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든와이즈닥터스 김강현 경영지원팀장

병원을 개원하는 것은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크게 보면 병원 개원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합이다. 하드웨어는 병원의 외형을 말하는 것이며, 소프트웨어는 병원 경영의 매뉴얼(경영가이드)을 말한다.

병원 경영 매뉴얼 중에서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하는 부분은 ‘미션 설정하기’라 생각한다. 병원의 미션은 항해하는 선박에서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 ‘항해하는 도중에 방향을 모르고 항해를 한다는 것은 얼마나 무모한 일일까?’를 생각해 본다면 미션이 어느 정도 병원경영 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미션은 모든 직원들의 생각과 행동을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어 준다. 심지어는 병원을 지원 하고 있는 외부 업체(마케팅)들의 방향도 이끌어준다.
당사에 자문을 의뢰하는 병원을 대상으로 병원에 미션이 있는지 설문해 보았다.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림1. ‘병원에 미션이 있는지’에 대한 설문결과

명확하게 있다고 답변을 주셨던 분들은 전체의 30%였다. 우리 병(의)원은 어느 그룹에 속하시는지 스스로 진단해 보시고 30%내에 있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미션설정하기를 시도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미션이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은 매출도 다르다. 당연히 미션이 있는 곳이 대체적으로 없는 곳보다 명확한 매출 우위를 보여준다.

미션 없으면 광고와 실제 서비스 간 차이 생겨
필자가 개원자문을 시작했던 초기에 한 의원에서 일어났던 에피소드를 말씀드리고자 한다. 지금은 매우 안정적인 의원이지만, 개원 초기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의원이 있다. 개원한지 3개월 정도 지났을 때였다. 환자의 숫자가 막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이 병원의 원장님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병원 홍보(이하 ‘광고’)채널들의 영향으로 환자들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불만 환자도 늘어났다. 문제는 불만환자들이 온라인에서 그 불만사항들을 퍼뜨린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유인즉슨 광고 하는 내용과 실제로 병원에서 서비스하는 내용들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지적하는 불만사항들이었다. 그 당시에는 광고가 오로지 트래픽(많은 유입)을 유도하는 광고가 많았다. 그렇다 보니 병원 원장님께서 평소에 생각 하던 경영방침과 광고가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미션이 명확하지 않은 병원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미션이 명확한 병원에서는 병원의 서비스가 광고의 내용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과잉 진료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는 병원은 광고 내용에서도 그 부분을 강조하게 되고 직원들도 그 방침대로 서비스하게 된다.

위기 상황에 진가 발휘하는 ‘미션’
‘이런 내용들은 기본적인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원장님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 이런 내용들은 기본 중에서도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하드웨어는 매우 훌륭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빠져 있는 병원들이 많다.

미션은 항상 가까이에서 그 방향성이 느껴져야 실행력이 생긴다. 그리고 비교적 심플한 미션들이 지속적인 실행을 가능하게 한다. 좋은 미션은 병원이 아주 바쁜 시즌일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바쁠 때는 병원 직원들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에 직면하게 된다.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 환자의 수납을 처리하는 상황에서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어떻게 해야 할까? ‘둘 다 처리해야 한다.’라는 생각은 버리시길 바란다. 우리의 고객(환자)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예를 들어 중요한 바이어와 같이 식사를 마치고 바쁘게 나가려는 10년째 단골 고객이 빠른 계산을 요구하는 상황인데, 갑자기 외부에서 단체 예약을 하려는 전화가 걸려온다면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맞을까? (원장님께서 이 식당의 주인이라면 어떻게 처리하시겠습니까?)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단호히 결정할 수 있도록 대원칙을 세우는 것을 두고 ‘미션 설정하기’라고 할 수 있다.

미션의 시작은 ‘원장의 생각’
미션을 설정하는 프로세스는 원장님과의 인터뷰가 시작이다. 즉, 모든 것은 원장님의 생각(철학)에서 출발한다. 단호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미션을 설정하려면 여러 가지가 아닌 한 가지 핵심적인 경영철학(생각)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경영철학이 지속적이면서도 어렵지 않게 병원을 이끌어 준다.

하지만 병원의 미션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영철학은 충분히 고민한 끝에 나오게 된다. 단순한 생각들을 나열하는 것이 미션은 아닌 것이다. 때로는 이 부분이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미션 설정은 과거의 경험에 의해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근무했던 병원에서 진료 대기로 문제가 많은 것을 경험했던 원장님의 미션은 “빠른 치료로 대기가 없는 병원”이 될 수도 있다. “원장님의 경영철학은 무엇입니까?” 생각해보니 없었다면, 이제라도 생각해 보시길 권해드리고 싶다.
참고로, 타사의 미션을 예제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1. 맥킨지는 ‘기업이나 정부가 보다 탁월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가 되는 것’
2. 월트 디즈니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
3. 페이스북의 미션은 ‘사람들에게 세상을 공유하고 세상을 더 개방하고 연결하는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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