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평가 취하위로 고위험음주율도 높게 나타나
나트륨 높은 혼밥 줄이고, 정신건강 함께 살펴야

1인가구가 비만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빅데이터 분석 결과 밝혀져, 새로운 건강취약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1인가구는 지난 2014년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5%를 돌파했고, 2045년 전체 비율의 36.3%로 가장 많은 가구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91.8%가 ‘혼밥(혼자 하는 식사)’을 하는 것으로 조사돼 영향불균형과 비만에 쉽게 노출되고 있어 정책적인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나라 비만유병률 역시 2002년에 비해 2013년에는 2.45%p 상승해 성인 3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나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2013년 6조 8천억원으로 2005년 대비 2.2배 증가했다.

1인가구 영양불균형 상태 ‘심각’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운영실 건강서비스지원센터 김연용 센터장은 1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건강보험 40주년 기념 비만예방 정책세미나-한국인의 비만 이슈 진단과 정책 제언’에서 1인 가구의 비만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김 센터장은 우선 1인가구의 영양불균형 상태가 심각하다며 고도비만과 저체중이라는 양극화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통계청 추계인구로 표준화한 김 센터장의 연구에 따르면, 1인가구 고도비만율의 증가추세가 다른 2인, 3인, 4인, 5인 이상의 가족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저체중 비율 역시 가장 높았고 추세적으로도 가장 좋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도비만의 경우는 1인가구인 남성에게서, 저체중은 1인가구인 여성에게 높게 나타났다. 1인가구가 가장 높은 청년층에서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졌는데, 성별과 연령을 고려한 분석 결과 고도비만율에서는 청년층 남성 1인가구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저체중율에서는 청년층 여성 1인가구가 가장 많았다.

고도비만이 아닌 비만만 놓고 봤을 때는 중장년층 남성과 노년층 여성 1인가구가 가장 높았다.

단순당 및 탄산·청량음료 섭취 비율 가장 높아
이를 영양상태와 비교해보면 1인 가구의 영양불균형 상태의 원인을 유추해볼 수 있다.

2015년 구강검진 데이터를 가구원수별로 분석한 결과, 1인 가구의 단순당 및 탄산·청량음료 섭취 비율이 다른 가구원수에 비해 높았다. 또 생애전환기 2차 검진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1인가구의 영양점수가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영양평가에서도 ‘나쁨’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여기에 1인가구의 고위험음주율이 역시 높게 조사됐다. 1인가구의 고위험음주율은 남성의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여성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김 센터장은 △저체중의 경우 청년 여성 전체와 중장년 1인 가구 여성에게서 높았고 △고도비만의 경우 1인 가구 전체, 청년 마성 전체에서 높았으며, △영양상태 및 음주는 1인 가구 전체에서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건강도시 구현 위한 모든 정책 수반돼야
이에 따라 김 센터장은 관련 정책이 ‘건강도시’ 측면에서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문화와 환경 부분에 비만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WHO는 1994년 물리적·사회적·환경적 여건을 창의적,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는 가운데 개인이 잠재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시민들이 상호 협력함으로써 최상의 삶을 누리는 도시라는 ‘건강도시’ 개념을 제안한 바 있다.

김 센터장은 이 개념과 더불어 금연, 절주, 영양, 운동 등 모든 분야에서 건강도시사업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개인의 노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환경이 반드시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섭취량 3,500mg 섭취 목표 제안
이밖에도 △지역별 한국인의 소금·나트륨 섭취 현황과 저감 대책(가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노화임상영양연구소 이해정 교수) △비만예방을 위한 신체활동 활성화 방안과 정책제언(한극스포츠개발원 박세정 선임연구원)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건강의 실태 및 정책제언(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의학과 최원정 교수) 등이 나트륨 섭취, 신체활동, 정신건강이라는 주제로 비만을 조명했다.

우선 이 교수는 한국인의 1일 나트륨 섭취량이 3,890mg으로 WHO의 섭취 권고량인 2,000mg보다 높다며, 성별로 보았을 때 남성(4,620mg)이 여성(3,160mg)보다 소급 섭취량이 많고 연령별로 보았을 때는 40~49세, 19~29세, 30~39세, 50~59세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역적으로는 남자의 경우 제주, 광주, 울산, 강원, 경기, 부산이 여자의 경우 인천, 부산, 대전, 경북, 경남, 제주가 높았다. 모든 연령대에서 나트륨 기여식품으로는 김치가 꼽혔다.

이를 토대로 이 교수는 2020년까지 3,500mg 이하로 감소시키는 나트륨 저감화 정책 종합계획을 제안했다. 국민참여프로그램, 세대별 대상별 홍보·교육을 강화하는 등 소비자의 인식 및 식습관을 개선하고, 나트륨 줄이기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며, 나트륨을 줄인 소비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이다.

신체활동 독려 컨트롤타워 설치 필요
박 위원은 신체활동 활성화 방안으로 이와 관련된 정책을 관리하는 통합기관 설치를 주문했다. 통합적 추진을 위한 범정부 조정기관이 필요하며, 부문간 역할분담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토대로 보험료 인하와 세금 환불 등 캐나다와 일본에서 도입되기 시작한 제정적 지원도 검토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소아청소년 신체활동 활성화 정책과 신체활동 격차 해소를 위한 취약계층 지원 등을 추가적으로 필요한 정책으로 소개했다.

박 위원은 “국민의 신체활동 실천이 정체 혹은 감소하고 있다. 지금까지 관련 정책은 체육시설을 확충하고 체육지도자를 양성하는 등 개인 행태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통합관리가관 부재에 따른 부처별 공급자 중심의 사업 운영이 가장 문제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주요 부처에서 유사 정책이 중복적으로 추진되고 있고 예산 낭비도 심각한 만큼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컨트롤 타워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우울, 불안, 물질남용, 수면장애와 연관성 높아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만일 경우 우울과 불안장애, 물질남용, 수면장애와 상호연관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우울의 경우 비만이 우울증의 위험성을 높이고 우울증 역시 비만발생의 위험성을 높이는 등 상호연관성이 존재하며, 공황장애, 특정 공포증, 사회 공포증 등 불안장애 역시 비만과의 연관성이 학계에서 속속 보고되고 있다.

물질남용과 관련해서도 약물, 알코올, 음식이 뇌에 유사한 반응을 유발해 폭식장애를 진단받은 비만수술 대상자들은 물질에 대한 남용이 있는 사람들과 유사한 중독 취약성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수면장애 역시 인슐린 저항성, 심혈관 질환 및 기타 대사증후군의 지표를 악화시킨다.

최 교수는 검강검진 시 2차 검진에서 비만에 해당될 경우 스트레스, 불안, 우울, 수면장애 관한 추가적인 설문을 진행하는 등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보건소에서 비만에 대한 관리 사업 시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교육도 병행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지역사회 정신건강증진센터를 활용해 비만환자에서 검진 결과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빨리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1996년 세계보건기구가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한 이래 세계 각국에서 적극적인 비만정책을 추진해오고 있지만 비만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신체활동 증가, 나트륨 줄이기 운동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면서 국민 건강을 향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만유병률이 2005년에 비해 2015년에는 13.2%p 증가해 성인 3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만과 관련 있는 영양, 신체활동, 정신건강 등에 대한 중요성을 환기하고, 국내 전문가 분들의 의견을 공유함으로서 국가 비만예방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도록 공단이 직접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