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Book 사용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종이책은 ‘대체 불가능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이책은 책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손에서 느껴지는 촉감과 손때의 흔적이 남아 오래될수록 그 멋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다양한 직업군이 모여 활동하는 독서모임 ‘SELF CEO’를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세븐약국 안지원 약사의 말이다. ‘독서는 나눌수록 풍성해진다’고 말하는 그는 책을 통해 치유 받고 시야가 넓어지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쌓게 됐다며 독서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애정을 보였다. 언젠가 약국과 책 상담을 같이 하고 싶다는 꿈을 밝힌 다재다능한 안지원 약사의 독서에 대한 철학과 생각을 들여다본다.
책으로 처방하는 ‘북닥터’
“의약분업이 실시되고 약사로서 정체성 혼란을 느꼈다. 다른 약국과의 차별성이 없어지면서 내 직능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됐다.”고 운을 띄운 안지원 약사는 그 고민에 대한 돌파구를 ‘책’에서 찾았다. 책을 손에 쥐게 되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안정을 찾게 되면서 덩달아 시야도 넓어졌다는 그는 책과 약국의 접점을 찾기 시작했다.
안 약사는 “약국에는 의외로 고민이 있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몸이 아픈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재발 하게 된다.”고 말하며 ‘저 분은 이런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 텐데....’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안 약사는 두통이 있을 때 두통약을 처방 하듯이 고민이 있을 때 그 고민에 해당하는 책을 환자에게 추천하기 시작했다. 즉 책으로 처방을 한 것이다.
그 결과 실제로 책을 읽은 환자가 근본적인 원인을 책을 통해서 알게 됐다며 감사의 말을 전해왔다. 이 경험이 계기가 되어 안 약사는 ‘북닥터’라는 이름을 짓고 좀 더 적극적으로 환자들에게 책을 권하며 상담을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책을 통해 영역의 확대 이룬다
안지원 약사의 독서 열정은 그의 영역 확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안 약사는 좋은 책을 읽고 나면 직접 저자를 찾아가서 인터뷰를 하는 열정을 보인다. 이러한 적극적인 그의 활동은 인연을 낳아 출판사에서 1년 동안 원고를 쓰는 경험을 쌓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더욱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는 그는 ‘독서모임’을 생각하게 됐다며 독서모임의 탄생 연유를 설명했다.
회원의 아이디어로 ‘SELF CEO'라는 이름을 짓고 다양한 직업군이 모여 독서모임을 시작한지도 어언 10년. 12명의 회원이 매주 한 달에 한 번씩 만나서 가장 인상 깊게 느낀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 책을 통해 앞으로 실천하고 싶은 부분을 교환한다. 안 약사는 일반모임과 독서모임은 확연히 다르다고 설명한다. 독서모임은 토론을 통해서 내면의 나를 뒤돌아볼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생각도 알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또한 “독서토론은 소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읽기만 하는 행동은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그저 입에 물고만 있는 것과 같다. 하지만 토론이라는 과정을 거치면 그것이 나의 피가 되고 살이 되면서 완전히 흡수할 수 있으며 내 행동과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며 음식을 먹는 것과 영혼의 양식을 먹는 것은 메커니즘이 똑같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독서모임이 전국적으로 저변이 확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또 얼마 전, 안 약사는 그동안 써놓은 ‘시’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면서 호를 글 쓰는 의료진이라는 뜻의 ‘書醫’로 정했다. 이는 안 약사의 철학과 가친관이 들어간 것으로 앞으로 제 2의 이름이 돼서 삶의 모토가 될 듯싶다.
“독서는 영역이 확대되며 생각과 경험을 확장시킨다. 또한 독서는 나눌수록 풍성해진다. 우정, 봉사, 칭찬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는 나눌수록 풍성해지는데 독서가 그렇다. 다만 좋은 책과 나쁜 책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책이라고 다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판단하면서 읽을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을 통찰하는 눈은 책을 많이 읽어봐야 길러진다.” 며 경험을 토대로 한 독서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독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저축’
안지원 약사는 주로 자기개발서 위주로 독서를 했지만 최근에는 수필, 소설, 예술 분야 등 범위를 확대하여 다양한 종류의 책을 접하고 있다. 다독이 아닌 정독을 하는 편이며 책을 읽고 누군가에게 1시간정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꼼꼼히 읽는다. 이렇게 한 달에 3권정도 읽는다.
안 약사는 “중요한 곳에는 과감하게 밑줄을 긋는다. 특히 교훈적인 부분이나 평소에 생각하고 경험에 의해서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이 활자화 되어있을 때 굉장히 반갑다.”고 말하며 책을 통해 치유 받고 시야도 넓어졌으며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고 전했다.
또한 “독서를 편하게 생각하려면 책이 항상 눈이 닿는 곳에 있어야하고 손에 잡히는 거리에 둬야한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독서모임에 가입했으면 좋겠다.”고 밝히며 “독서는 마음이 부유해진다. 마음의 재산이 되고 준비가 되어있다면 어떤 일을 할 때 보석처럼 쓰이게 된다. 하루아침에 쌓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저축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거듭 독서를 권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