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제제, 영양요법, 요가·명상 병행하며 치유 도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미병 상태 환자 돕는 약국 체인 도입

“죽는 순간에 무엇을 가장 후회할까 생각했어요. 그때 자연요법으로 환자 치유를 돕는 약국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우문희 약사는 경기도 과천시에서 처방전 하나 없이 한방과립제와 영양·식이요법, 요가와 명상, 아로마를 병행하며 100% 예약제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동네마다 전인적 관리를 실천하는 약사들이 있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미병(未病)상태에 있는 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우 약사. 오는 6월 자연요법 기반 약국 체인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행복한 약국을 찾아가봤다.

상담실서 테이블 마주하고 1시간씩 상담
행복한 약국이 위치한 건물에는 병원이 없다. 3층 약국 문 앞에는 ‘예약제 운영 약국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운영한다는 안내문만 걸려있을 뿐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왼편으로 한방과립제가 가득한 투약대가 보이고,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상담실이 바로 나타난다. 좌식으로 작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약사와 환자가 마주앉는 식이다. 그 옆으로는 요가와 명상을 함께할 수 있는 큰 방이 이어진다.

행복한 약국을 찾는 환자들은 아토피와 백반증, 우울증, 공황장애 등 병원 치료마저 포기한 난치성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보통은 2주에 한 번씩 약국을 찾는데, 1명당 상담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이다.

지인들 죽음 겪으며 ‘봉사하는 약국’ 결심
우 약사가 자연요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져 있던 우 약사는 탈진증후군을 겪으며 요가에 입문하게 됐다. 그 때 우 약사는 사람의 몸은 약이 아닌 명상과 식이요법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학교 졸업 후 IMF를 겪으며 서해생식 강의를 듣기 시작했고, 대체요법으로 약국을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의 포맷으로 약국을 연 것은 2014년이다. 그 때까지는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이 사실. 그동안은 공부를 계속하며 하나한방병원과 꽃마을 한방병원에서 자연요법을 토대로 상담하는 약사로 근무했고, 육아에 전념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0년에 과천에 약국을 열게 됐고, 매일 약국을 찾던 소아마비 환자와 가까웠던 친구, 건너편 처방이 나오던 병원의 의사의 죽음이 이어지면서 ‘처방 없이 내가 가진 무기로 봉사하는 약국을 열어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물론 첫 개국 당시 일평균 25건의 처방을 70~80건 정도로 끌어올릴 만큼 상담에 자신이 있었고, 과천이라는 지역이 자연주의에 호의적인 분위기라는 사실도 우 약사에게 힘이 됐다.

그렇게 2014년 지금 자리에 행복한 약국을 열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세보증금 7천만원을 모두 투자해 인테리어를 새롭게 했다. 기도하고 명상하고, 환자들과 사랑을 나누면서 봉사하는 약국을 하는 것이 목표였다. 스스로 ‘구라 떠는 것을 좋아하는 약사’라고 정의할 만큼 환자들과의 상담을 즐겨하던 그는, 상담실을 따로 만들고 100% 예약제로 명상, EFT 요법, 심리요법, 아로마, 활공, 요가, 마사지 등 자신이 배운 모든 것을 동원해 난치성 환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정말 환자 위한 것 무엇일까’ 끊임없이 실험
그렇게 3년이 지난 지금, 스스로를 믿지 못해 한 달 반씩 약국을 닫고 명상을 갈 만큼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어느덧 입소문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내가 환자를 치유하고 싶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치유란 없다. 환자 스스로 갖고 있는 내면의 에너지를 북돋아주자’라는 생각의 전환이 주효했다고 우 약사는 말한다. 돈보다도 정말 환자를 위한 것이 무엇일까를 실험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의 도움도 많았다고 우 약사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렇게 약국을 운영하면서도 우 약사는 다양한 분야의 공부와 경험을 멈추지 않고 있다. 평소에 우 약사는 월요일에는 ‘신지학’이라는 슈타이너의 책을 리딩하고 명상하는 모임에 나가고, 화요일은 ‘라이어’라는 치유 악기를 만드는 수업을 진행한다. 수요일에는 경기도 광명의 어린이집에 부모교육을 나가거나 인지의학 번역 모임에 참여하고, 목요일은 차크라 아로마 외부 강좌를 진행한다.

한 달에 한번은 과천시약사회 회원들과 전문약과 복약상담에 관한 스터디도 하고 있다. 과도한 전문약 복용으로 심신이 고달파진 환자들의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자연요법 중심 약국 체인 런칭 준비 중
우 약사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오는 6월, 통합기능치유학회에서 만든 약국 체인인 ‘팜스존’의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통합기능치유학회는 자연요법을 무기로 삼는 약사들이 만든 학회인데, 한 달에 한 번 치유체험 사례들을 공유하고 한방과립제나 영양제제들을 공동구매하는 정도로만 활동하다 최근 공동투자를 통해 약국 체인을 설립한 것이다. 

우 약사는 “분업 이후 처방에만 의존하는 약국 형태와 다른 흐름을 만들자는 운동의 일환”이라며 “영양요법을 통해 약사의 직능을 높이고, 가장 가까이서 미병 상태의 사람들을 관리할 수 있는 역할을 약사가 하자는데 뜻을 함께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한 조제에서 벗어나 영양으로 환자들을 관리하는 이런 활동이 돈은 안 되지만(웃음) 약사 스스로의 건강도 지킬 수 있고, 무엇보다 약사로서 굉장한 사명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해준다.”며 “이런 약국이 동네 하나씩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우문희 약사 약력>
행복한 약국 대표약사
통합기능치유학회 회원
원광대 약대 졸업
前 한풍제약 품질관리실 근무
   하나한방병원, 꽃마을한방병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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