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건강보험공단 장미승 급여상임이사

올해로 건강보험제도가 40년이 되었다. 그동안 건강보험은 국민의 의료접근성과 건강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발전을 하였지만, 보장률은 아직도 63.4% 수준으로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다. 따라서 새 정부도 ‘보장성 확대’를 보건의료정책의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공단은 중증치매 보장성 강화, 재난적 의료비 제도화, 본인부담금 상한제 개선, 간호간병통합 서비스 확대 등 새 정부의 정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Q. 지난 두 번의 수가협상 과정에서 ‘결렬 없는 협상’을 이끌어 냈다. 어떤 전략을 통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는가?
작년과 올해는 공단 입장에서 볼 때 수가계약을 둘러싼 협상환경이 매우 어려웠다. 2016년 말 20.1조 원에 달하는 건보재정 누적 흑자로 인해 전년에 이어 올해 역시 수가계약에 대한 공급자의 기대치가 매우 높았으나, 내년부터는 부과체계 개편으로 인한 수입 감소 및 인구 고령화, 보장성 강화 등으로 인해 당기수지 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공단으로서는 곳간을 사수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전유형 수가협상 타결을 이루어 낸 것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신뢰’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공급자의 경영상 어려움 및 가입자의 보장성 정체 불만 등 각자의 입장을 전달하여 공급자와 가입자간 상호 이해증진을 위해 노력했다.

Q. 수가협상 시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보험자의 고민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고민이 있는가?
공단은 보험자이자 가입자의 대리인으로서 공급자와 수가계약을 하고 있다. 대리인이므로 가입자가 낸 보험료 관리를 잘해야 하는 책무가 있는 반면 건강보험제도의 한 축인 수가계약 당사자인 공급자에 대해서도 요양기관이 잘 운영되어 국민건강을 수호할 수 있도록 적정한 보상이 필요하다. 양립하기 어려운 두가지 숙제를 안고 있어 수가계약은 항상 어렵고 그만큼 고민이 크다.

또한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의료비 지출이 급증함에 따라 전체적인 진료비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Q. 협상 전략 중 부대조건이 사라졌다. 이른바 ‘보험자 회심의 카드’일 수 있는데 왜 부대조건을 걸지 않게 됐는가?
공단 입장에서는 수가계약이라는 중요한 업무를 지렛대 삼아 건강보험재정 안정화 및 지불제도 발전 등을 위해 필요시 공급자와의 부대조건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목정성과 함께 실효성 역시 부대합의 채택의 중요 요소이다. 일부 공급자가 올해도 사무장 병원 척결 등을 부대합의로 제시하였으나 이미 공단에서 각 협회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사항이므로 실효성 등이 미흡하여 받아들일 수 없었다.

또한 부대조건은 부대합의 이행을 전제로 부여한 추가재정은 미이행시 회수하는 조건이어야 한다. 공단은 ‘병원 유형 세분화’ 및 ‘진료비 총액관리 방안’등을 적합한 부대합의로 고려하였으나 협상의 상대방인 공급자 사정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Q. 환산지수연구용역을 수년간 보건사회연구원에서만 맡고 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한 생각은?
최근 5년간(2013~2017) 연구용역을 진행했던 보사연 신현웅 박사팀에서 올해 연구용역부터 경희대 윤태영·오인환 교수팀으로 변경하였다. 신현웅 박사팀은 환산지수를 포함해 지불제도와 관련, 연구에서 개선모형, 협상 요소 등 다양한 아젠다를 제시하는 등 기여하였으나 한 연구를 5년 이상 동일 팀이 맡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함꼐, 환산지수 연구에서도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여 겨의대 윤태영·오인환 교수팀에서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

Q. 밤샘협상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밴딩 선공개 등 변화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이번 협상에서는 서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협상을 진행하였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협상 차수가 늘어나 결과적으로 밤생 협상이 되었다. 보험자 입장에서는 밴드 공개 시 상대에게 패를 보여주는 상황이 되어 협상을 주도하기 어렵고, 공급자간 Zero-Sum 게임으로 협상이 더욱 어려워 질 수 있다.

원칙적으로 공단은 벤드 공개 외에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의약단체와 공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건강보험 진료비 자료 및 보장성 자료 등 의약단체의 요구 자료를 100% 제공해왔으며 올해도 이 원칙에 따라 유형별 환산지수 1% 인상 시 소요재정을 추가로 공유했다.

Q. 매번 보험자-공급자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대안을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이번에는 수가협상 절차 상 개선방안 등 구체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가?
작년 하반기 공단과 공급자 간 워크숍 등 수차례 논의를 거쳐 개선 필요성을 공감하였다. 그 결과 ‘요양급여비용 계약 운영방안’을 상호 협의하여 제정하였으며, 수가산출모형 및 협상요소 도입 방안은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공단과 의약단체는 상시·비정기적 모임을 통해 문제점 인식 및 대안을 구상하고 있으나 실질적 개선안 도출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단시간에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씨앗을 뿌리는 심정으로 임할 것이며 앞으로도 소통을 통한 구체적인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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