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약을 취급하기 시작하면서 A4용지에 예방접종 스케줄과 주의사항을 앞뒤로 적어 상담에도 활용하고 고객에게 나눠주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났고 특히 블로그에 저희 약국을 포스팅 하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멀리서도 찾아오는 분들이 늘었죠.”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동의온누리약국은 동물약품을 특화해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주 처방이 나오던 산부인과가 문을 닫자 경영 타개를 위해 동물약품 취급을 시작했다는 김은아 약사는 어느덧 강남지역을 대표하는 동물약국으로 자리 잡았다.

공부 먼저 시작하고, 소화할 만큼만 취급하라

동의온누리약국은 입지 조건이 좋지 않은 편이다. 같은 건물 2층 가정의학과에서 일평균 60건 정도의 처방이 내려오지만, 지하철역이나 중심 상가와도 거리가 있어 유동인구가 많지 않고 늦게까지 운영하는 대규모 약국과 마주하고 있다.하지만 매출을 따졌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처방과 매약의 비율이 4:6 정도인데다 일반약 매출의 1/3을 동물약품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약사가 동물약품을 취급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즈음. 5년 전 인수 당시만 해도 2층에 가정의학과에 체중 감량 환자가 많았고, 근처에 산부인과가 있어 젊은 여성들의 방문율이 높았다. 때문에 김 약사는 여성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미용용품과 질 세정제, 러브젤 등을 적극적으로 배치해 일반약 중심의 상담약사로 성장했다.

그러다가 산부인과가 문을 닫으면서 동물의약품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대한동물약국협회 임진형 전 회장의 강의를 중점으로 들었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대한동물약국협회 홈페이지를 적극 활용했다. 무엇보다 반려동물 보호자가 왔을 때 예방접종 스케줄과 주의 사항 등을 꼼꼼하게 설명해주자 환자들의 만족도가 크게 올라갔다.

김 약사는 “제 경우 위치보다 보호자들끼리 소개를 통해서 오기도 하고 블로그를 보고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며 “동물약품을 무턱대고 취급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공부를 한 뒤에 자기가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주문해서 판매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사가 해야 할 역할만 하는 것’이 동물병원과의 불필요한 대립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동물약국을 하면서 수의사들의 공격을 받는 약국이 많은데, 함부로 진단을 하거나 주사를 직접 놓아줘서는 안 된다는 것. 김 약사는 수의사신문에서 자신을 취재하러 나오기도 했다는 일화를 전하며, 반드시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오셔야 약을 드릴 수 있다.”고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다양한 활동 가능”
김 약사는 현재 강남구약사회 여약사위원장과 숙명약대 개국동문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다. “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이런 직책을 맡았다는 것을 통해 많은 독자 분들에게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싶다.”며 연신 겸손한 모습을 보인 김 약사는 오히려 대외 활동을 통해 자신이 많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결과만 놓고 원래 할 줄 아는 것이 많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말 어려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는 푸념도 덧붙였다.

김 약사는 “처음 강의를 맡았을 때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강의 시작 전에 구토를 할 만큼 많이 긴장했었다.”며 “하지만 정말 열심히 준비를 했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는 생각으로 임하자고 생각한 것이 지금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컴맹이었던 자신이 PPT도 만들게 되고, 통계도 낼 수 있는 것도 모두 이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기에 가능했다고. 최근 그는 6월부터 시작된 숙명약대 개국동문회 주최 ‘선배가 들려주는 약국경영 꿀팁’ 강좌 준비로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 약사는 “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개국약사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어떤 약사님이라도 모두 잘할 수 있을 것.”며 “동문회든 지역약사회든 약국 밖으로 나와 다른 약사님들과 소통은 물론 스스로의 발전 기회를 갖는 약사님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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