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은경 박사(부산 오거리약국)

증상에 따라 약 주는 경우, 시작 시기 등 여러 질문 던져야
성인 용량 줄여 아이 복용 안돼…종합감기약은 초기에만 복용

따뜻한 바람을 고대하게 되는 3월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2.2%에 머물러 물가 인상과 비교해 볼 때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런 기사를 보기 이전부터 이미 고객들의 주머니가 많이 가벼워져서 고객과의 가격 실랑이가 무척 잦아졌을 뿐 아니라, 올해는 설이 지나도 설에 받은 용돈으로 약을 사러 오시는 어르신들이 많이 줄었다.

‘좀 비싸지만 빨리 낫는 약’을 드리면서 가격 경쟁이 아니라 가치 경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황 약사도 비싸다거나 하나만 달라는 고객의 저항에 난감한 경우가 많아졌다.

비포장도로에 튀어나온 곳곳의 돌부리처럼 약국의 앞날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는 많지만 그렇다고 위축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고객의 아픔에 공감하고, 고객에게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하고, 타 직군과 다른 가치를 얘기할 후 있어야 한다.

황 약사는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 백세시대를 맞아 어제보다 더 건강한 오늘, 오늘보다 더 행복한 내일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1. 아이들 약을 먹일 때 주의할 점
소아는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다. 생리적으로 어른에 비해 간 대사나 신 배설이 늦기 때문에 작용이나 부작용이 어른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전체 신장에 비해 보면 장의 길이가 길어 의약품의 흡수율이 높다고 한다.1)

따라서 약사나 보호자는 소아에게 성인용 약의 용량을 줄여서 주면 안 된다. 특히 라이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아스피린 정제는 절대 먹여서는 안 된다.

또한 각종 기호음료에 포함된 카페인 역시 유소아에 있어 배설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이 먹는 감기약과의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다.

기침 감기약인 경우 카페인이 감기약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카페인에 의해 배설이 더욱 늦어지게 되므로 아이들이 신경과민으로 칭얼거리거나 잠을 설치고 흥분한 듯 뛰어다니게 된다.

간혹은 처방전에 의해 항생제를 처방받아 약을 먹이는 보호자가 정해진 용량을 정확히 계량하지 않고 적당히 짜서 먹이는 경우가 있다. 그런 보호자는 정확한 양을 계량하여 약을 투약하여도 항상 모자라다고 불평하게 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또 2008년 1월 발간된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의 ‘의약품 사용 과오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만 5세 이하의 소아에 대해서 산제 처방을 권장하고 있는데 반해 실제 보호자들은 초등학생 저학년뿐 아니라 성인에 가까운 학생들도 산제조제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 산제는 정제에 비해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원인이 되는 약을 제거할 수 없고 흡습성이 증가하여 약을 오랫동안 보관하면 약효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렇게 산제로 조제된 약은 처방받은 대로 전부 다 복용해야 한다.

2. 각 증상에 대해 약을 주는 경우
1) 약을 주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

종합감기약을 찾는 고객 외에도 상당히 감기가 진행된 고객들이 증상 완화를 위해 약국을 방문하게 된다.

오거리약국은 그런 고객들을 평일 7시 이후, 토요일 오후, 일요일, 공휴일에 주로 만나게 된다. 한마디로 병원이 문 닫은 이후 방문한 고객들이다.

이들은 쉬고 싶지만 내일 또 근무를 해야 할 뿐 아니라 지금 당장 몸이 많이 불편하기 때문에 조금 단가가 올라가더라도 효과 좋은 약을 구매할 확률이 높다.

이럴 때는 고객의 아픈 몸 상태에 대해 공감을 표현하고 조금 더 지불할 비용에 대한 동의를 먼저 구하게 된다(좀 비싸지만 효과가 빠른 약, 혹은 빨리 낫는 약).
언제나 고객이 방문한 경우의 첫 대화는 어디가 제일 아픈지로 시작된다.

“어디가 제일 심하게 아픈가요? 목이 불편하세요, 기침이 심하신가요?”

