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구분 없이 손닿는 곳에 책 구비, 시간 날 때마다 읽어
책 선물로 독서 중요성 알려…“직업 소신, 책에서 찾을 수 있어”

국내 유일 진료비 심사 전문기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승택, 이하 심평원) 심사관리실 김충의 실장은 책 속에서 ‘책임’과 ‘청렴’이라는 공직자의 기본 소양을 찾는다. 교내 문고 관리, 문예부 활동 등 학창시절부터 책과 연이 깊었던 그는 꾸준한 독서를 통해 ‘왜 독서를 해야하는가’라는 답을 찾았다. 1986년 12월 입사 이후 32년간 오로지 건강보험제도 운영사업에 종사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 김충의 실장

김충의 실장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업을 가진 보건의료계에서 가장 필요한 준칙은 책임과 정직, 청렴이다. 이러한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힘과 계기를 책에서 접할 수 있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손닿는 곳에 책 비치해 놓고 틈틈이 읽어
김충의 실장의 ‘독서’와의 연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됐다. 김충의 실장은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 책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며 “시골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대출해주고 회수하는 문고 관리 업무를 하면서, 학교에 소장된 모든 책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특별활동 시간을 ‘문예부’활동으로 보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의 독서 열정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김 실장이 일하는 사무실의 책장에는 200여권의 책이 구비되어 있다. 김 실장은 업무 시작 시간인 9시보다 매일 30~40분 일찍 나와 책을 읽고, 오후 근무 중에도 쉬는 시간마다 틈틈이 독서를 한다. 집에서는 정해진 시간 없이 책을 읽는다. 전철로 왕복 70분이 걸리는 출퇴근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미리 사진을 찍어 둔 글귀나 사자성어를 읽는다. 이렇게 읽은 책은 연간 20~30권 정도이다.

김 실장은 “보통은 책을 한 권 다 읽고, 다음 책을 골라 읽는다. 하지만 나는 사무실과 집 등에서 손닿는 곳에 3권 내지 5권정도 비치해 두고, 지루할 때마다 번갈아 읽는다.”고 설명했다. 또 “지하철에서 책을 읽기란 쉽지 않아서 휴대폰으로 사진 찍어 둔 짧은 한시(漢詩)나 사자성어를 읽는다. 가만히 다른 생각을 하는 것보다 유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책으로 소양·덕목 함양, 마음 안정에도 도움”
김충의 실장의 사무실에 구비되어 있는 도서 장르를 살펴보면, 한문을 공부하기 위한 명심보감, 사서삼경 중 일부 외에 수필과 기행문, 시, 그리고 자기개발서가 가장 많이 비치되어 있다. 그는 “수필에는 일상의 잔잔한 감성, 행복, 나에게도 일어났을 소소한 기억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기행문은 작가와 함께 내가 가보지 못한 여행지의 느낌을 앉은 자리에서 할 수 있고, 일상에서 탈출하고픈 생각을 카타르시스처럼 걸러내서 차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곳에 대한 동경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김 실장은 “음악 애호가, 그림 애호가가 음악과 그림 감상을 하며 정신적 즐거움을 얻듯, 함축된 시에서 넓고 광활한 생각을 읽고 마음과 정신에 울림을 주는 파장을 느낄 수 있어서”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개발서의 경우 사회인으로서, 직장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과 덕목들을 함양하기 위해 읽고 있다.”고 밝혔다.

독서 통해 얻은 깨달음 공유 위해 ‘책’ 선물
김 실장이 독서를 통해 얻은 깨달음, 즐거움은 주변 지인에게도 전해진다. 김 실장은 평소 20여권의 책을 별도로 구비해 지인, 직원들에게 선물한다. 가벼운 담소를 가질 때는 독서를 하며 느꼈던 부분을 공유하며 책을 추천한다.

그는 “직원들이나 지인에게 직접적으로 책을 읽으라고 말하진 않는다.”며 “소그룹으로 모여 차를 마시거나 점심을 먹을 때 책을 읽으며 느꼈던 생각들을 이야기하고, 생각을 함께 공유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평소 읽었던 책 중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한 권씩 나눠 준다.”고 설명했다.

책을 선물하게 된 배경에 대해 김 실장은 “책은 읽고 싶은 마음이 일어야 읽는 것이다. ‘독서는 유익하니 많이 읽어야 한다’고 해서 읽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연스럽게 책을 선물하면 누군가에게 읽힐 수 있다고 생각해서 선물한다.”고 밝혔다.

또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살아가면서 필요한 중요한 구절이 책 속에 있을 수 있고, 그것을 통해 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 김충의 실장은 틈틈이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사무실 곳곳에 책을 비치해 두었다. (좌)김 실장 사무실 내 책장, (우)책상 위에 쌓여진 책들

“독서, 공직자·보건의료계 전문가의 가치 실현 도와”
“심신의 안정, 다양한 사고방식, 그리고 공직자로서의 소신을 지킬 수 있는 동력을 책에서 찾을 수 있다.”

김충의 실장은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고, 말씀으로 산다’는 말에서 ‘말씀’을 ‘인간의 건전하고 숭고한 사고’로 바꾼다면 독서의 중요성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곽말약의 초승달, 황진이의 반달이라는 시를 읽어 보면, 같은 달인데도 낫과 빗으로 바라본다. 여기서 사고의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며 “유종원의 강설, 김삿갓의 상경이라는 시는 읽기만 해도 심신이 상쾌해지는 느낌이 있다. 현대인에게 필요한 ‘느림의 미학’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독서를 통해 그의 소신을 다잡기도 한다. 

김 실장은 “공직자로서 ‘책임과 청렴’은 업무수행과 생활에 있어 지켜야 될 준칙, 구현해야할 가치라고 생각한다.”라며 “‘혼자 있을 때도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뜻의 ‘신독(愼獨)’이라는 글귀는 한 시도 잊지 않는다.”고 전했다. 

▲ 김 실장은 출·퇴근길에 읽을 수 있도록 짧은 한시(漢詩)나 한문, 사자성어를 사진으로 찍어둔다.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에서 읽기 불편하지 않게 스마트폰을 활용한다.

그는 “책을 통해 맹자가 ‘내가 속으로 생각하여 부끄러우면 남루한 옷을 입은 걸인 앞에서도 수치스럽고, 내가 떳떳하면 백만 명의 군중 앞에서도 두려움이 없다’고 말한 것과 이순신 장군이 공직에 있는 동안 사사로이 정승인 율곡 이이를 만날 수 없다고 한 일화를 알게 됐다.”라며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가치를 책에서 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공직자로서만 사회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청렴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싶다. 정년퇴임 이후에는 책을 통해 공부했던 한문을 가르치고 싶다.”고 밝히며 “책임, 청렴, 정직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보건의료계 전문가도 함께 실현해야 되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힘과 계기를 책에서 함께 찾길 바란다.”고 독서를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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