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선택권 높이자 하루 600명 내방, OTC 매출 70% 늘어
6월 복약안내문 서비스 런칭…‘약사사회 발전 일조하고파’

“개국 후 17년 동안 한 해도 매출이 줄어든 적이 없어요.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생각하니까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병원 앞에서 우리대학약국을 운영하는 배형준 약사는 약국경영의 핵심으로 ‘변화’를 꼽았다. 국내외 약업계 모든 박람회에 가능하면 참여하려고 하는 이유도 스스로의 생각을 깨고 다양한 변화를 약국 안에서 실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잠 안자고 영화보기 대회’에서 수상할 만큼 평소 호기심이 많은 그는 오는 6월 환자 맞춤형 질병 정보 서비스 ‘Health Navi’의 런칭을 앞두고 ‘변화하는 개국약사상’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환자 선택권 높이는 것? 쉽지 않았죠”
우리대학약국은 아주대병원 웰빙센터 앞 횡단보도 바로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총 6개의 문전약국이 있는데, 우리대학약국은 개국 초기 100건 미만의 처방전을 받았던 약국에서 일평균 내방객 600명, 450건의 처방을 소화는 상위권 약국으로 발전했다.

주목할 점은 순수익으로 봤을 때 일반약의 비율이 35% 가량을 차지한다는 것. 특히 2015년 약국체인 휴베이스에 가입하면서 일반약 매출이 70%정도 늘었다. 배 약사는 “인테리어나 환자 동선에 대한 조언을 많이 받는데, 예를 들어 판매 매대로 막혀있었던 약국 외관을 정리하자 지나가던 고객들의 유입이 훨씬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일반약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쇼핑바구니와 함께 5개의 셀프매대를 설치하고, 조명과 제품 진열에 있어서도 환자들의 선택권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초기에는 환자의 선택권을 높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완벽하게 인테리어를 바꾸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약 매출의 50%가 늘었고, 완전히 교체하자 10% 정도가 추가 상승하는 것을 보면서 결심을 굳혔다. 배 약사는 “이제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선택을 맡기는 것을 불편해한다. 이미 세상이 변했기 때문에 과감하게 주도권을 내려놓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면 환자들이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 도움을 주는 것이 약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 영양사가 상주하는 건기식 zone

아울러 우리대학약국의 경쟁력 중 하나는 영양사가 상주한다는 것. 건기식 전문기업 ‘비타민하우스’에 소속된 이 영양사는 입구 오른편에 따로 매대를 설치하고, 약국과 별도로 건기식을 판매하고 있다. 전국 매출 1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배 약국장의 설명. 그는 “영양사의 능력이 탁월한 것도 분명 있고, 우리대학약국이 다른 약국에 비해 좋은 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상의 서비스 고민하다 복약안내문 사업 뛰어 들어

▲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복약안내문 서비스 'Health Navi'

여기에 오는 6월부터 우리대학약국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시행될 예정이다. 배 약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주)팜브레인’에서 런칭하는 환자 맞춤형 질병 정보 서비스 ‘Health Navi’가 그 주인공이다.

늘 똑같은 복약안내문이 나가는 것에 실증을 느낀 배 약사는 ‘어떻게 하면 환자에게 매번 새로운 질환 맞춤 건강 정보를 줄 수 있을까’‘어떻게 하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정보를 줄 수 있을까’하는 고민 끝에 이 서비스를 고안했다. 질병정보는 물론, 음식과 생활요법, 운동법, 특정 영양소에 대한 추천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복약안내문을 여러 버전으로 DB화 한 뒤 제공하는 식이다.

배 약사는 “한 가지 질환에 대해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가장 적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단골 환자들에게는 올 때마다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셈”이라며 “현재 50여 가지 질환군에 대한 DB화 작업을 마쳤고, 고혈압이나 당뇨 등 수요가 많은 질환에 대해서는 20가지 종류의 콘텐츠를 제작해 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선적으로는 휴베이스 회원들을 대상으로 시작되며, 점차 거래 약국을 늘려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연구하는 데만 4년이 걸렸고, 약국에서 번 돈을 다 여기다 탕진했다며 웃음을 보이는 배 약사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아무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서게 됐다.”며 “일종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향후 모바일로 옮겨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직원 정규직 채용, 약국 확장 책임감 느껴
이렇듯 다양한 방면에서 배 약사가 활약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무엇보다 직원들과의 관계를 꼽았다. 법적인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가족 같은 관계를 형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현재 가장 짧게 일한 직원이 만 2년을 근무했을 정도로 직원들의 충성도도 크다.

▲ 투약대 한쪽에 근무하는 약사들의 면허증을 게시해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배 약사는 “법적으로 보조하는 부분들도 많아서 약국에 큰 손해는 없다.”며 “다만 비정규직을 채용하지 않기 때문에, 직원들이 육아휴직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들의 자리가 있도록 계속해서 약국을 확장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에는 ‘약사’라는 타이틀 없이 사는 것이 목표”라며 “훗날 누군가가 ‘약사사회의 발전을 위해 이런 일을 한 약사가 있었구나’라고 생각해준다면 고마울 것”이라고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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