가장 기본적인 질문으로 이 질문을 먼저 해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수 있다.
종합감기약만 하나 건네줄 때라도 꼭 물어보자.

황 약사는 ‘종합감기약은 감기가 올 듯 말듯 할 때 먹는 약이기 때문에 다른 증상이 심하다면 그 증상에 맞는 약을 드시는 것이 감기를 빨리 낫게 하는 방법’이라고 얘기를 하면서 약을 준다. 혹은 밥숟가락에 여러 가지 반찬을 얹어 먹으려면 한 가지 반찬의 양을 얼마 못 먹지만 밥숟가락에 한두 가지 반찬만을 얹는다면 반찬의 양을 좀 많이 먹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래 사진을 한번 살펴보자.

▲ 삿뽀로 드럭스토어 체인의 환자 응대 소프트웨어

삿뽀로 드럭스토어 체인에 있는 컴퓨터를 촬영한 사진으로 영월에 계신 최이범 선생님께서 언젠가 카톡에 공유해주신 사진이다.

본인이 느끼는 증상을  고를 수 있는 문항이 나오고, 문항을 골라 누르면 증상에 맞는 약이 선택되고 그 약에 대해서 약사가 설명하는 동영상이 돌아 설명을 듣도록 되어 있다.

약사가 없어도 얼마든지 약을 구매할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은 위의 소프트웨어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궁금하다. 약대 학생들과 수업을 할 때 저 사진들을 보여주면 다들 한숨을 내쉰다.
“아~~어쩌지? 앞으로 20년 후면 없어질 직업이 약사라고 하던데? 과연 저 화면 하나면 고객이 본인에게 적절한 약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할까?”

황 약사 생각에는 저런 소프트웨어가 위의 그림처럼 두 단계가 아니고 좀 더 세심히 여러 요소를 선택하게 한다면 약의 측면에서는 상당히 효과가 있는 약을 고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간과한 한 가지 요소가 있다.
그것은 환자 측 요인이다.
약사가 응대하는 약국에서도 마찬가지로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증상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그 다음으로 불편한 증상이 무엇이지요?”
“언제부터 아팠는가요? 많이 피곤하셨어요?”


약을 먹는 고객의 나이가 얼마인지, 기저 질환은 없는지, 다른 약을 먹는 것은 없는지, 약을 먹고 나서 졸음의 부작용이 있어도 괜찮은지, 뇨저류의 문제는 없는지, 먹는 고객이 학생은 아닌지, 운전을 오래해야 하는지, 약을 먹고 알러지는 없었는지, 위장장애는 없는지, 술을 많이 먹지는 않는지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이런 질문들은 동네약국의 단골고객일수록 더 세심하게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질문을 많이 할수록 좀 더 정확히 고객의 현재 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고객이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도울 수 있다.

약의 약효와 부작용은 바이러스가 침입한 숙주의 상태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극단적인 사례를 들자면 스티브존슨증후군은 아주 소수에게 일어나는 드문 부작용이지만 당사자에게는 치명적인 부작용이다. 예상치 못한 약물 부작용이이서 더욱 문제가 되는데 바이러스 질환에 걸린 환자가 항생제나 소염진통제를 잘못 쓸 때에도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지난 호에 항히스타민제와 진해거담제를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할 환자군을 언급하였으므로 한 번 더 확인하도록 한다.

2) 코감기약
코감기약은 주로 항히스타민제와 비점막수축제로 이루어져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재채기, 코가려움증, 콧물에 효과가 크나 코막힘에는 효과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① 1세대 항히스타민제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이 빠르고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있지만 ethylamine 성분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지용성 성질 때문에 혈액-뇌관문을 통과한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중추신경효과로 나타나는 졸음 등의 부작용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의약품에 포함된 1세대 항히스타민제에는 클로르페니라민, 트리프롤리딘, 카르비녹사민이 있다. 이 중 클로르페니라민은 고초열, 두드러기, 소양성 피부질환(습진, 피부염, 피부소양증, 약진) 알레르기성 비염, 혈관 운동성 비염, 코감기에 의한 재채기, 콧물, 기침, 혈관운동성 부종, 곤충자상 등에 효과를 나타낸다.

