언’ 맞서
이명박 정부 당시 초대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을 지낸 정운천 의원(국회 예결위, 전북 전주을,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지난 8월 17일 오후 YTN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에서 “농장 관리는 농식품부가, 유통이나 안전관리를 식약처가 하는데, 안전처장이 약사출신 아니냐. 약사출신이 사실 이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얼마나 알겠냐”며 “그러니까 허위, 거짓이 나와 버리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약사회에서는 19일 오전 즉각적인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의약품의 전문가인 약사직능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처사로써 사태의 본질과 상관없이 본인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한 발언’이라고 맞섰다.

이어 정 의원 자신에게 전 농림수산부장관 출신의 정치인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운지 되묻고 싶다며, 모든 약사 앞에서 진심어린 사과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만약 사과하지 않으면 약사회와 7만 약사는 정 의원은 물론 소속 정당을 향해 끊임없는 규탄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정치적 저항 운동에 돌입할 것이라는 경고도 전달했다.

항의방문도 이어졌다. 대한약사회는 21일 정운천 의원과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를 찾아 사태의 본질과는 상관없이 약사 직능을 폄하하는 발언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전달하고, 약의 전문가인 약사를 매도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식품은 식품대로, 의약은 의약대로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진의가 왜곡되어 전달 된 데에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도 “정운천 의원의 얘기가 그런 취지에서 나온 말은 아닐 것”이라며 “바른정당은 항상 전문 영역을 존중하며, 약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분명히 알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식약처장 출신 김승희 의원에 ‘책임 떠넘기기’ 질타
식약처장 출신의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도 류 처장에 대한 질타로 역풍을 맞은 인물. 약사 출신이기도 한 김 의원은 8월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지만 들여다보면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게 국민을 속이는 것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류 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문제는 김 의원이 2008년 식약처 국장, 2011년 차장, 2015년에 처장을 역임했다는 것. 오랜 기간 식약처에 몸 담았던 김 의원이 취임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류 처장을 비난하는 것은 전형적인 책임 떠넘기기라는 지적이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 드러난 살충제 계란 파동의 원인을 굳이 찾자면 국민의 식품안전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이전 정부에게 있다.”며 류 처장의 책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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