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유통협회장으로 분회 활성화 이뤄, 반품 법제화 숙제
89년 보덕메디팜 설립, 불황에도 7% 성장...‘직원 복지’ 정평

이번호부터 기획특집으로 ‘유통이 미래다’가 연재됩니다. 일련번호제도 도입과 지속적인 저가 마진 등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 유통업계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약업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려는 목적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주

오는 7월 의약품일련번호제도 의무시행을 앞두고, 도매업계의 청원서가 이달 안에 정부에 전달될 예정이다. 서울시의약품유통협회 임맹호 회장(보덕메디팜 회장)은 “바코드 일원화와 어그리게이션(묶음번호) 표준화는커녕 시설에 대한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당장 7월부터 시행하지 않으면 범죄자가 되게 생겼다.”며 “이달 안으로 회원사들의 요구사항을 담은 청원서를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련번호제도, 유통 체계 왜곡 초래할 것
2017년 현재 의약품유통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고질적으로 제기됐던 불용재고의약품 반품과 다국적사의 저마진 정책에 의약품일련번호제도 시행까지 겹쳤기 때문. 여기에 제약사들의 의약품온라인몰 진출까지 활발해지고 있어 도매업계 입장에서는 시장 전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련번호제도와 관련해 임 회장은 ‘의약품 유통 체계의 왜곡’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심평원과 정보가 달랐을 때 의약품의 출고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데, 현실적으로 하루에 2~3배송을 하는 상황인데다 도도매업체까지 있기 때문에 의약품 유통 시스템 자체가 돌아갈 수 없다는 설명이다. 임 회장은 “결국 환자들의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줄 것”이라며 “폐기가 가장 좋은 선택지이며, 바코드 일원화와 어그리게이션 표준화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이 선행돼야만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밖에도 임 회장은 도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제약사들의 반품 거부와 온라인몰 진출, 외자사의 저마진 문제 등을 꼽았다. 특히 온라인몰과 관련해서는 장기적으로 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일반의약품의 가격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에서이다.

새로운 정부 출범 즉시 반품 법제화 시동
이렇듯 임 회장이 도매업계의 현안에 민감한 이유는 그가 지난 2015년부터 서울시의약품유통협회장으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임 회장은 다른 두 후보를 제치고 압도적인 표차로 회장에 당선됐다. 때문에 임 회장은 회무를 보는 2년 동안 무거운 책임감이 들었다고 말한다.

그가 가장 주력했던 사업은 분회 활성화이다. 회원사들끼리 거의 교류가 없었는데, 강북·강남·강서로 지역을 나눠 60개씩 회원사를 묶었더니 회의 때마다 참석률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임 회장은 “회원사들끼리 정보교류는 물론 약을 주고받는 일도 많아졌다.”며  “가장 큰 공약으로 내걸었던 ‘중소도매 활성화’도 약 공급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목적이었는데 분회가 활성화되니 자연스럽게 이 문제가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대부분의 공약을 이행했지만, 불용재고약 반품을 위한 법제화 작업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약사회도 이 문제에 공감하고 있고, 현재 협의체를 만들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즉시 청원서 전달은 물론 국회 입법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발전에 미력하지만 힘 보태고 싶어’
그가 이렇듯 회무에 올인 할 수 있는 비결은 보덕메디팜이 지난해 1500억 매출을 올리며 7%가량 성장하는 등 강소기업으로서 면모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덕메디팜은 업계에서 20위권 안에 드는 종합도매사이면서 도도매 역할도 하고 있다.

임 회장은 1975년 친형인 임완호 전 한국의약품도매협회장이 운영하는 풍전약품에 입사한 후, 1989년 보덕메디팜을 설립했다.

현재 약국부와 병원부를 포함해 88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일평균 온라인 3~4천건, 오프라인 450건 정도를 거래하고 있다. 1만 5천여가지 품목을 취급하며, 매출은 직거래사와 대형약국 30%, 약국과 병원이 30%, 온라인몰 30% 정도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성장도 성장이지만 무엇보다 직원 복지가 잘 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업사원을 자체적으로 길러 가족적인 분위기가 강하고, 권고사직 없이 한 번 입사하면 ‘보덕맨’으로 은퇴까지 책임지는 구조이기 때문.

임 회장은 “앞으로 큰 욕심 없이 직원들 복지에 주력하면서 현 상태를 유지하는데 중점을 둘 예정이며, 서울시의약품유통협회장으로서 회원사들의 소통을 독려하려고 한다.”며 “업계에서 그동안 혜택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우리 업계가 살아나고 발전하는데 미력하게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 지금까지 밥 먹고 살았으니 매듭도 잘 지어야 하지 않겠냐”고 웃음을 보였다.

<임맹호 회장 약력>
보덕메디팜(주) 대표이사 겸 회장
서울시의약품유통협회장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위과정 수료
군산고등학교 졸업
前 한국의약품유통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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