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오는 병원이 아닌 지나가다 커피 한 잔 하고 가는 곳으로
1년 반 동안 전국 돌며 입지 물색, 마을버스 광고로 병원 알리기

‘장사는 목이고 목은 돈이다’ 한누리창업연구소 박경환 소장은 자신의 창업 노하우를 담은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박 소장의 말처럼 사업에서 입지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이는 병원의 경우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실력이 있더라도 구석에 있다면 찾아오는 사람이 적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좋은 실력을 알릴 수 있는 기회 또한 적어진다. 그렇기에 개원을 위해서 좋은 ‘목’을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유동인구가 많은 평촌역 사거리에 위치해 손님이 끊이질 않는‘스마트 통증의학과’는 그야 말로 좋은 목에 위치하고 있었다. 황인성 원장이 이 처럼 좋은 목을 찾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양주에서 양산까지, 목을 찾아서

공중보건의로 복무하던 당시 개원을 결심한 황인성 원장은 1년 반 동안 병원 자리를 찾아 다녔다고 한다. ‘양주에서 양산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50곳도 넘는 자리를 보면서 황 원장은 목을 보는 눈도 생기고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워갔다.
그렇게 선택한 곳이 현재 스마트 통증의학과가 있는 곳으로, 황 원장은 이곳이 가지는 ‘특수한 상권’에 매료돼 주저 없이 장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통 개원 후보지는 ‘이미 개발이 된 중심지’ 혹은 ‘개발 예정인 곳’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전자의 경우는 당장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후자는 낮은 초기 비용으로 몇 년을 기다려 장기적 수익을 기대하는 구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스마트 통증의학과의 위치는 이런 전자와 후자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2년 전 개원 당시 병원건물의 주변은 이미 개발이 된 안양의 중심지였고, 병원 건물이 있는 근방만 공장부지로 비어있었다. 주변이 이미 개발돼 있었던 덕에 벌판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유동인구가 3만 세대정도로 조사됐으며 주변의 번화가를 기반으로 빠르게 발전했다. 또한 공장의 부도로 부지를 안양시에서 땅을 사들여 IT 단지가 조성됐고, 이를 바탕으로 진료 과의 특성에 딱 맞는 상권이 형성됐다. IT 직종의 특성상 장기간 근무가 많고 야근이 잦으며 책상에 오랜 시간 않아서 컴퓨터를 봐야하기 때문에 통증의학과를 찾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광고를 읽게 하는 것은 여백”

하지만 황 원장은 좋은 목을 찾은 것에 만족하지 않고 병원을 알리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황 원장이 가장 먼저 주변에 병원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것은 마을버스 광고였다. 마을버스는 주로 광역버스 환승거점, 주거 밀집지역, 아파트 단지 등을 주요 노선으로 하고 비교적 짧은 노선을 반복해서 운행하기 때문에 병원 근처의 잠재적 고객들에게 은연중에 반복적 정보를 접하게 하는 것이 가능한데 이 점이 황 원장이 마을버스 광고를 선택한 이유이다.

버스 옆면에 부착될 광고 제작을 위해 황 원장은 20군데가 넘는 업체들을 만나고 시안을 받았으며, 전적으로 광고 디자인을 업체에 맡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어떤 문구가 가장 잘 표현 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그렇게 탄생한 광고는 짧지만 핵심을 담은 문구로 병원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노란색과 주황색을 대비시켜 시선을 끌었으며, “통증이 줄었으면”이라는 문구로 병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리고 ‘키가 커졌으면’이라는 문구로 특화 분야를 어필했다.

황 원장은 “광고를 읽게 하는 것은 여백”이라고 조언하며 버스 광고 기획에 대해“빽빽하게 글자와 사진으로 광고를 채우는 대신 "짧고 강렬한 두 문장으로 흥미를 끌고 광고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을 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편하게 들릴 수 있는 카페 같은 병원

그렇게 광고를 보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사로잡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의사의 실력이 가장 큰 요인이겠지만, 황 원장은 이에 대해 “병원 인테리어에서 주는 편안한 느낌도 한 몫을 한다.”고 밝혔다.

스마트 통증의학과에 들어서면 ‘카페 같다’는 느낌이 든다. 방과 방을 잇는 벽을 유리로 만들어 활용해 탁 트인 느낌을 주는 부분도, 넓은 대기실에 고급스러운 소파들이 놓여있는 것도, 대기실 한 편에 큰 나무가 서 있는 것도 카페 같은 분위기를 주고 있다. 황 원장은 “환자들이 아플 때 오는 병원이 아닌 지나가다 들러서 커피한잔 하고 갈 수 있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인테리어에 공을 들였다.”고 말하며, “이를 위해 많은 카페를 방문하고 인테리어를 눈여겨봤다.”고 밝혔다.

또한 카페 같음을 추구하면서 잃을 수 있는 병원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 황 원장은 병원 만의 색을 강렬한‘오렌지 색’으로 정하고 그것이 가지는 에너지 넘치는 느낌과 긍정적인 기운을 환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색을 결정한 후 간판, 병원 로고 등 오렌지색을 테마로 병원을 꾸미니 인테리어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3명 채용을 위한 25시간의 면접

현재 스마트 통증의학과에는 간호조무사가 3명, 물리치료사가 5명 그리고 방사선사가 1명 근무하고 있다. 황 원장은 “개원을 위해 3명의 직원을 뽑기 위해 50명을 30분씩 면접을 봤다.”고 밝혔다. 황 원장은 면접을 30분씩 본 이유에 대해 “오래 대화를 하면서 대화가 끊기지 않도록 이어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찾기 위해서 였다.”며 “환자 응대를 위해 상대가 말을 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사람을 뽑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그렇게 뽑은 직원들은 지금도 황 원장과 좋은 팀워크를 유지하고 있으며, 또한 황 원장은 그렇게 뽑은 직원들이 오래 동안 일할 수 있도록 ‘다니고 싶은 병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증치료가 ‘마음치료’가 되도록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황 원장은 “환자들이 통증 치료를 받으러 왔다 마음 치료도 받고 나가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황 원장에 따르면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특정 병을 진단하고 구체적인 해결법을 제시 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있는 경우 환자들은‘앞으로 이 통증이 없어질까? 이걸 고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황 원장은 이런 환자들에게 통증도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그것을 치료해주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하며 눈을 빛냈다. 환자들을 위해 끊임없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황 원장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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