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하다 병원 많아지자 바로 옆 약국 개설, 공동 운영
처방 줄면서 OTC 집중, 매출 3배 뛰어…‘신뢰감’ 핵심

“약사가 성실하게 공부하고 바르게 생각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되게 힘들어요. 이익을 따지기보다 제대로 된 제품을 추천하고 치료를 돕는 것이 약사의 임무입니다. 복용법과 같은 기본적인 것뿐 아니라 생활요법, 식이요법, 영양요법까지 설명해줄 수 있는 약사가 돼야 합니다.”

경기도약사회 연수교육위원장이자 안산시약사회 부회장으로, 또 약사들의 협동조합인 ‘아로파약사협동조합’의 이사장으로 약사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리드해가고 있는 김진수 약사는 무엇보다 약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다양한 직책을 기꺼이 맡는 이유도 이런 흐름이 약사사회에 보다 넓게 퍼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약사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로 어느 때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약사. 그의 약국은 어떤 모습일까.

소아과 새로 입주하면서 따로 약국 개설
참온누리약국은 경기도 안산시 시가지의 중심인 안산문화광장에 위치해있다. 건너편으로 홈플러스와 NC 백화점 등이 마주하고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아파트 단지도 가까워 지역주민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특히 같은 층 소아과와 안과, 피부과의 인지도가 높아 층약국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처방을 확보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김 약사가 바로 옆에 위치한 참고은약국의 고윤정 약사와 동업을 하고 있다는 것. 김 약사는 참온누리약국에서 소아과 처방전을 소화하고, 고 약사는 참고은약국에서 피부과와 안과 등 어른들을 대상으로 처방전을 받는 식이다.

원래는 참고은약국을 김 약사와 고 약사가 공동으로 운영했지만, 같은 층에 소아과가 들어오면서 김 약사가 따로 참온누리약국을 개국하게 됐다. 소아과 환자들의 특성상 자칫 혼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이다.

공간이 나눠지긴 했지만, 직원관리와 재고관리 등 내부 업무는 고 약사가 맡고, 세무나 약사회 쪽 일은 김 약사가 나서는 식으로 함께 운영하고 있다.

타겟 명확해 인테리어 등 맞춤형으로 구성
참고은약국의 경우 다른 일반적인 약국과 차별성이 크지 않지만, 참온누리약국은 다르다. 영유아와 젊은 엄마들이라는 주 타겟이 명확하기 때문에 공간 구성부터 맞춤형으로 구성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약국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른쪽에 따로 마련된 놀이방과 노랑, 주황, 파랑 등 원색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그것이다. 놀이방 앞에는 아이들이 쉽게 집을 수 있도록 매대를 낮게 설치하고, 아이들의 선호도가 높은 제품들을 진열하는 것도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

‘가정상비약 코너’도 눈에 띈다. 두 칸의 매대에 가정상비약과 여행상비약을 진열하고, 다른 칸과 명확하게 나눠질 수 있도록 칸을 둘러싸는 POP를 제작한 것이다.

여기에는 가정상비약의 정의와 종류에 대한 안내와 함께 '전문가와 상담하고 미리미리 준비하세요!'라는 문구를 함께 넣었다. 해당 매대 앞 바닥에 반원 모양으로 '우리 집에 꼭 필요한 가정상비약은?'이라는 시트지도 고객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장치이다. 적은 비용으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판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 김 약사의 설명이다. 이 아이디어는 지난해 안산시약사회 사업으로 채택되어 김 약사의 주도 아래 주요사업으로 시행된 바 있다.

성실한 복약지도, 화끈한 직원복지 실천
하지만 참온누리약국이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인테리어나 POP가 아닌 ‘복약지도’와 ‘직원 관리’에 있다.

김 약사는 2010년 참온누리약국을 열 때만 해도 안정적인 처방이 있었기 때문에 일반약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당시 일반약 매출은 50만원 정도. 하지만 점차 소아과가 많아지면서 처방이 줄었고, 2013년부터 일반약 상담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진료 기록을 바탕으로 어떤 영양소가 부족하다고 말해주기 시작한 것.

김 약사는 “처방이 충분했기 때문에 사라고 강요할 필요는 없었어요. 하지만 엄마들과 자주 아이의 건강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신뢰감이 형성됐고, 지금은 일반액 매출이 3개가 넘게 늘었죠.”라고 설명했다.

하루에 처방 800건이 넘어갈 때도 묵묵히 버텨준 직원들도 참온누리약국 성장의 주춧돌이다. 때문에 김 약사는 주5일 근무에 법정 수준의 연월차 보장. 야간수당과 주말근무수당도 지급하고 있다. 한때는 안산에서 가장 월급을 많이 주는 약국으로 소문이 나 질타를 받기도 했다고. 김 약사는 “직원들이 오래 힘든 시간을 같이 버텨줬고, 이제 내부교육도 스스로 할 만큼 익숙해져서 직원들도 다 잘 살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 같은 복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시급 1만원에 도전하려고요.”라며 “아로파약사협동조합 이사장의 임기가 내년에 끝나고 나면 당분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약국 경영에만 집중할 계획입니다. 지역주민들과 가까이서 소통하고 싶었던 초심으로 돌아가 약사 본연의 역할에 몰두해야죠.”라며 미소를 보였다.

<김진수 약사>
참온누리약국 대표약사
경기도약사회 연수교육위원장
안산시약사회 부회장
아로파약사협동조합 이사장
중앙대 약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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