그리고 시판되는 1세대 코감기약은 코막힘까지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비점막 수축제인 슈도에페드린이나 페닐에프린 등을 포함한 복합제로 이루어져 있다.

② 2세대 항히스타민제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수용성이면서 큰 분자량을 갖게끔 개발된 약물로 항콜린작용이 적어 졸음 부작용이 감소되고  약효지속시간이 12~24시간으로 길어진 특징이 있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로는  cetirizine, loratadine이 판매되고 있는데 약효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와 비슷하다. 코싹2)이 일반의약품이었을 때 그 효과에 대한 믿음이 상당했었고 실험 결과상으로도 클로르페니라민과 세티리진 간의 항히스타민 약효차이는 동일한 걸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분자량이 크다 보니 약효발현시간이 좀 늦다.

주로 약 복용 후 졸음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학생, 운전자, 직장인군과 알러지 비염환자들이 많이 선택한다. 만성 두드러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가려움 예방을 위해서도 사용가능하다.

그리고 1세대보다는 부작용이 적지만 알코올, 중추신경억제제와 병용시 졸음의 위험이 커진다. 2007년 Drug Fact And Comparisons에 따르면 세티리진이 압도적으로 졸음이 심하고 아젤라스틴, 펙소페나딘, 로라타딘 순서라고 한다.

③ 벨라돈나 총알칼로이드
항콜린성분이다. 히스타민에 의해 감각신경이 자극되면 뇌에서 부교감신경을 통해 콧물 분비를 항진하는데 이때의 신경전달물질이 아세틸콜린이다. 따라서 항콜린제를 통해 콧물 분비를 억제한다. 눈부심이나 동공확장으로 인한 운전시의 위험과 안압 상승으로 녹내장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④ 콧물감기약의 판매 시 주의사항
소아의 경우 24개월 미만은 항히스타민제를 판매할 수 없다.
콧물 감기약에 주로 포함된 클로르페니라민은 1일 24mg의 상한량을 지닌 약물이므로 다른 약과의 병용으로 이 상한량이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⑤ 코감기약으로 사용되는 한방약
a. 소청룡탕: 알러지성 비염에 따른 수양성 비루, 천식, 결막염 등에 사용되는데 갈근탕가천궁신이보다는 체력이 약한 경우에 적용한다. 마황이 포함되어 졸음이 오면 안 되는 경우에 사용 가능하다.
b. 갈근탕가천궁신이: 갈근탕에 코막힘을 뚫는 천궁과 신이가 포함되어 콧물,코막힘, 후비루 등에 사용할 수 있고 상체의 몸살이 동반된 경우에 더욱 잘 듣는다. 역시 마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졸음이 오면 안 되는 경우에 사용가능하다.
c. 형개연교탕: 축농증, 만성비염, 만성 편도염 등에 사용

⑥ 같이 병용 가능한 약제
면역을 높여주는 에키나신 제제를 병용할 수 있다.

⑦ 생활요법
감기약은 감기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보다는 감기의 증상을 완화하는 약이다. 그래서 감기가 걸리면 약을 먹어도 일주일 안 먹어도 일주일 이라는 얘기가 있는 것이다.

체력의 소모를 줄이고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면서 면역세포가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하면 훨씬 수월하게 감기를 넘길 수 있다.
감기 때의 적절한 생활관리를 고객들에게 잘 알려주자.

► 안정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 실내의 온도를 높이되 너무 건조하지 않도록 한다.
► 소화되기 쉬운 고영양의 음식과 많은 수분을 섭취한다.
►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한다.
► 카페인의 섭취를 줄이고 유자차나 모과차, 꿀차 등 따뜻한 음료를 많이 섭취한다.
► 너무 과한 운동을 하지 않도록 한다.
다음 시간에는 기침 감기약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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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반의약품 판매 상담 가이드 요네야마히로시 저 최이범 옮김, 조윤커뮤니션 p15
2) 세트리진+슈도에페드린 복합제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된 뒤 생산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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