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태석 팀장(삼성생명 헤리티지센터)

65세 이상 의료비 4.3배 높아, 女·저학력일수록 부담
늦어도 40대부터 준비해야…의료비, 간병비 별도로 마련

올해는 예측보다 앞서 한국 사회가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뒤 17년 만의 일이다. 프랑스 115년, 미국 73년, 일본 24년 등 우리보다 앞서 고령사회에 진입한 주요 선진국들의 추세와 비교해볼 때 그 속도는 가히 압도적이다.

이렇듯 고령 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함께 고령사회의 어두운 그늘도 드리우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우리나라 노인의 빈곤율이 몇 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인 빈곤의 경제적 문제는 노인 자살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령 높아질수록 의료비 지출 급격히 증가
경제적인 문제와 함께 건강상의 문제 또한 노인에게는 피하고 싶은 일이다. 건강문제의 예방적 차원에서 젊은 시절부터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질병 예방을 위한 각종 활동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를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제 질병에 걸렸을 때 이를 감당할 경제적인 능력이 있는가는 치료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령대별 1인당 진료비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의료비 지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 현재 건강보험 대상자는 연평균 1인당 약 116만원의 의료비를 지출했다. 이를 노인과 비노인으로 나눠 보면 65세 미만 대상자는 연평균 1인당 약 83만원, 65세 이상은 약 357만원의 의료비를 지출해 노인 의료비가 비노인보다 약 4.3배나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60대 이상의 연평균 1인당 의료비를 좀 더 세분화해 보면 60대는 약 219만원, 70대는 약 367만원, 80대는 약 510만원으로 80대는 60대보다 2배 이상 의료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80대 이상 고령 노인의 연평균 의료비는 2008년 약 271만원에서 2015년 약 510만원으로 2배가량으로 증가했다. 늘어나는 노인 의료비는 건강보험 재정뿐 아니라 가계 재정에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본인 부담 의료비가 총가구소득의 10%를 넘을 때 과부담 의료비라 하는데 여성이고 저학력이며 비경제활동 인구층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74세 미만 노인보다는 75세 이상 고령 노인에게서 발생하는데 은퇴 이후 소득은 급속히 줄지만 의료비 지출은 많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결국 노후준비는 충분하지 않은데 기대 수명의 증가로 오래 살게 되고 큰 병까지 걸리면 모아놓은 재산을 소진해 경제적 궁핍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사회가 된 일본의 NHK는 ‘노후파산’이란 신조어를 통해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의료비 준비 몇 살부터 해야 할까?
그렇다면 노후준비 중 의료비 준비는 몇 살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빠를수록 좋다. 늦어도 40대부터는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의료비 준비를 시작해야 할까. 먼저, 평소 적절한 운동과 꾸준한 검진을 통해 질병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예방적 차원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노인이 돼 신체기능이 쇠퇴해 간다 해도 계속 움직이고 활동하는 것이 노후건강 관리에서 필수적이다.

둘째, 노후에 들어갈 의료비와 간병비를 별도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노후 준비 중 가장 필요한 것이 경제적 준비인데 경제적인 부분에 의료비 준비까지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부분은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큰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진다.

셋째, 의료비를 따로 준비하기 어려우면 건강문제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제도 외에 자신에게 필요한 민영보험을 함께 준비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넷째, 이런 개인적 노력과 함께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노후 준비에서 의료비 준비의 필요성을 교육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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