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감각으로 꼼꼼히 경영, 연륜 발휘 OTC 상담 어우러져
연중무휴 약국 어려움 이겨내며 돈독, ‘노인전문약국’ 추구

▲ 백재은 대표약사(좌)와 강춘남 약사

30대 초반의 약국장과 50대 중반의 근무약사가 한 팀을 이뤄 지역 어르신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약국이 있다.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 정문온누리약국의 백재은 대표 약사와 강춘남 약사가 그 주인공이다. 백 약사가 젊은 감각을 살려 경영 전반을 꼼꼼하게 관리하면,  강 약사가 연륜을 발휘해 일반의약품을 상담하는 식이다.

연중무휴 365일 약국을 운영하며 때로는 며느리처럼, 손주처럼 아픈 어르신들의 마음을 보듬는 그들은 “예전처럼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면서도, 약국 환경만큼은 깨끗하고 현대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친절함 탓에 처방전 들고 단골들 찾아와
정문온누리약국은 지하철 3호선과 6호선이 만나는 불광역 3번 출구를 나와 신호등을 건너면 만나볼 수 있다. 서울혁신파크 교차로에 위치해 있는데, 뒤쪽으로 주택가가 밀집해 있고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근처에 병의원은 2층에 있는 치과가 전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문온누리약국에는 하루 평균 200여명이 방문하고 있다. 매출 면에서도 처방과 매약 비율이 각각 절반씩을 차지한다.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정문온누리약국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친절한 상담이다. 노인 비율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지만, 특유의 친절함과 낙천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두 약사 때문에 정문온누리약국에는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의 방문이 잦다. 단순한 건강관리를 넘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강 약사는 “환자가 왔을 때 이야기를 잘 들어 드리고, 전문적인 관점에서 자세하게 설명해드린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실천하기 때문에 멀리서도 처방전을 들고 오시는 것 같다.”며 “약을 맡겨놓고 나중에 찾아가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은데, 약국 입장에서 재고 때문에 부담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없는 약까지 주문해서 다 챙겨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다양한 상품 구색과 시원시원한 레이아웃, 깨끗한 매장 환경도 환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요소이다. 특히 매장 가운데 시원하게 자리한 셀프 매대와 업소용 냉장고 3개를 붙여놓은 ‘드링크존’등은 흡사 헬스&뷰티스토어 ‘올리브영’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별히 개인적으로 신경 쓰는 것 없이 약국체인의 도움으로 매장을 관리하고 있다는 백 약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 청소만큼은 확실하게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약국 식구들 사이 좋아 환자에게도 친절
정문온누리약국의 또 다른 특징은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덕성여대 졸업 후 정문온누리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하던 백 약사는 3년 전 약국을 인수하면서 기존의 연중무휴 방식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명절이나 일요일에 약국을 열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지역주민들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중간에 그만두고 싶을 만큼 힘든 일도 많았다. 평일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근무해야 했기 때문에 약사 2명만으로는 버거웠고, 주말 근무 약사들도 자주 바뀌었다. 여기에 백 약사의 결혼과 출산, 육아가 겹치면서 후배들에게 ‘결혼 전에 개국을 서두르지 마라’고 충고 할 만큼 힘든 시간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런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꿀 케미’가 가능할 수 있었다. 약국 운영뿐 아니라 여자로서 개인적인 고민도 나눠가며 둘의 사이가 더욱 돈독해진 것이다. 강 약사는 “백 약사는 워낙 낙천적인 성격인데다 배려심도 깊어서 근무하는 약사로서 굉장히 고마움을 느낄 때가 많다.”며 “대기석까지 나가 어르신들에게 복약지도를 할 수 있는 것도 약국식구들끼리 사이가 좋아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식처럼 손녀처럼 편안한 약사 되고파
백 약사는 장기적으로 ‘노인전문약국’을 그려보고 있다. 은평구에 노인 비율이 높기도 하지만, 몸이 아픈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백 약사는 “무엇보다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약국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어르신들이 언제든지 올 수 있고, 또 자식처럼 손녀처럼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가족 같은 약사로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